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23 맑음
엄마와 네가 함께 잠들기 시작한 지도 꽤 되었구나. 두 번의 분리수면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포기했지. 네가 분리불안을 겪었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참 잘 한 선택이야. 네가 훨씬 안정되었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한밤중에 깨서 엄마가 안 보이면 울기 직전 목소리로 부르지. "엄마? 엄마! 엄마 안 보여!"하고. 불러도 보이지 않으면 금세 울음을 터뜨리곤 해. 그렇게 잠이 달아나 버리면, 또 한참을 토닥여야 잠이 들지. 결국 나는 또 화장대 위에 노트북을 펼친다.
우리 집엔 꽤 일하기 좋은 방이 하나 있어. 코로나 시절의 흔적이 남은 공간이랄까. 이 방을 집무실이라 부른다. 널찍한 책상과 듀얼모니터까지 갖춰져 있어 재택근무에 딱이지. 하지만 새벽마다 나는 그곳을 떠나 작은 화장대로 향해. 네가 불안하지 않도록, 날 바라볼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글을 쓰기 위해서.
화장대는 좁고, 의자에는 등받이도 없어 오래 앉아 있으면 어깨와 허리가 아려와. 그 불편함 덕분에 글을 더 집중해서 쓰게 되기도 해. '후다닥 써서 빨리 끝내자'하고. 그리고 어쩌다 앞에 놓인 거울을 스치듯 보면, 거기에 무언가를 사랑하는 기쁜 얼굴이 보여. 그게 바로 나야.
왜 이렇게 까지 글을 쓰는 걸까?
너의 스무 번째 생일선물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그저 하루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너와 함께한 하루를 쓰다 보면, 같이 보낸 시간이 두 배가 되는 기분이야. 엄마는 조금 늦은 나이에 널 낳았잖아. 그래서 남들보다 아이랑 건강하고 즐겁게 지낼 시간이 짧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해. 그러니 하루하루를 더 반짝반짝 눈부시게 보내고 싶어.
자식은 언젠가 떠날 손님이라고 하더라. 네가 자라 품에서 멀어지고, 엄마는 아주 가끔씩 보는 사람이 되는 때가 오겠지. 그렇더라도 네 기억 속에 흐릿해진 시절을 펼쳐 보면서,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야.
넌 이제 겨우 두 살인데, 벌써 이런 생각을 하는 엄마가 좀 우습지? 엄마 곁을 떠나긴커녕,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엄마 껌딱지인데.
너의 뒤척임에 바스락거리는 이불 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또 한 줄을 써 내려간다. 이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