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달려오고 있다.
디데이 22일을 남겨둔 예비남편은.
비가 오니까 막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막힌 길에 잠시 역내에 있으라는 통화.
피곤한 눈을 비비며 담궜을 엄마의 김치와 우산을 마주한다. 비만과 과체중의 경계에서 죄의식을 느끼며 레몬에이드를 시킨다.
씁쓸한 맛이 단맛에 씌워져있다.
아니 단맛이 씁쓸한 옷을 입고있는가.
비오는 날 떠나는 사람들은 좀 더 분주하다.
걸음에는 날씨가 묻어 속도를 더한다.
오빠가 오면 집으로 가는 길 차창을 때리는 빗방울을 헤며, 레모네이드를 마실 것이다.
딸 사랑이 지극히 묻어있는 김치를 열어 주말의 끼니를 떼울 것이다.
엄마의 손길은 달고도 씁쓸하다.
떠나는 마음은 비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