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2년 5월 2주)

문수진, 지젤, 멜로망스, TXT, sAewoo, Ava Max 외

by 고멘트

문수진 (Moon Sujin), 지젤 (Jiselle) – 'Only U (Feat. 페노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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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크롬 : 무엇보다 ‘Only U’는 겨울에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태일과 함께했던 ‘저 달’과 비슷한 피아노 인트로, 무드를 가진 반면, 이번 싱글에서는 리드미컬하게 비트 위를 누빈다는 점에서 다르다. 무엇보다 지젤과 함께한 코러스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반박할 수 없다. 멜로디와 잘 붙는 가사는 물론이고 중저음의 문수진에게서 보기 드물었던 가성 파트이기에 신선하다. 적당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랩까지 군더더기가 없는 트랙. 이런 점에서 계절에 엇나간 발매 시점이 더더욱 아쉽다. 잘 짜인 멜로디 덕에 랩 대신 보컬이 들어간 오리지널 버전 또한 매력적인 곡.



멜로망스 -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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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실베실 : 늘 해오던 멜로망스의 음악이다. 타이틀곡 ‘초대’는 ‘동화’에서부터 ‘인사’ ‘축제’로 이어져오는 밝은 팝 발라드의 연장선이고 ‘꿈의 왈츠’나 ‘함께란 이유’ 역시 데뷔 Ep [Sentimental]에서부터 보여준 정동환의 피아노 연주와 김민석의 보컬로 채우는 무난 무난한 발라드 트랙이다. 새로운 스타일을 기대했던 리스너들에겐 아쉽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기존 멜로망스의 음악을 바라던 팬들에겐 그래도 나쁘지 않게 들릴 앨범이다. 7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같은 장르, 같은 클리셰의 음악을 해오면서도 쉽사리 질리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김민석과 정동환의 뛰어난 작편곡 능력 때문이리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minisode 2 : Thursday’s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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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크롬 : 전반적인 톤 앤 매너가 어두운 무드로 기획된 앨범이다. 치밀한 기획을 자랑하는 TXT인 만큼 개별 곡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각자만의 심연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납득 가게 설계됐다. 이처럼 참신한 장르적 시도보다는 메시지에 힘을 줬다는 인상이 강하다. 물론 타이틀 ‘Good Boy Gone Bad’의 음악적 존재감이 약한 것도 사실이다. 어두운 내면을 록 사운드로 표현한 기획, 이런저런 사운드적 장치는 좋았으나 코러스가 어쩐지 심심하다. 화룡점정에 가까워졌으나 점을 제대로 찍지 못하고 붓이 미끄러진 셈이다. 반대로 높은 수록곡의 퀄리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서사는 강점이다. 강한 기획과 음악적 어필이 의외로 트레이드오프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



sAewoo - ‘What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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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실베실 : 오토튠 가득한 율음의 인트로는 ‘이래서 스윙스가 인정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키드밀리의 랩핑은 언제나 그랬듯이 테크니컬하고, 그냥노창은 인터넷 밈을 섞은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로 재미를 선사한다. 더콰이엇은 여전히 묵직하고, 또 한 명의 신인 Raf Sandou는 쟁쟁한 베테랑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밀리지 않는다. 뛰어난 실력자들이 벌이는 잔치 요리이다.


문제는 이 요리들의 궁합이 좋은 가이다. 잔잔한 인트로에서 갑자기 트랩 비트로 이어지는 전개는 당위성이 부족하며, 거기에 마지막에 비트가 또 바뀌니 지나치게 산만하다. 컴필도 아니고 그렇다고 프로듀서가 어떤 ‘예술성’을 의도하고 만든 것 같은 곡도 아니다. 요리로 치면 양식 애피타이저로 시작했는데 메인으로 중식 요리가 나오더니 한식이 입가심으로 나온 느낌이다. 맛은 있는데 찝찝함을 감출 수 없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신곡이다.



Ava Max – 'Maybe You’re The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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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크롬 : 에이바 맥스에게도 신스팝의 차례가 돌아왔나 보다. 그래도 탑 티어의 디바인만큼 나쁘지 않은 결과물을 뽑아냈지만, 다소 늦게 유행에 탑승한 감이 있어 신선함은 떨어진다. 이건 음악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레트로 장르가 글로벌하게 남용된 탓이 크다. 사운드가 평이하다면 과거 ‘So Am I’나 ‘Kings & Queens’처럼 메시지-콘셉트적으로 변화구를 주는 부분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장르의 특수성 덕에 몰아치는 초반의 힘이 있으나, 여러 번 돌려서 들을 만한 톡 튀는 매력은 없는 곡.



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 - [Omnium Gatherum]


베실베실 : ‘The Dripping Tap’이나 ‘Kepler-22b’ 같은 앨범 초반부만 해도 언제나 그랬듯 끝장나는 킹 기자드만의 사이키델릭(에다가 이것저것 섞은) 락을 들고 온 줄 알았다. 그러나 트랙이 흐를수록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분명 사이키델릭 하긴 한데, 락이 아니라 팝이나 재즈, 힙합이 너무 많이 섞인 느낌. 그 와중에 ‘Gaia’는 메탈에 가까웠고 말이다. 그들이 끊임없이 다작하는 밴드인 건 알고 있기에 그냥 새로운 시도, 잠깐 쉬어 가는 행보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여러모로 아쉬운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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