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4분, 스쿼트 100개는 할 수 있잖아

[매일 하면 힘이 되는 작은 습관들] 하루 4분, 스쿼트 100개만 매일

by 글쓰는공여사


"엄마! 갖다 팔아! 3만 원 받으면 되겠네."

주인의 애정을 받지도 못하고 덩그러니 구석에 너부러져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용 바벨을 보고 딸내미가 말한다.

"그래야 하나?"

지인이 처분한다며 나에게 넘긴 바벨을 차에 싣고 왔다. 첫날 얼마나 무겁나 한 번 들어보고 현관에 그대로 두었다. 운동하겠다 들고 와서 구석에 처박아두니 '눈에 가시'다.


기어코 읽고야 말겠다 다짐하고 사다 놓은 700페이지 벽돌 책과, 올해는 기필코 정복하겠다 결심하고 다운받은 1년 유료 영어파일을 쳐다보는 심정으로 바벨을 본다.

퇴출될 위기에 놓인 우리 집 바벨이다

난 운동치다. 운동은 다 젬뱅이다. 공부 잘하는 범생이들이 운동치인 경우가 많다는데, 운동치가 용서될 만큼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화성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임무를 부여받게 될 새 우주비행사 11명에 한국계 의사 출신 조니 김 씨가 포함됐다. 그는 하버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해군 특전단에 입대해 특전훈련을 소화했고 1,6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었다.


인간이 이렇게 다르다. 뛰어난 지능과 체력으로 우주를 탐사하겠다 의지에 불타는 인간도 있고, 데리고 온 바벨을 어쩌지 못해 심난해하는 나 같은 인간도 있다.


뼈가 숭숭 비어있는 골다골증이라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금방 톡 하고 부러질 간들간들한 팔목과 발목이 젤 걱정이다. 부러지면 눕게 되고, 누우면 그나마 뼈다귀에 조금 붙어있는 근육마저 다 소실될까 걱정이다.


'근력을 키운다.'는 목표는 거창하고, 마음이 가지 않으니 시간도 내지 않는다. 매일 해야 할 리스트에 근력운동을 적어 넣고, 오늘도 안 했구나 하루 끝에 자책만 는다. 유튜브 "땅끄 부부'의 최고의 전신 근력운동을 따라 한다고 카펫에서 비비작 거리기도 하고, '요가 소년'을 틀어놓고 몸을 비틀어보기도 한다. 분홍색 덤벨 사서 들었다 놨다 몇 번 해보기도 하고, 이제 들지도 못하는 바벨을 집에 들여다 놓고, 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못하고 마음만 불편하다.


그러다 근육 불룩불룩한 30대 초반의 지인이 이런 내가 안타까웠던지 지나가는 말로 조언을 해준다.

"스쿼트만 제대로 해도 운동돼요."

스쿼트? SQUAT? 쪼그려 앉기?

아! 일단 기구도 필요 없고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다니 좋다. 해보자.


책부터 찾아본다. 이게 문제다. 수영 배우려면 물에 먼저 뛰어들어야 하는데, 수영 교본 보고 공부를 먼저 한다. '죽기 전까지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하라.'라는 책을 꼼꼼히 읽는다. 시작 전 준비운동이 길어지니, 정작 해야 할 운동까지 가지도 못한다. 그냥 거지 같이 시작하고, 조금씩 배우면서 바꾸면 되는데, 시작이 안된다. 그런 내가 요즘 매일 스쿼트 100개를 두 달째 계속하고 있다.


1. 일어나자마자 바로 한다.

'변화의 시작 5AM 클럽' 책에서는 운동 20분, 명상이나 일기 쓰기 20분, 지식 습득 20분, 이렇게 20/20/20을 주장하지만, 달달한 아침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새벽 5시에 일어나기도, 20분 헐떡이며 운동하기도 힘들다. 그래도 스쿼트 4분은 할 수 있지 않을까?


2. 똑같은 영상을 보고 따라 한다.

"모든 변화가 처음에는 힘들고, 중간에는 혼란스러우며, 마지막에는 아름답다."

-로빈 S. 샤르마 <변화의 시작 5AM 클럽>


혼자 해보면 100개 절대 못한다. 나같이 운동 극도로 싫어하는 종자들은 70개쯤 숨을 헐떡거릴 때, 내 속에 사는 못된 늑대가 속삭인다. '아~ 그만 해. 그만큼 했으면 됐어. 70개가 어디야.' 그래서 혼자는 100개 못한다.


다행히 스쿼트 100개 딱 맞춤 유튜브 영상을 찾았다. 일단 설명 없이 바로 진입하고, 20, 50, 70번에서 숨을 고른다. 딱 4분 걸린다. 난 주로 그분의 주황색 엉덩이만 본다. 일어나자마자 유튜브를 틀고 그냥 바로 시작한다. 100개에 숨이 할딱거리고 심장이 마구 뛴다. 4 분하고도 운동을 어마하게 한 기분을 느끼고 뿌듯해진다. 나에겐 딱이다.

난 이 영상으로 스쿼트 한다

3. 매일 한다.

밖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젯밤 과음했던 과식했던, 감기 기운이 있어도 없어도 그냥 매일 한다. JUST DO IT! 언제 들어도 멋진 말이다.


4. 욕심부리지 않는다. 100개만 한다.

내가 스쿼트 100개 매일 한다고 지인에게 자랑했더니,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지, 800개 하는 동료 얘기를 꺼낸다. 나의 자랑은 '100개'가 아니고, '매일'인데…. 참고로 그분은 119 소방대원이다. 난 그냥 쭈욱 100개로 간다. 나중에 힘들어 죽을 것 같으면 80개만 하더라도 '매일'하려고 한다.



축구, 풋살은 미친 듯이 하고, 공부는 간혹 하던 고등학생 제자가 있었다. 어느 날 나에게 반바지 밖으로 튀어나온 자기 허벅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선생님! 제 말벅지 좀 보세요."

보라니 봤다. 그런데 정말 거기에 허벅지 근육이란 게 이렇게 생겼구나 할 만큼 멋들어진 근육이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그 아이는 그 해에 한국체대에 진학했다.


난 말벅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죽기 전까지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일 내가 스쿼트 100개를 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