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없었으면 됐어 괜찮아

by 고니크

요며칠, 과거에서부터 나를 상처줬던 사람들이 순서대로 꿈에 나와서 나와 눈물의 해후를 하고있다.


그때 나한테 왜 그랬니? 그래서 그랬구나! 그래... 이제 이해가 간다...


나를 상처 줬던 건 그 애의 고의가 절대 아니었으며, 상대에게도 나때문에 상처 받은 부분이 있고, 우리는 서로에게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는 걸 깨닫는다.


꿈에 누가 나오든 그 꿈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채로 웃으면서 끝이난다.


...


집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겠다는 평화의 계획을 세웠던 어제는 한 다섯 가지 주제의 주먹들이 나를 후드려팼고 나는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 위해 가드를 올리고 쭈구려 앉아 있었다. 얻어터지면서 결론을 내렸다.


다짐하지 말자. 나를 괴롭게 하는 모든 일들에, 사람에 대해서 그 어떠한 다짐도 하지 말자. 내가 지금 뭔갈 마음 먹는다면 분명히 천사보단 악마의 손을 드는 선택일 것이다. 원래 괴로울 때 하는 선택이란 다 그런 거니까.

그리고 난 사실 알고 있다. 내가 지금 무슨 다짐을 하든지 어차피 결국엔 나는 나대로 살게 되어있다는 것을.

나는 바뀌지 않는다. 나는 나에게 상처 줬던 사람을 용서하고 싶어서 매일 꿈을 꾸는 사람이다. 용서할 수가 없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나도 미안해. 나도 나빴을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 어쩔 수 없다. 그게 나다.그러니까 더는 난 앞으로 어떻게 할 거라는 둥의 쓸모없는 결심을 하며 에너지 낭비를 하지 말아야지.


참 이상하다. 이 세상엔 나쁜 사람들이 참 많다. 나이를 먹으며 그걸 머리로 몸으로 다 알게 됐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정답은 사랑이라는 생각에서 왜인지 벗어날 수가 없다.


날 상처줬던 사람들, 내가 그들을 덜 사랑했기 때문에 상처 받은 거야. 사랑은 배신하지 않아. 내가 더 사랑해야지. 노력해야지.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난 뭐 어쩔 수 없이 이런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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