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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민 Jun 07. 2023

부산국제영화제에 어두워지는 성범죄 그림자.

사무국은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추행 의혹을 알고 있었을까? 

부산국제영화제가 인사 문제로 시끄러웠다. 결국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임으로 마무리가 된 듯 보인다. 모두가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에만 관심이 있는 지금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건 성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월 9일 부산국제영화제 1차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부산영화제 운영위원장 임명이 가결됐다. 그리고 이틀 후인 11일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영화제가 ‘이용관 라인’ 중심으로 꾸려지고 권력이 세습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이용관 이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사회는 인사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허문영 집행위원장에게 즉시 복귀를 요청했다.


계속되는 인사 문제로 영화제가 휘청거리자 5월 3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이 만남을 약속했다. 둘이 만나 직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추행 논란이 터졌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어떠한 신체 접촉도 없었다”며 강력하게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고, "이런 상황에서 영화제에 복귀한다면 그 논란은 고스란히 영화제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퇴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한 논란에도 이날 영화제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추행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복귀를 기다리기로 하고, 사표 수리는 그때까지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영화제는 성추행 논란에도 허문영 집행위원장을 끝까지 붙잡겠다는 것이다. 


잡음이 계속되자 6월 2일 이사회는 결국 허문영집행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대행 체제로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다른 언급은 없었다. 성추행 문제는 특히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것임에도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방안 마련 등 어떠한 말도 없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입장은 이해는 된다. 물론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괜히 성추행 프레임이 씌어져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퇴하는 그림을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개최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최를 위한 정상적인 운영체계 구축이 더 먼저 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사무국 내에서 발생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어떠한 언급 없는 입장 발표는 쉽게 이해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아직까지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퇴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어쩌면 성추행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아님 진짜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 알고 있었든 모르고 있었든 팩트는 허문영 위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떠나면서 논란은 마무리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사무국 내에서 발생한 성추행에 대해서 어떠한 사과나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는 부국제를 과연 누가 믿고 함께할 수 있을까 싶다. 스태프들은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며칠 밤을 새워가며 함께 고생하며 준비하는 이들이다. 영화제는 개인의 소유가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축제라는 것을 사무국은 잊으면 안 될 것이다. 


(라고 있는 척 글은 썼지만. 정말 짜증나고 이해가 안된다. 부국제가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조용히 하고 있는 사실도. 그리고 성추행이 발생했는데 누가 복귀하니 사퇴하니 인사타령만하고 있는 것도)



6월 15일 부산국제영화제는 성추행 논란에 사과하고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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