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마 3

by 키키 리리

난희에 대한 기억은 내가 그 애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과 함께 내 죄를 덮느라 그 애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망가뜨린 엄마에 대한 분노로 뒤범벅되어 있다. 물론 엄마와 나는 난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딱 한 번, 고등학생이 된 내가 난희가 죽은 바닷가가 어디냐고 물었을 때 엄마는 내게 그곳을 알려주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헛소리를 지껄인다는 투로 그런 일 따윈 없었다고 부인을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난희가 죽은 7월만 되면 아무 바다나 찾아가서 그 애를 위해 기도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마음은 절대 편해지지 않는다. 처음엔 엄마 말처럼 내가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나 하는 의문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곧 사실이 아님을 깨닫고, 무수한 가정을 갖다 붙인다. 그 애가 나를 그냥 지나쳤다면, 내가 집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난희를 두고 돌아 나왔다면, 그 이상한 남자가 난희에게 접근했을 때 난희 손을 잡고 뛰었다면, 내가 난희를 적극적으로 말렸다면.


가끔은 내가 난희를 부추기지 않고 가지마라고 애원했을 것이라고 바꿔 상상한다. 아주 옛날의 일이라서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기 암시를 건다. 분명 넌 난희를 말렸어. 하지만 걔가 억지를 부리면서 그 남자를 따라간 거야. 그러니 넌 아무 잘못이 없어.


그러나 난 알고 있다. 과거의 한 순간에 삶이 저당 잡힌 불쌍한 내 인생은 죽은 난희만큼은 아니지만 꽤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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