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100-31.

by 최고미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 <혼모노>를 읽었다. [메탈]이라는 단편소설에 우림이라는 인물을 찬찬히 살폈다. 우림은 친구 조현, 시우와 함께 밴드를 결성했다. 그런데 선택한 장르가 하필 가장 아웃사이더급의 '메탈'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긍지와 소신을 무모한 열정으로 어필하는 청춘들이었다.

영원히 찬란하게 빛날 것 같았던 청춘의 열정은 사회생활에 서서히 식어 굳어버린다. 사회적 주류에 편승할 것인지,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취향을 추구할 것인지 내적갈등에 많은 공감을 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클수록 무기력함을 크게 느낀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환영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기분은 좌절과 패배감을 안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나의 추구미를 재단하여 끼워 맞추는 고통을 겪는 청춘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 나는 무엇에 열정을 쏟았던가?

• 열정을 쏟고싶은 것이 있는가?

• 누가 뭐래도 자신을 믿고 긍지와 소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하면서 내면에 귀기울여본다.

어쩌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감은 나 자신을 모르는 것만큼 벌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상이 현실이 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며 끝까지 가는 힘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소신에서 나온다. 열정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배신감과 회의감은 정작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데서 온 것이다.

펍에가서 메탈밴드에 취해 즐기러 갔다가 사람들의 뜨뜨미지근한 반응에 눈치보며 슬그머니 취향 아닌 척 빠져나오는 세 친구들의 모습이 나온다. 남들 눈치 안보고 남들이 뭐라해도 내 추구미는 메탈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용기는 나를 믿는데서 나오는 법이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작가의 이전글마음 안에 나침반을 꺼내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