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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민 Nov 20. 2022

편견 없이 영화를 선택할 용기


베를린과 파리엔 상영관 2개짜리 단관 극장들이 참 많았다. 나는 여기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극장을 다니며 다양한 영화를 보려고 (진짜) 노력했다. 물론 억지로 영화를 보진 않았고. 억지로 영화 보는 것만큼 정말 별로인 경험도 없으니깐.


째든 가는 극장들마다 걸려있는 포스터엔 하나같이  아니면 베를린 딱지가 붙어있었다.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딱지를 받았단  그래도 좋은 영화(다양한 기준에서)라는 의미이니깐. 유심히  필요는 있단 말이잖아. 그런데  포스터  영화감독 이름이 하나같이  낯설다.


지금까지 영화 많이 봐왔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누군가가 '한국'이라는 입맛에 맞춰 골라온 영화들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들이 골라온 좋은 영화는 돈 벌기 좋은 영화인 거잖아. 돈 벌기 좋은 영화 고작 몇 편 보고 그것이 영화의 전부인 줄 알고 많이 봐왔다고 유난 떤 내 모습도 우습고 부끄럽다. 내가 지금까지 봐 온 것이 이 세상 영화의 10%나 되는 걸까.


한국어자막 없이 영화 보는 거 이젠 익숙하다. 어렵지도 않고. 하지만 아직 100%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장르물은 시작도 못 한다. 영어만 좀 더 익숙해지면 세상의 장벽 없이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을 텐데.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드는 생각은 편견 없이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인 거 같다. 난 아직도 포스터, 트레일러, 혹은 평론가들의 몇 줄 되는 글로 볼 영화를 선택한다. 일반 관객이라면 이러한 selection factor가 중요하다. ㅇㅈ 그들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깐. 하지만 난 영화석사씩이나 해놓고 고작 포스터로 영화를 섣불리 판단하고 안 봤다니. 아직 갈 길이 먼 듯 싶다. (언제 클래 정민아) '편견 없이 영화를 선택하기' 이것이 내가 지금 해야할 첫 번째인 듯.


▪ Christine 21

4 Rue Christine, 75006 Paris,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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