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비소리 제주로드 2화

드디어 제주도다!!!

by 곰돌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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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향하는 배편만 잡고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배편을 잡지 않은 건

원 없이 제주도를 여행하고 돌아오겠다는 계획과 함께

한없이 흔들렸던 마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려는 의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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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를 경유해 제주도를 향하는 4시간 동안 잠을 자겠다던 알량한 계획은

말똥말똥한 눈에 낯선 곳이 주는 이질감으로 인해 어긋나버렸다.

역시 내 맘대로 될 리가 없지.....


추자도에 도착한다는 방송을 듣고는 추자도 경치라도 보자는 마음에

방에서 뛰쳐나와 밖으로 나왔다.

솔직히 항구에 배를 어떻게 정박하는가에 대해 궁금했던 것도 컸다.


직접 보니 고압 에어건으로 정박하는데 필요한 밧줄을 육지로 쏴 보내고

배가 완전히 항구에 포박하게 되면 그때 자동차 출입 게이트를 열게 되는데

기계쟁이로서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대학생 시절 역학 문제를 푸는 과제를 작성하며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보았던 공학적인 현장들을 직접 두 눈으로 본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고

여기에 얹어지는 비비드 한 추자도의 풍경에 나도 모르게 취해버렸던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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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제주도까지 오는 4시간 동안 파도 혹은 강풍에 대한 이슈가 다행히 없었다.

이쯤 되면 지치고 늘어질 기색을 보여도 이상할 것이 없을 텐데

묘하게 힘이 넘치는 모습에 제주도에 발을 디디는 첫 순간을 기대하며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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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제일 먼저 실은 내 차는 제주도에선 마지막 순번을 받았다.

화물로 이동하는 컨테이너부터 대형 트럭까지 전부 배를 빠져나온 뒤에

드디어 내 순서가 되었고 역사적인 순간을 남기기 위해

조수석에 앉은 동생에게 영상을 남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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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주도에 도착을 했다!!!

첫 목적지를 향해 출발~! 해야 하는데

내비게이션이 제주도에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현 위치를 바다 한가운데로 보여주는 바람에

결국 휴대폰 네비를 급하게 켜서 경로를 확인했어야 했고

그 사이에 이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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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본태박물관이었다.

지난여름 뮤지엄 산을 통해 안도 타다오와 제임스 터렐을 알게 되고서

그 둘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과

점심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메리트에 1번으로 이곳을 고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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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엔간한 전시를 전부 섭렵하고 보면서

콧방귀를 뀔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본태박물관에서 제임스 터렐의 작품과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보자마자

갑자기 겸손을 찾기 시작했다.

제주도만 와도 우물 안 개구리로 좌천되는데 무슨 콧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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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을 자극하는 작품들과 기묘한 구조의 건물 그리고 언밸런스들의 조합에서 오는

조화로움과 황홀함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망설이고 헤매게 되는데

이곳을 첫 번째 경유지로 정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CGV 일산에서부터 제대로 눈 못 붙이고 잔뜩 들뜬 채로 24시간 넘게 지속된 마음이

그제야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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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방끗! 하고 뜬 건 아니었고 그렇다고 희끄무레 죽죽 한 날씨도 아닌

애매모호한 날씨에서 만난 안도 타다오의 모더니즘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아! 맞다!!!

식사를 예약해 놓은 것까지 굳이 까먹어버리면......

마침 예약 시간에 맞게 전시 관람을 마치고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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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서 여기에 올 때까지 제대로 된 끼니를 때우지 못해서

점심으로 나온 메뉴가 유독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창가에 보이는 풍경도 근사하기 그지없었는데

내가 시킨 오징어 카레라이스에 묘한 불편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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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이 좁고 긴 모양이라 먹는 족족 간질 나더라......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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