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고봉으로 가는 여행이라.....
본태박물관에서 제주도 모드로 변환하는 시간을 가지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물론 숟가락과 사투를 하느라 애먹은 건 있었지만 그래도 낯선 경험에 기분은 확실히 전환된 듯했다.
이곳을 고른 건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를 감명 깊게 본 기억에서부터였다.
마침 제주도에 이타미 준의 손길이 닿은 건물들이 있었기에
수풍석박물관을 가봐야겠다 했는데 하 코로나.......
역병이 도와주질 않는다.
폐쇄를 하니 마니 계속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휴관을 결정하는 바람에
근처에 자리 잡은 방주교회를 보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는데
외관만 봐도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네!!!
게다가 흐린 날씨는 천장을 보는데 이토록 적합할 수가 없었다.
아! 잠깐만!!!
낮 12시에 도착해 선적한 자동차를 꺼내고 본태박물관과 방주교회를 구경하고 나니
어느덧 3시가 넘어있었다.
한 군데 더 가야 하는데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수가 없었다.
정신 차리고 남은 목적지로 가야 했다!
2018년 추석 전국일주 당시에 뜬금없이 테디베어에 사로잡혀
전국에 있는 테디베어 뮤지엄을 전부 관람하는 사태가 있었는데
그때 열린 결말로 남겨뒀던 이곳 테디베어뮤지엄 제주를 드디어 오게 되었다.
그간 여수를 시작으로 군산-경주-설악까지 내륙에 있는 곳들을 보고는
시초점인 제주에 갈 생각을 계속해서 했었는데 역시 오리지널은 오리지널이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뭔가 다르다는 걸 피부로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전 세계의 현장에 있는 테디베어 디오라마를 보면서
이토록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리모델링이 들어가기 직전에 이곳을 온 덕분에
무료로 관람하는 행운도 함께 할 수 있었는데
제주도에 온 첫날 이곳에 오게 된 결의를 다지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했다.
테디베어뮤지엄 제주까지 관람하고서 드디어 첫날 일정을 마칠 수 있었지만
저녁 식사라는 생존적인(?) 질문에 도달했다.
서울과 다르게 제주도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부분이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급하게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지도 어플에서 근처 식당들을 검색하던 중
제주도 향토음식점 한 곳을 찾았고
부리나케 운전대를 잡고 향하게 되었다.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곳에서 밥을 먹은 경험은 굉장히 독특했다.
아마 이곳을 오지 않았다면 제주도에서의 일주일은 굉장히 밋밋했을 텐데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몸국에서 본질을 조금 맛본 듯했다.
따뜻한 한 끼와 함께 제주도에서의 하루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거의 밤 아홉 시에 가까워졌고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게 시간이 흘러가서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 속에 있었지만
2일 차에 이어질 일정을 위해 전원을 끄듯이 곯아떨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