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8. 30 율이 생후 88일의 기록
친정 엄마 아빠가 점심쯤에 오신다고 하셨고 마침 남편도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게 돼서 남편과 밖에서 먹고 오기로 했다. 어디로 갈까 하다 임신 기간 중 자주 갔던 식당에 가기로 했다. 식당도 가고 카페도 가고 정말 즐겁게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돌아왔더랬다.
집에 왔을 때 율이는 아주 크게 울고 있었다. 아빠는 어디 아픈 거 아니냐고 걱정하고 계셨고 엄마는 나보고 일단 빨리 씻고 나오라고 하셨다. 빠르게 샤워를 하고 체온을 쟀는데 열은 없었다.
언제부터 울었냐고 하니 잘 먹었고 목욕할 때도 괜찮았다고 하셨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그때부터 울어서 지금까지 울고 있는 거라고 하셨다. 진정되다 싶더니 또 우는 거다. 아빠는 나 혼자 있는데 이렇게 울면 당황스럽겠다고 하셨다.
엄마가 율이를 안은 채 안방으로 갔다. 나도 따라 들어갔고 율이를 침대에 눕혔다. 내가 율이를 쓰다듬으면서 말을 거니 진정이 됐다. 이제 진정이 되나보다 싶었다. 엄마가 율이 쪽으로 와서 "율아"하고 불렀는데 또 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내가 달랬는데 진정이 됐다. "오잉? 이거 뭐지?"
나는 율이를 보고 있었고 엄마는 화장대쪽에 서있는 상황. 친정 엄마를 보며 "엄마, 검색창에 88일 아기 낯가림, 이렇게 검색 좀 해줘" 라고 요청드렸다. 지난 월요일에 오셨을 때 친정 엄마가 "얘 꼭 낯가림하는 애 같아" 라고 흘러가는 듯이 말씀을 하셨는데 ‘낯가림’이라는 단어가 불현듯 떠올랐다.
친정 엄마께서는 “뭐가 나오긴 나온다며...” 하시며 “낯가림은 보통 5-6개월 때 하는 건데...”하고 말꼬리를 흐리셨다. 나는 율이를 안고 거실로 나갔고 엄마를 불러서 이쪽으로 한번만 와달라고 했다. 그렇게 엄마가 율이 앞으로 와서 "율아"하고 불렀는데 율이는 입을 삐죽삐죽 거리더니 ‘으앙’하며 엄청 우는 것이었다. 그렇게 다시 또 내가 율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이거 진짜 낯가림 증상이냐고 낯가림이 맞는 것 같냐고 물어보니 친정 엄마께서는 “낯가림은 다른 사람 얼굴을 보면서 우는 거라며..”. 그러니까 엄마 얼굴을 보고 우는 우리 율이.. 낯가림을 한 것이었다.
율이가 진정됐을 때 나는 정말로 이것이 낯가림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 한 번만 엄마보고 와달라고 했고, 엄마가 다시 와서 율이를 불렀는데 또 왕왕 울었다 친정 아빠는 이제 애를 그만 울리라고 하셨다.
그렇게 율이를 진정시켰는데 울다 지쳤는지 스르륵 눈이 감기려고 했다. 거실을 돌아다니다가 율이를 눕혀서 재우고 ‘진짜 하고 싶었던 폭풍 검색’을 했다. 낯가림이 맞았다. 육아 정보 카페에다 있었던 일을 남기며 낯가림이 맞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맞다는 댓글들도 확인했다.
88일에 낯가림이라니! 진짜 대박이다. 대박이야... 낮잠 자고나서는 또 언제그랬냐는 듯이 친정 엄마랑 잘 지냈다... 내일은 율이 삼촌이 놀러온다는데 내일은 어떨지 살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