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를 하기 전
갓갓이 운동을 가리지 않고 했던 탓이었을까
군대를 입대하고 난 뒤
이등병이었던 막내 시절
한 번은
선임을 등에 업고 아무렇지 않게
팔 굽혀 펴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을 본
소대의 인원들을
감탄을 했고
내가 팔 굽혀 펴기를 할 때
등에 앉았던 선임은
나에게 한없는 존경을 표하며
이런 말을 했다
'이 자식 힘 엄청 세네!
너 하고 싶은 거 다 말해
내가 다 들어줄게'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들어주겠다는 선임의 말'
분명
선임의 칭찬은 기뻤다
이등병이라는
최하위 계급 속 가운데
작은 실수와 행동하나에도
책잡히고 혼날까 봐
상시적인 긴장이 깃들어있었던 나에게
선임의
조건 없는 칭찬과 호의는
잠깐이나마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었던 휴식이자
신이 나에게 내려준
달달한 열매와도 같았다
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주는 칭찬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라며
부대 앞의 경계근무를 설 때마다
과거의 기억을 꺼내보며 회상했던 나
그리고
그 비슷한 경험은
소대원들과 같이
제식걸음에 맞춰 군가를 부르며
취사장으로 향하던 중
본의 아니게 떠올랐다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한 번은 수학시험을 쳐서
100점을 맞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기특하다며
여러 번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는
'너 착한 아이다 착한 아이'라고 말씀하셨다
세상물정을 몰랐던 어린 나이에
선생님께서 칭찬을 해주시니
영문도 모르고 기뻐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
그때의 기억을 돌이켜보고 나니
그 칭찬 속에서 뭔가 모를
모순과 오류가 조금씩 느껴진다
무언가에 특출 난 재능이 있으면
존경은 그렇다 하더라도
출처를 알 수 없는
호의와 도덕성까지 덤으로 따라오는 관경
사실
그 관경들은
커가며
자라온 환경 속에서
종종
무의식적으로 보아왔던 관경이었던 것 같다
학교를 다닐 적
책에 적힌 글을 한번 읽으면
모조리 다 외워버릴 정도로
암기에 특출 난 재능이 있거나
또래 아이들에 비해
힘이 세거나 주먹이 세다거나
집에 돈이 많아
부잣집 자식으로 소문난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겐 이유를 불문하고
조건 없이 추종하며 따라다니는 팬들이 많다
이런 아이들을
항상 추종하며 따라다니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특출난
재능과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온갖
나쁜 행동들을 일삼으며 못되게 굴어도
오직
재능과 능력 하나만 보고
맹목적으로 따르려고 하는 공통점이 있다
무언가에
특출 난 재능과 능력이 있으면
조건 없이 한없이
칭송하며 떠받들려고 하는 것
그것은 어쩌면
문화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가장 노골적인
본능 중 하나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