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많은데 집중이 안되고 계속 유튜브만 보고 있다. 집중하면 한 시간이면 끝낼 일을 계속 미루며 불안해하고. 이건 최근 나의 모습이다. 유튜브에서도 긴 영상을 보진 않는다. 드라마 요약본이나 아이돌 숏츠. 볼 때는 재미있는데 보고 나면 머리가 지끈 거린다.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이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이 책의 부제는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과연 집중력을 찾을 수 있을까? 최근 집중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는 점이다. 보통 출퇴근길에 책을 읽는데 일주일 정도면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었다. 최근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책보다는 유튜브를 더 보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의 집중력을 잃게 만드는 것들의 원인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집중력도 한정된 자원이란 사실을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것이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알게 했다. 3장 수면과 집중력을 다룬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최근 인터넷 쇼핑을 대부분 누워서 밤부터 새벽까지 하고 있었다. '잠든 사람은 아마존에 접속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상황으로 바꾸면 '잠든 사람은 쿠팡에 접속하지 않는다' 정도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점점 많은 일을 하는 업무 환경도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있었다. 과도한 피로는 집중 대신 끊임없이 자극적인 정보와 음식을 탐닉하게 만든다. 이러한 반복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다.
최근 학교에서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ADHD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이유와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쉽게 상황이 좋아지는 각성제를 처방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는 아이들은 놀고, 배회하고, 질문하며 성장하는데 최근 교육 환경은 아이들에게 놀 시간과 배회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거기에다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집중력을 파괴하는 음식들까지... 이 문제는 비단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저자는 이 집중력 문제에 대해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변화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한다. 주 5일제에서 주 4일제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해 삶의 불안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들고, 정부는 거대 테크 기업들을 일부 규제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세상을 좋은 방향을 변화하겠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덧붙인다.
'집중력'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좀 더 큰 세상을 본 기분이 든다. 우선 나의 자리에서 집중력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는 우선 '쉼'과 '여유'일 것 같다. 멈추고 내가 지금 나아가야 할 것, 건가 한 음식을 스스로 차려 먹을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해 놓는 것, 그리고 우선 잘 자기. 여기에서부터 시작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