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치열하게 살았던 인생이
어느날 갑자기
한 사람의 인생이 나에게 뛰어들었다
더없이 치열하게 살았던 그의 인생이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사람이
내 인생의 길로 돌진했다.
이제 갑자기 같이 가자고 한다.
느려 터진 내 보폭이 부끄럽다.
발걸음을 다시 재촉해 본다. 조금 더 같이 걸어보고자.
사귄지 87일. 결혼은 208일 전.
우리는 이제 세기를 멈추기로 했다. 더이상 무의미한 세기.
사귄 날짜와 나이는 이제 그만 세기로 하자.
하지만
서른 일곱 해의 인생은
스물 아홉 해의 삶이 힘든 줄 알았던 애에게 너무나 큰 것이라
그가 온전히 혼자 개미처럼 짊어지고 끌어 온 이 인생은
내가 옆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나태하게 살았던 하루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라
그지없이 부끄럽고 화끈거리게 만든다.
두텁고 따뜻한 손, 차갑고 시린 나뭇잎
잔영과 바람.
고독과 공백을 여지없이 끌어안고
이제 타오를듯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
내 인생의 속도는 당신의 보폭을 따라
함께 궤도를 돌아갈 당신의 진동에 맞춰
2017년부터 이제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고자 한다. 나는 당신 옆에서. 뒤에서. 가끔 그대 힘들어 할테면 앞에서 손 꽉 잡아 이끄는 그런 아내로, 친구로, 그리고 페이스메이커로 존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