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를 채우는 방법

100-10.

by 최고미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모두가 양동이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그 양동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양동이의 유일한 용도는 자기 자신에 대한 좋은 생각과 감정을 담는 것이다. 그래서 그 양동이가 채워지면 행복하고 기쁨을 느끼지만, 비워지면 슬프고 외롭다. 좋은 생각과 감정으로 양동이를 채워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동이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이 내 양동이를 채워줄 수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의 양동이를 채워줄 수도 있다. 참 신기한 것은 내가 다른 사람의 양동이를 채우면 내 양동이도 함께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기분이 좋아지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그 사람의 양동이를 채우고, 기분 좋은 상대를 보는 것으로 내 기분도 좋아지니 덩달아 내 양동이도 채우는 선의의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말과 행동을 많이 하면 양동이를 채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 양동이 채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된다.

반대로 양동이에 담겨있는 것을 퍼내버리는 말과 행동들을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의 양동이 안에 담겨있는 좋은 감정들을 퍼내면서 내 감정이 좋을 수 있을까? 아무리 장난으로 놀렸다고 해도 상대가 기분이 나빠하거나 상처를 받는다면 죄책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내 양동이도 비워지고 만다. 내 양동이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양동이에 있는 것을 퍼다 담을 수 없는 것이다. 나쁜 감정은 양동이를 비워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의는 악의를 낳는다.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영어 그림책 <Have you filled a bucket today?>를 읽으면서 양동이를 채우는 실천방법들을 떠올려봤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이웃 주민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다. 가족들에게 하루에 한 번씩 '사랑해'라고 말해준다. 매일 감사한 일 3가지씩 적는다. 친구에게 칭찬할 점을 찾아 말해준다. 밥 먹기 전에 '잘 먹겠습니다'하고 맛있게 먹는다. 엄마가 말하기 전에 숙제를 다 해둔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 항상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을 한다. 우산이 없는 친구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욕설을 하지 않는다. 비난과 험담보다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한다.

아이들이 떠올린 실천 방법들을 살펴보면서, 결국 이 모든 행동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 본문에 3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구하는 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때와 가장 중요한 사람과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현자의 답은 이러했다. 지금 현재 함께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3가지라고. 어디 멀리서 특별한 순간과 특별한 사람과 특별히 중요한 일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양동이를 채우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쉬운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돈도 들지 않으며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것이다. 그저 미소 짓기만으로도 충분히 주변의 무거운 공기를 훅 날려버리고 한결 산뜻한 공기로 바꿀 수 있다. 기버가 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먼저 웃어주자. 먼저 손을 내밀자. 먼저 좋은 말을 꺼내자. 먼저 다른 사람의 양동이를 채우면 내 양동이는 채워져 있을 것이다.

매일 아침에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라고 선언을 하면서 아침을 시작하고, 하루 일과를 마친 후에는 '오늘 양동이를 채웠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기로 했다. 그 질문에 어떤 대답들을 내놓을 것인지 생각만 해도 뿌듯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면서 오늘 하루도 버킷리스트를 해 나가는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기를 기도해 본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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