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7 율이 생후 552일의 기록
믿을 수 없지만 12월이 와버렸다. 불과 한 달 전 율이 사진을 보는데 머리카락이 그새 많이 자랐다. 18개월이 시작된 율이는 외적인 성장 못지않게 확연히 큰 게 느껴진다. 이를테면 “엄마 쓱싹쓱싹 바닥 청소할게” 하면 와다다다- 부엌까지 뛰어가서는 수납장을 열어 물티슈를 가져다준다. 물티슈를 뽑아서 바닥을 닦기 시작하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율이가 따라서 닦는다.
또 언젠가 안방 바닥에 손을 댄 채 “율아, 바닥이 따뜻해” 하고 만져보게끔 했던 적이 있다. 율이 양말 중 털이 뽀실뽀실한 수면양말을 신겨주며 “이 양말은 따뜻해” 하고 말해준 적도 있다. 오늘 율이가 안방에 갔을 때 “율아, 바닥 따뜻하지?” 만져봐 “ 하니 바닥에 손을 대보고는 따뜻하다고 표현했던 그 수면양말을 집어오는 것이었다.
율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이지 깜짝깜짝 놀란다. 며칠 전엔 포크로 음식을 집어먹는 걸 알려줬는데 잘 되지 않자 포크 위에 음식을 손으로 집어 올리고는 기어이 포크로 먹었다. 요리조리 어떻게든 해내려는 모습에 뭉클하기까지 했다.
율이의 변화만큼이나 나 역시, 예전이라면 믿기지 않는 모습들을 발견하곤 한다. 진지하게 경제뉴스를 찾아보게 되고 미국의 금리가 인하될지 어떨지 FOMC회의 결과를 궁금해한다. 그다음 주엔 일본의 금리 인상 여부를 알 수 있다는데, 금융 문맹에서 서서히 눈을 뜨며 지금까지 와는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버린 듯하다.
풍족한 환경에서 율이가 자랄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 율이를 향한 마음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 단단한, 경제라는 문을 열어버린 거다. 오래도 걸렸다.
새해가 기대되는 건 율이가 두 돌을 맞이한다는 것과 말이 트이며 완전히 다른 아기가 되어있을 것이라는 상상. 그리고 나의 변화가 어떤 새로운 행동들을 하게 할 것이며 이건 또 어떻게 우리 가족의 삶을 달라지게 할 것인가 하는 상상.
모두 고마운 상상이다. 2026년 새해야,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