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수호, 228일

감자의 육아일지

by 곰민정




우리 감자도리 아기새 코딱지 도토리 우투리 우렁이 폭포수 똥강아지.


너무 귀엽고 소중해서 별명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는 우리 아기, 수호.

전시를 마치고 수호에 대한 기록들을 조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는 늘 뭔가 시작하려고 하면, 큰 마음을 먹고 프롤로그부터 시작하려다가

제풀에 지쳐 그만두고 만다.

수호의 기록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읽는 사람은 어떻게 읽든가- (죄송합니다...)

나는 아기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 기록을 허리부터 뚝 끊어 기록해보려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수호는 이제 7개월이 되었다.

이제 이유식도 제법 먹고, 잘 웃고, 어디든 기어가 저지레를 한다.

짝꿍의 직업은 근무시간이 워낙 길다 보니, 하루 종일 혼자 아기를 볼 때가 많다.

분명 무겁고도 고단한 일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어젯밤에 영 잠이 안 와서 어둠 속에서

아기 얼굴을, 통통한 몸을, 짧은 다리를 꼬고 자는 모습을 보는데

얼른 내일이 되어서 요 쬐끄만 애랑 같이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잠에서 깨면 또 낮잠 재우려고 용을 쓸 테지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든다.

이렇게 귀여운 아기랑 하루 온종일 붙어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밖에.





IMG_2911.HEIC




아기와 함께한 첫 여행.

내가 사랑하는 외할머니가 있는 부산에 다녀왔다.

걱정이 한 뭉텡이였는데, 무사히 2박 3일을 보내고 돌아온 우리가 대견하다.




IMG_2912.HEIC




아기가 커가면서 정말 행복해지는 부분 중에 하나는 단연, 상호작용이 생기는 것.

나의 소리, 움직임, 몸짓에 반응하는 아이를 보는 건 그야말로 기쁨이다.




IMG_2910.HEIC





IMG_2909.HEIC




너무나도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길 때

그림은 참 어렵게 느껴진다.




IMG_2908.HEIC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가 될 것 같아-




IMG_2907.HEIC




아기는 나와 나눈 대화들을 기억할까?




IMG_2906.HEIC




아무래도 아무래도.

아기의 모습은 영영 못 그릴 것 같다.




IMG_2900.HEIC




요 생기 발랄하고

쩨끄만데 있을 건 다 있고

자고 일어나면 찐빵같이 눌리면서도

장난으로 도르르 굴러가는 눈을

어떻게 그린단 말인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