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면 망한다
내가 살아온 인생 키워드, 하지만 지금은 간절히 버리고 싶은 키워드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형용사와 부사: #반드시 #철저히 #절대 #참을 수 없어 #끊임없이
명사: #땀 #자기애 #자기 계발 #계획 #추진력 #불도저 #노력
인생 키워드 이렇게 바꾸고 싶다.
1. #애쓰지 마 #버티지 마 #고생하지 마
조금만 더 애쓰고, 조금만 더 버티고 고생하면 해피엔딩인 줄 알았다. 왜 그래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전에, 이미 그런 분위기, 환경에서 자랐다.
애쓰다: 마음과 힘을 다해 무엇을 이루려고 힘쓰다.
'애'는 간이나 쓸개를 뜻한다. '무엇'을 이루려고 간이나 쓸개까지 동원해서, 안 되는 걸 되게 하려 한다는 의미다. 젖 먹던 힘까지 긁어모아 힘을 쓰니 소진, 탈진하고 회복 안된다. 그러니 애쓰는 동안 즐겁고 재미나고 행복하긴 힘들다.
애쓴다는 건 내 뜻대로 이루려고 강박적으로 세상을 내 틀에 욱여넣는다는 것이다. 아직은 내가 그 일을 해결할 레벨도 짬밥도 아닌데, 내가 바라는 대로 맞추려고 힘을 쏟는 게 애쓴다는 의미다. 앞으론 박정희 하지 말아야겠다. 애를 써야 할 진짜 절체절명의 순간, 예를 들면 지구 멸망을 내가 애써서 막을 수 있다던가 하는 뭐, 그런 순간을 위해 애씀은 남겨둬야지.
2. #형편 되는 만큼
내가 이루고자 하는 '무엇'에 집착과 강박이 시작되면 지금 실제로 일어나는 순간을 놓친다.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순간을 온전히 경험하기 어렵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상'에 집착하며 전체 흐름을 놓친다. 어린이날 지나치게 어린이 기쁘게 하려고도 말고, 어버이날 지나치게 부모 기쁘게 하려고도 말자. 무리하지 말고 내 형편 되는대로, 되는 만큼만 자식 노릇, 부모 노릇, 배우자 노릇하면 된다. 정 형편 안되면 안 해도 된다. 그게 형편 되는대로 하는 거다.
'무언가에 부담을 갖는 것도 집착이다.'-법륜스님
3. #좋은 건 5분만 해도 좋아
완벽한 세상을 꿈꾸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게으름'과 '여유'를 그 이미지 속에 넣는다. 해변에서 마가리타를 마시고 돈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하는. 하지만 이런 게으름이나 여유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 유전자는 향상과 성취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테리 버넘, 제이 펠럼 <다윈이 자기 계발서를 쓴다면>
인간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끊임없이 DNA를 향상시키며 자기 계발을 해야 할 운명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워워워워워~~~~~~' 내 안에 미쳐 날뛰는 소를 진정시키자. 내 소중한 인생, 사는 내내 '노오력'만 하고 애쓰며 살고 싶진 않다.
좋은 건 5분만 해도 안다. 5시간, 5달, 5년, 50년 버터야 좋은 걸 안다면 그건 좋은 게 아니다. 집 앞에 핀 라일락은 향기를 맡자마자 좋고, 만보 걷기 첫 5분은 시작하자마자 걷길 잘했다 싶다. 5분만 해도 좋은 그걸 계속해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인생 아닐까? 힘들어도 좋은 날 올 거라 믿고 50년 버티지 말고 말이다.
'저 엄마가 오늘 또 뭔 헛소리를 하냐?' 까뭉인 의심의 눈빛을 쏘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