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진짜 이유] 어떻게 해야
박정희를 벗어날까?

애쓰면 망한다

by 글쓰는공여사

"저는 오바마요 ㅋㅋ"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요..ㅋ"

"저는 김영삼 나왔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잠시 중단된 독서모임 단톡방에 회원 한 명이 '대통령 테스트'를 올렸다. 나와 비슷한 성향의 지도자는 누구인지 알아보는 테스트다. 신기하게도 참여한 회원 7명 모두 다른 유형이 나왔다. 그런 다양성이 4년 차 독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https://app.m-nitpick.com/v1/web/event/11/public


난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마음이 쪼였다. 아무리 못 나와도 대통령, 총리인데 왜 마음이 쪼였냐고? 혹시 박정희 나올까 봐. 그렇지 않아도 살아온 인생이 평생 새마을운동 중인데, 성향마저 박정희 나오면 좌절이다. 그런데 역시 박정희가 나왔다. 회원들은 박정희 성격을 읽어보더니, 안 해도 될 한 마디씩을 거들고 나선다.

"맞는 것 같아요."

"정말 맞는 것 같은데요..."


불안하다. 그 이유는?

불안하다. 평생 새마을운동만 하고 살까 봐. 진짜 이유는?

불안하다. 평생 새마을운동만 하고 살까 봐. 느긋하고 편안한 삶 누려보긴 글렀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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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온 인생 키워드, 하지만 지금은 간절히 버리고 싶은 키워드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형용사와 부사: #반드시 #철저히 #절대 #참을 수 없어 #끊임없이

명사: #땀 #자기애 #자기 계발 #계획 #추진력 #불도저 #노력


인생 키워드 이렇게 바꾸고 싶다.

1. #애쓰지 마 #버티지 마 #고생하지 마

조금만 더 애쓰고, 조금만 더 버티고 고생하면 해피엔딩인 줄 알았다. 왜 그래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전에, 이미 그런 분위기, 환경에서 자랐다.


애쓰다: 마음과 힘을 다해 무엇을 이루려고 힘쓰다.


'애'는 간이나 쓸개를 뜻한다. '무엇'을 이루려고 간이나 쓸개까지 동원해서, 안 되는 걸 되게 하려 한다는 의미다. 젖 먹던 힘까지 긁어모아 힘을 쓰니 소진, 탈진하고 회복 안된다. 그러니 애쓰는 동안 즐겁고 재미나고 행복하긴 힘들다.


애쓴다는 건 내 뜻대로 이루려고 강박적으로 세상을 내 틀에 욱여넣는다는 것이다. 아직은 내가 그 일을 해결할 레벨도 짬밥도 아닌데, 내가 바라는 대로 맞추려고 힘을 쏟는 게 애쓴다는 의미다. 앞으론 박정희 하지 말아야겠다. 애를 써야 할 진짜 절체절명의 순간, 예를 들면 지구 멸망을 내가 애써서 막을 수 있다던가 하는 뭐, 그런 순간을 위해 애씀은 남겨둬야지.

kari-shea-eMzblc6JmXM-unsplash.jpg 좀 느긋하게 살아보라니까. 너무 쥐 잡는 거 열심히 하지 말고.

2. #형편 되는 만큼

내가 이루고자 하는 '무엇'에 집착과 강박이 시작되면 지금 실제로 일어나는 순간을 놓친다.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순간을 온전히 경험하기 어렵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상'에 집착하며 전체 흐름을 놓친다. 어린이날 지나치게 어린이 기쁘게 하려고도 말고, 어버이날 지나치게 부모 기쁘게 하려고도 말자. 무리하지 말고 내 형편 되는대로, 되는 만큼만 자식 노릇, 부모 노릇, 배우자 노릇하면 된다. 정 형편 안되면 안 해도 된다. 그게 형편 되는대로 하는 거다.


'무언가에 부담을 갖는 것도 집착이다.'-법륜스님


3. #좋은 건 5분만 해도 좋아

완벽한 세상을 꿈꾸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게으름'과 '여유'를 그 이미지 속에 넣는다. 해변에서 마가리타를 마시고 돈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하는. 하지만 이런 게으름이나 여유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 유전자는 향상과 성취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테리 버넘, 제이 펠럼 <다윈이 자기 계발서를 쓴다면>


인간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끊임없이 DNA를 향상시키며 자기 계발을 해야 할 운명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워워워워워~~~~~~' 내 안에 미쳐 날뛰는 소를 진정시키자. 내 소중한 인생, 사는 내내 '노오력'만 하고 애쓰며 살고 싶진 않다.


좋은 건 5분만 해도 안다. 5시간, 5달, 5년, 50년 버터야 좋은 걸 안다면 그건 좋은 게 아니다. 집 앞에 핀 라일락은 향기를 맡자마자 좋고, 만보 걷기 첫 5분은 시작하자마자 걷길 잘했다 싶다. 5분만 해도 좋은 그걸 계속해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인생 아닐까? 힘들어도 좋은 날 올 거라 믿고 50년 버티지 말고 말이다.

happykid.jpg 좋은 건 금방 안다

"요즘 글이 잘 안 써지네. 머릿속만 복잡하고. "

남편에게 글 안 써진다 넋두릴 했더니, 이런 답을 내놓는다.


"너무 잘 쓰려고 해서 그래. 개발새발로 써."


브런치 작가에게 조언이랍시고 하는 말이 개발새발로 글을 쓰라니. 엉뚱하지만 허를 찌른 답변이다. 박정희랑 새마을운동 그만하고 마구 쓰란 얘기다. 잘하려니 최선을 다하려니 부담만 되고 발동이 안 걸린다. 개발이든 새발이든 오리발이든 '맛춤뻡도 철짜뻡도' 다 틀려도 막 달려보자. 그러려면 개발이든 새발이든 있어야 하는데... 새발은 구하기 힘드니 일단 개발로~~. 우리집 댕댕이 까뭉이에게 정중하게 일단 의견을 물어본다.


"까뭉아! 엄마 글 써야 하니까 네 개발 좀 빌려주라!"


'저 엄마가 오늘 또 뭔 헛소리를 하냐?' 까뭉인 의심의 눈빛을 쏘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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