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복도는 전쟁터, 화장실은 흡연실
나.... 잘못 온 거 맞는 것 같아....
입학 첫날, 반이 배정되었다.
작은 고등학교에는 휘황찬란한 아이들이 줄지어
운동장에 서있었다. 그 가운데 무채색의 어울리지 못하고 있는 나.
다시 한번 보아도 작디작은 고등학교가 심란했다.
평범한 고등학교의 반정도 될까?
큰 교회라고 하면 믿을 만한 곳.
속으로는 잘못 왔다며 되뇌며 짜증과 후회가 밀려왔다.
가뜩이나 내성적인 나에게 이곳은 더 힘든 곳이었다.
이유 없이 어깨빵을 하고 지나가고,
짙은 스모키를 한 여자애가 쓸데없이 위아래로 나를 훑어보았다.
힘들게 말아놓은 구르프와 옥죄어져 있는 교복은 내 심정처럼
미어터지는듯했다.
조용히 앉아 책상만 바라보았다.
점점 예민해지는 후각과 청각이 증폭이 되었다.
구릿한 군둥내 담배향이 묵직하게 날아와 코로 들어오고
날카롭고 뭉툭한 욕설은 내 귀를 마구 쳐댔다.
"아 ㅆX 개XXXXX 병XㅆXXX 막이래"
"뭐래 씨XXXX ㅈXXX 빙XXXX이"
무의미한 단어,
아무 의미 없는 욕,
날카롭고 뭉툭한 말들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괴로웠다.
수업을 시작해도 아이들은 집중을 하지 못했다.
눈과 손이 모두 다 책상밑으로 들어가
손이 바쁘게 움직이기만 했다.
자기들끼리 히죽거리고 세상에 불만이 많은지
말끝마다 쌍욕을 붙여댔다.
선생님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신지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으셨다.
투명인간처럼 수업을 진행하셨다.
몇몇아이들만 정상적인 수업에 참여했다.
정신없고 혼란한 수업이 끝나고,
화장실로 향했다.
칸칸마다 다 사람이 들어가 있었다.
그 안에는 뿌연 안개가 자욱했다.
눈이 찡그려질 정도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다.
굴뚝에 피어오르듯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연기는 천천히,
그리고 무섭도록 꾸준히
화장실 전체를 집어삼켰다.
숨을 참고 있어도
어느새 코끝에, 눈가에,
패딩 안쪽까지 스며들었다.
나는
내가 삼켜지는 것만 같았다.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