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을 낼까, 안아줄까

25.01.22(화) 흐림

by 김이서

아마 10개월 전후였던 것 같아. 네가 더 아기였을 때, 한창 물건을 던지는 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어. 장난감, 숟가락, 포크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휙휙 던졌지. 덕분에 식사 시간마다 숟가락과 포크를 여러 번 주워야 했어. 신체 능력이 발달하고, 중력을 실험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시기라 훈육할 때가 아니라고 해서 몇 십 번이고 참았단다.


그러던 어느 날, 네가 던진 포크에 내 눈앞머리와 코뼈가 찍히고야 말았지. 그때부터 던지기를 대체하는 행동을 가르치기 시작했어. 밥을 다 먹고 나면 던지는 게 아니라, 포크와 숟가락을 식탁 안쪽으로 밀어 넣도록 말이야. 다행히 이후로는 그런 일이 없어서, 네가 잘 이해하고 행동이 고쳐진 줄 알았단다.


그런데 오늘 아침, 밥을 다 먹고 나서 네가 싱크대를 향해 포크를 던졌어. 깜짝 놀라 "원몬이, 그러면 안 되지!"라고 하자, 넌 소리를 질렀어. "포크 던지는 거 위험하다고 했지, 포크 던진 건 잘못한 거야." 다시 말해도 넌 계속 소리만 질렀어. 귓속이 찌릿찌릿 울리는 게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지.


"잘못했어요 해야지."

"싫어요."

"포크 안 던지기로 했잖아. 원몬이가 던졌으니까 주워야지."

"싫어, 엄마가 해."

"엄마가 던진 게 아니라, 원몬이가 던졌잖아. 맞지?"


넌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그냥 엄마가 해줘."라고 했어. 이쯤에서 포크를 주워주고 '다음부터는 던지지 마.'라고 할까 고민이 됐어. 하지만 네 눈빛이 어딘지 모르게 '엄마가 어디까지 봐주나 보자' 하는 것 같았단다. 고민 끝에 "원몬이가 주워서 엄마한테 가져와."라고 했지. 너와 나는 서로 버티다, 결국 네가 포크를 주워 들면서 상황이 끝이 났어.


마지못해 포크를 주워 내게 가져왔을 때, 넌 이미 울상이었어. 잘못된 행동을 알려준다는 게, 너무 기를 죽인 건 아닐까 걱정이 밀려왔다. 내가 너무 고집부린 것 같아서 널 안아주면서도 마음이 불편했어.


등원하는 길, 선생님을 보자마자 네가 손짓으로 포크를 던지는 시늉을 하며 "원몬이 포크 던져서..."라고 말하다가 '뿌앵'하고 울음을 터뜨렸지. "어머니, 무슨 일이에요?" 그 순간 나도 울고 싶었단다. '난 좋은 엄마일까?' 하루 종일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어.


'엄마가 많이 놀랐어. 혹시 다치면 어떡해? 포크는 던지는 게 아니라 여기 두는 거야. 다음에는 엄마랑 같이 해볼까? 포크 가지고 와봐. 원몬이가 도와주면 너무 고맙겠다.'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육아에 정답은 없다지만, 더 나은 방법은 있을 텐데. 내 반응이 최선은 아니었던 것 같아 괴로웠어. 답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널 데리러 갔을 때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겨주는 네 모습에 한숨 돌렸다.


문득 '아이들은 항상 부모를 용서한다'는 말이 떠올랐지. 육아는 매일이 시행착오의 연속이고, 서로 견뎌주는 일인 것 같다. 실수하고, 반성하고, 다시 시도하면서 조금씩 더 나아지는 거겠지.


오늘보다 내일, 그리고 그다음 날, 더 좋은 부모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배워가는 중이다. 언제 자랐는지 모르게 자라 있는 네 키처럼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래도 좀 괜찮은 부모로 자라 있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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