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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서가 Jul 13. 2024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

2024.07.13.


일을 하는 속도보다 일이 쌓여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 2023년에 해결하지 못했던 일을 겨우겨우 끝냈다. 일이 책상에서 쌓여가는 게 아닌 가슴에 쌓여가는지 요즈음 부쩍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했다. 점심을 먹고 5분 정도 망설이다 양산을 들고 산책을 나왔다.


평소 운동을 목적으로 한 산책코스를 짤 때는 조금 걸어 조계지 계단에서 산책을 시작한다. 조계지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두 다리가 뻐근하고 숨이 가빠올라 정말 격한 운동을 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뜨거운 날에 격하게 산책을 시작했다가는 오후 근무를 하기 어려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교육청 쪽 반려나무 플라타너스가 있는 산책코스 공사가 끝났다. 그쪽 길로 완만하게 발길 닿는 대로 걷기 시작했다.


자유공원 안은 한여름에도 너무나 시원하다. 공기에 나뭇잎 향이 가득 담겨 있다. 천천히 걸으며 숨만 쉬어도 시원하고 상쾌하다. 그들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자유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시간이 좀 남았다. 그냥 내려가기 아쉬워 두 바퀴를 더 돌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시선을 돌리는 공자상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너무나 맑은 하늘도. 한참을 보다가 다시 숨을 고른다.


'슴~, 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고 어지럽던 머리가 조금 괜찮아졌다. 공중에 조금 떠있었던 것 같은 발이 다시 땅 아래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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