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조금 일찍 먹고 출장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고 하다가 조금 시원해진 날씨에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조금 걷다 보니 아니다 다를까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때 ‘동인천역지하상가’가 눈앞에 보였다. 한 정거장 정도 거리를 지하상가를 통해 걸을 수 있었다. 조금은 시원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동인천역 지하상가로 내려갔다. 내려간 순간, 너무 놀랐다. 시원해서. 그리고 매일 아침 출근길 닫힌 지하상가의 상점들만 보다가 활짝 열려 사람들을 맞이하는 상점들을 보니 괜히 마음이 들떴다. 예쁘고 가격도 저렴한 옷과 빼곡히 모자들을 진행해 놓은 상점과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까지. 여름 한낮 지하상가는 도심 속 휴양지 같은 시원함과 열기를 모두 느끼게 해 주었다. 천천히 시원하게, 오늘도 잘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