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마 6

by 키키 리리

그로부터 2주 동안 나는 학교에 가지 못했다. 엄마의 죽음은 놀랍지 않았다. 나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고, 엄마가 죽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엄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돌아가셨다는 점이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나는 아버지께 연락을 했다.


우리는 장례를 치른 뒤 사무적으로 몇 가지 용건만 주고받고 헤어졌다. 엄마는 납골당에 안장되었고, 나는 아버지가 얻어준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다행히 학교를 마칠 때까지 학비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대신 아버지는 내게 남동생에게 절대 연락해서는 안 된다고 몇 번씩 다짐을 받아갔다. 물론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으셨지만.


“영우가 지금처럼 그냥 편안하게 지내길 바란다. 네가 동생을 위한다면 이 정도는 협조해 주리라 믿는다.”


아버지는 불쾌하고 불길한 기운이 동생까지 집어삼킬까 봐 두려워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엄마가 남긴 편지에 대해서 말을 할까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꺼내봤자 좋은 소리 못 들을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엄마가 나에게 남긴 비난의 말을 또다시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았고, 엄마가 아버지에게 남긴 말 역시 아버지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난희의 죽음 앞에는 간단하게 미안하다는 말로는 대신할 수 없는 거대한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다. 과거는 변할 수 없고 나는 평생 죄책감을 안은 채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상처 입은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용서하지 못한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엄마가 나를 비난할수록 고통스럽고 마음이 아팠지만 결국 내가 원한 것은 위로였다.


난희의 가족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내가 ‘상처’나 ‘위로’ 운운하는 말조차도 입에 담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엄마의 잘못 역시 그들이 알았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난희의 가족들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늘 어디선가 다시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내가 그들 앞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어떤 당위나 의무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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