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제부터 악마가 되는가

by 김고민


천사처럼

착하고 선량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악마처럼 변해버린 경우를 종종 본다



그렇게

변해버린 모습을 볼 때면



얼굴을

못 보고 지내는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동안

어떠한 일을 겪었길래?


저렇게 변했을까.. 라며

온갖 궁금증과 추측을 갖게 한다




예전에

'F'라는 형이 있었다



또래의 친구들에게

갖고 놀던 장난감을 빼앗긴 뒤

다시 돌려받아도



조금의 싫은 티도 내지 않고

작은 불만조차 갖지 않았던 형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타도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에게

먼저 타라고 양보해 주며


어떠한 놀이를 해도

항상 남에게 져주었던 형



7살의 어린아이였던

내가 보아도


'F'형은

착하고 배려심 많은

천사와도 같은 형이었다




그렇게

몇 년 뒤


길을 걷다가 우연찮게

F형을 보게 되었고


나는 반가움에

F형에게

인사를 하러 다가가려 했지만

이내

걸음을 멈춰버렸다



오랜만에 본 F형은

7살 때의 내가 알던 F형이 아니었다



겉으로 보아도

그때의 온화하고 순박했던 모습은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었고



억지로 인상을 찌푸린듯한 얼굴을 하며

딱 보아도 불량스러운 또래의 친구들과 같이

살 어린 욕과 비속어들을 내뱉으며 길을 걸어갔다



나는 당혹스러움에

'F'형에게 인사를 하지 못한 채

몇 분 간 그 자리에 서있었고




세상 누구보다도

착하고 천사 같았던 형


그랬던 형이

왜 저렇게 변했을까??라는

궁금증과 의문들이

끊임없이 어린 나의 머릿속을 괴롭혔다



그리고

몇 개월쯤 흘렀을까..



나와 같이 F형을 알던

F형의 친구에게서

뜻하지 않은 얘기를 들었다



F형이

또래의 질 안 좋은 친구들로부터

괴롭힘과 폭력에 시달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무렇지 않게

불량학생들처럼 변해버렸다는 이야기를




천사와 다를 바 없었던 F형이

불량소년처럼 변해버린 일



그러한 관경은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종종 뜻하지 않게 보게 된다



일반인으로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통제된 군대


그런 군대를 입대하고

악마와 같은 선임들의

괴롭힘과 폭언에 시달리다 못해

똑같이 악마가 되어버리는 후임들



그렇게

거친 학창 시절과

거친 군대 생활을 거치고 난 뒤


마음속 선량함이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더라도



결국엔 사회에 나가

거친 직장 생활을 하며

인격과 인성이 망가지고

끝내는 잔혹한 사람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러한 관경들을

여러 번 보고 접한

지금의 시점에서

그때를 회상해 보면


어쩌면

천사와도 같았던 F형이

불량스럽게 변해버린 건




주변의 불량스러운 친구들의

괴롭힘과 폭력이 우글거리는

정글과도 같은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법 중 하나는 아니었을까??



더 나아가



더 이상

자신의 인격과 자아가

타인의 괴롭힘으로부터

상처받지 않고 유린당하지 않기 위한

외면의 연극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관경들을

접할 때마다


이 세상은

때론 미치지 않고선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미쳐 가는 과정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아니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보다

더 잔혹한 악마가 되어

그 어느 누구든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



사람이 살면서

노년기에 접어드는

인생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착하고 선한 성품이

별로 많이 남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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