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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서가 Jun 29. 2024

여름의 바람

2024년 6월 25일

추운 날씨를 싫어하기 때문에 산책이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산책이 가장 힘든 계절은 여름이었다. 사무실에서 자유공원까지 가는 길이 고비이다. 이 고비만 넘기면 그때부터는 산책이 즐거워진다.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 속을 걸으면 시원하고, 상쾌하다.


뜨거운 태양을 막기 위해 양산을 쓰고 산책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검은 양산에 선크림까지 바르며 무장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선다. '그래, 공원까지만 가면 나무 그늘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오늘은 오랜만에 반려나무 플라를 만나는 코스로 걸어간다. 최근 함께 걷는 동기들이 운동을 위해 조계지 계단으로 걷자고 해  계단 코스로 산책을 시작했었다. 오랜만에 플라가 있는 완만한 코스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몇 주 사이에 플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한 여름이 플라는 진푸른 나뭇잎을 입고 싱그럽게 서있었다. 바람이 불자 나뭇잎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여름의 바람 소리. 어느 계절보다 시원함을 담고 있었다. 다. 바람 소리를 한참을 듣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공원으로 들어간다. 나무 그늘이 기다리고 있는 시원한 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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