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싶은 것

100-25.

by 최고미

여름휴가로 가족여행 중이다. 여행을 하면 아이에게 맞춰 일정을 짜는 편이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에는 철저히 아이가 즐길거리와 편리함에 집중했다. 점점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의 취향을 적절히 타협할 수 있게됐다.

여행을 하는 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때가 있다. 가려고 했던 맛집이 휴무날이기도 하고, 날씨 때문에 일정이 취소될 때도 있다. 실수로 물건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길을 잘못 들어갈 때의 당혹스러움도 마주한다. 그럴때 그냥 웃어버리고 플랜비를 꺼내면 여행의 묘미를 더 느낄 수 있다.

이번 여행에도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겼다.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된 향수공방에서 아이는 향수만들기를 하고 싶어했다. 공방 마감 시간 20분 전이라 다음날에 하자고 했다. 그러나 다시 찾아간 향수공방은 외부출강 일정으로 문이 닫혀 있었다. 기대하고 있던 아이의 눈에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서운한 마음이 컸나보다. 쉽게 그치지 않았다. 가라앉은 분위기가 불편해졌다. 다른 것으로 달래도 뾰로퉁한 아이 얼굴이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항상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걸 아이가 알 때가 오겠지만, 여행을 하면서 아이가 다른 어떤 경험보다도 플랜비를 생각하는 유연함을 키우길 바란다. 여행 중에 재밌는 구경 많이 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며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배우는 가장 큰 경험은 계획했던 일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다른 길을 가볼 수도 있다는 것, 우연히 마주한 곳에서 생각지 못한 기회를 만날 수도 있다는 것들이다.

무거워진 분위기를 끌고 주변을 뚜벅뚜벅 돌아다녔다. 아이도 말없이 걸으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30분 정도 걷고나니 다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듯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 아이 눈에 플랜비가 들어왔다. 향수 대신 반지만들기를 하며 뜻밖에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그래! 이게 여행의 묘미지!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작가의 이전글일호불사 변시타인 (一毫不似 便是他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