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2년 5월 3주)

다비치, 아스트로, 예린, 효연, Ehrling, MCR

by 고멘트

다비치 - ‘팡파레’


: 곡을 듣자마자 최근 화제가 된 다비치의 '신호등 (이무진)' 커버 영상이 떠오른다. MV나 보컬, 가사에서 모두 노골적으로 그 커버의 감성을 연출한다. 멜로디나 음역 등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곡이지만, 라이브가 아닌 음원으로만 즐기기에는 재미가 부족하다. 편곡이나 애드립 라인도 너무 무난하기만 하다. 발라드라는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로 보이긴 하지만, 최근의 앨범들('내 옆에 그대인걸', '너 없는 시간들')의 타이틀곡의 완성도가 훌륭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워지는 선택이다. 5년 만의 앨범 발매라면 조금 더 힘 있는 타이틀 선정이 필요했다.



아스트로 - [Drive to the Starry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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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이번 앨범과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발매하거나 데뷔한 다른 보이그룹들이 대체로 획일화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비해서 아스트로는 연차가 쌓인 만큼의 여유로운 청량함을 선보이고 있다. 당연히 의도하고 발매한 것은 아니겠으나 주변 상황이 이들의 음악을 돋보이게 도와주는 것처럼 보인다. 더해서 이전 앨범들에서 아스트로가 보여주었던 청량함과는 상당히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운드에서 비롯되는 청량함보다는 보컬에서 기인하는 청량함이 더 크다고 해야 할까. 아스트로표 청량함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숨가빠’나 ‘Baby’ 등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신시사이저도 트랙에서 큰 욕심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베이스들이 더 존재감을 보여 덕분에 대비되는 보컬이 같이 돋보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추후 계속해서 비슷한 결을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예린 - [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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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엄밀히 말해서 못 만든 앨범은 아니다. 왈츠풍의 잔잔한 분위기로 시작해 일렉트로니카스럽게 전환되는 인트로 트랙은 나름대로 듣는 맛이 있었고, 짧은 타이틀곡에 대한 나름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느낌이었다. 타이틀 ‘ARIA’ 역시 신선하거나 새롭지는 않지만, 솔로 데뷔에 어울리는 괜찮은 트랙이라고 보았다. 문제는 예린의 보컬이다. 첫 소절부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특히 나름 고심해서 집어넣은 듯한 ‘아리아리아’라는 가사에 대한 당위성이 전혀 없다. 안 그래도 부족한 보컬 소화력에 뜬금없는 구호가 덧붙여지니 항마력이 필요할 지경이다.


그러나 타이틀과는 다르게 수록곡 ‘Believer’에서의 보컬은 생각보다 괜찮았기에 완전히 보컬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마케팅적으로는 이득이 있겠으나, 그동안 댄스 장르를 해왔다고 해서 굳이 솔로에서까지 댄스를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타이틀곡의 가사 내용과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역설이 이 앨범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겠다.



효연 -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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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M과 팝, 그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타이틀곡인 'DEEP'뿐만 아니라 새로 추가된 수록곡 'Stupid' 역시 그렇다. 안타까운 것은, 신곡 두 곡이 기발매곡 다섯 곡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곡들이 꽤나 만족스러웠던 터라 아쉬운 지점이다. 효연의 강점이자 차별화인 '춤'을 보여주기에도 곡이 힘이 없으며, 안무 역시 홀리뱅에게 받아오긴 했으나 그리 잘 붙는지도, 눈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DESSERT' 정도는 되지 않을까 했는데, 'Second'보다도 재미가 없다.


어느새 솔로 데뷔를 한 지도 몇 년이 흘렀다. 이제는 '효연'이라는 아티스트의 정확한 방향성을 짚어야만 한다. 애매한 장르와 애매한 대중성 사이에서 효연의 댄스 역량을 낭비하는 것은 크게 어리석은 일이다.


추천곡은 'Punk Right Now', 'Sober'.



Ehrling - [Dream Dim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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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렉트로닉이지만 약간의 레트로와 디스코도 은근슬쩍 연출하고 있다. 빵빵하고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브라스 사운드가 대표적인 연출 요소이다. 다섯 곡이라는 짧은 구성이 아쉽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음반의 루즈함을 덜어준다. 반복되는 브라스가 뻔해질 때쯤 음반이 마무리된다. 브라스가 사운드로서의 역할보다 멜로디를 이끌어가는 보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그냥 팝을 연주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좀 더 다양한 전자음을 들을 수는 없어서 아쉬웠다.


꽤 유명한 이 아티스트의 일렉트로닉 미니앨범을 들으며, 국산 일렉트로닉이 전혀 밀리지 않는구나 싶었다. 몇몇 아이돌들의 걸출한 수록곡들만 해도 이미 준수하며, 키라라나 글렌체크 정도의 아티스트는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될 정도다. 이제는 모든 문화를 꼭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갈 필요가 없는 듯하다.


추천곡은 'Daydreams'.



My Chemical Romance - ‘The Foundation of Dec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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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재결합한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분명 들었던 것 같은데, 재결합한다는 사실조차 어느새 잊어버린 채 살고 있었다. 최신 음반에 뜬금없이 올라있는 이들의 이름을 보고서야 그 사실이 떠올랐다. 6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 ‘The Foundation of Decay’는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내심 원했던 느낌은 앞선 emo에 더불어 적당히 밝거나 신나는 게 포함된 곡이었지만, 발매된 곡은 그렇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다. 더해서 곡 전체적으로 보컬이 다소 뒤로 빠져 있는 느낌이라 아쉽지만, 덕분에 터뜨리는 부분에서의 사운드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 아쉬운 부분이 더 많지만 그들의 과거를 돌아보는 듯한 가사와 함께 들어본다면, 복귀곡으로 이 곡을 선택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법하다.



※ '동봄', '베실베실', '최크롬', '융'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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