brunch

매거진 퇴사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매 Sep 29. 2023

Can I give you a hand?

런던의 한 마디



퇴사 후 한 달 유럽 여행의 첫 번째 도시는 런던이다.


첫날 런던에서 봤던 달은 꿈에 나오는 달처럼 크고 밝았다.



퇴사하고 한 달 여행을 온 것도,

여기가 런던이라는 사실도 비현실적이었다.

나는 아주 가끔 현실에서도 '이게 꿈인가' 하는 순간이 있는데 런던의 첫 날밤이 그랬다.


다음 날 화창한 런던의 하늘을 보고 나서야 실감했다.


여기 런던이구나!


지나가는 버스마저도 너무나 런던스러웠다.



사람들은 옷을 정갈하게 잘 차려입고 다녔다.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나이 든 할머니, 할아버지도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었다.

모두가 유행하는 옷을 비슷하게 입었다는 느낌 없이 '이게 패션의 클래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첫 번째 도시 런던은 도시도 사람들도 깔끔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신사의 나라답게, 여행객인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었다.


Can I give you a hand? (도와드릴까요?)


지하철 역에서 티켓을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을 때였다.

해리포터에서 듣던 억양으로 말을 걸어왔다.


Can I help you 도 아니고

Can I give you a hand 라니. 손을 준다니. 별게 다 멋있게 느껴졌다. (억양 때문이었을까...)


결국 그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티켓을 사서 이동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난 지하철에서는 앞만 보고 이동한다.

그때의 목표는 오직 탑승 혹은 환승. 분 단위로 앞만 보고 질주한다!


그때 생각했다.

한국을 돌아가면 나도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이나 여행객에게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여유를 가질 것.

때로는 주변을 돌아볼 것.

두 손 가득 채우지만 말고, 한 손은 내밀기 위해 남겨둘 것.


공원에서 본 동물들. 왜 너희마저도 영화에 나오는 애들 같은 거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