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3년 7월 1주)

NewJeans, NMIXX, 로이킴, Johnny Orlando 외

by 고멘트

"Super NewJeans"


1. NewJeans – [NewJeans 'Super S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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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을 재생하자마자 좋은 곡임을 직감할 수 있다. 저지클럽 비트와 빠른 BPM, 몽환적인 분위기와 진가성을 넘나드는 보컬은 전작 ‘Ditto’가 생각나지만, 조금 더 발랄한 연출을 통해 아슬하게 빗겨 나간다. ‘Ditto’보다도 가벼운 진행이다.


뉴진스는 단순히 저지클럽 비트를 사용한 노래를 부른 것에 그치지 않고, 가창이나 춤에서도 리듬에 대한 이해가 다른 팀에 비해 훨씬 깊다. 다섯 명의 보컬은 어느 누구 하나 리듬감이 부족하거나 감정이 과하지 않고, 역대 케이팝 걸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힙합 리듬의 안무를 구사한다. 다른 팀과 가장 차별화된 지점도 바로 안무 구사 능력이다. 처음으로 메가크루 형식에 도전했으며, 치어리딩이나 카드섹션이 떠오를 만큼 다양한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Attention’이나 ‘Ditto’에서는 리듬감을 기반으로 한 파운데이션 안무에 집중했다면, 이번 곡은 멤버들과 댄서들 사이의 합, 각도, 왁킹 등 칼군무의 요소들에 집중한 군무가 주를 이룬다. 이토록 다양한 춤 스타일을 보여준 걸그룹은 없었다.


지난해 8월 1일에 데뷔한 뉴진스는 아직 일 년도 채 안 된 팀이다. 이 짧은 시간 안에 걸그룹, 혹은 케이팝 씬의 모든 판도를 바꾸고, 압도적인 실력차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중들이 뉴진스에게 푹 빠진 건 다른 팀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자연스러움’ 때문이다. 안무, 표정, 콘셉트, 메시지, 심지어 세계관까지 과하거나 부담스러운 부분이 전혀 없다. ‘온 세상이 뉴진스’라 불리는 이유가 있다.





"독이 된 예쁜 음악"


2. NMIXX – ‘Roller Co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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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 : 지난 3월 첫 미니앨범 [expérgo]을 기점으로 대중적인 음악 스타일로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시도한 엔믹스가 약 4개월 만에 초고속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앨범 설명란에도 믹스팝이라고 기재되어있지만 구조 자체를 뒤흔들었던 데뷔 초의 다이내믹하고 격한 느낌은 완전히 사라진 듯하다. 보편적으로 듣기 편안한 이지리스닝 곡일수록 엔믹스 멤버들의 보컬은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리듬을 밀고 당기는 듯한 프리 코러스와 통통 튀는 듯한 펑키한 코러스가 더해져 KPOP에서 흔한 주제일 수 있는 ‘롤러코스터’에 엔믹스만의 개성을 부여했다. 처음으로 서지음 작사가와 JYP 소속 아티스트가 작업한 곡이다. ‘온몸이 다 젖은 채로 난 번쩍 눈을 떠 / 환상적인 순간에 사로잡혀서 / 소름이 막 돋은 채로 거칠게 숨을 쉬어 / 혜성처럼 밝고 선명했던 꿈’이라는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서지음 작사가 특유의 동화를 연상케 하는 가사는 청량함을 보여주기 위한 화룡점정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엔믹스가 우회하고 있는 방향은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MIXXPOP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난해했던 데뷔곡으로 인해 걸그룹으로서 입지를 안정적으로 다지지 못했던 탓일까. 확고한 컨셉을 줄곧 유지하고 있는 다른 4세대 걸그룹들과 달리 엔믹스는 대중성을 위해 한발 물러나 MIXXPOP에 통일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다른 걸그룹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을 선택했다.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한 KPOP 시장에서 안전한 음악을 택하는 것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중의 의견을 따를 것인가, 대중이 그들을 따라가게 할 것인가. 데뷔 2년 차인 이 시점에 하루빨리 정체성의 혼란을 잠재워야 한다.





"넘치게 담으면 너무 무거워져"


3. 로이킴 –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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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 로이킴의 디스코그래피는 크게 세 챕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4’에서는 포크 사운드와 풋풋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재즈, 댄스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싱글 ‘봄봄봄’을 통해 본격적으로 데뷔한 후에는 정규 2집 [HOME], 정규 3집 [북두칠성] 등을 거치며 섬세함이 두드러지는 발라더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공백기 후 발매한 정규 4집 [그리고]에서는 록 사운드를 강조하고 감정을 과하게 끌어올리면서 이전의 풋풋함도 섬세함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 ‘여름날 우리’ OST ‘잘 지내자, 우리’에서는 로이킴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살펴볼 수 있었다. 전반부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에 중 저음의 음색이 더해지며, 가사를 툭툭 던지는 듯한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돋보였다. 중반부에 들어서는 세밀한 감정 조절에서 나오는 미세한 떨림이 스트링 사운드와 적절하게 어우러지며, 곡이 가지고 있는 아련한 감정선을 살려냈다. 그러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돌연 일렉 기타가 강조되고 감정선이 무거워지면서 섬세함이 지탱하고 있던 곡의 몰입도가 떨어져 버렸다.


이전 로이킴의 음악은 ‘절제의 미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음역대를 무리하게 높이거나 사운드를 과하게 채우거나 극적인 진행을 연출하지 않았다. 포근하면서도 무게 있는 목소리 자체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했다. 덕분에 터질 듯하다 결국 터지지 않고 눌러버리는 감정선으로 이어지면서, 곡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는 여운을 남기는 효과를 가져왔다. 영화의 결말 역시 해피 엔딩과 새드 엔딩 사이에서 여운을 남기는 만큼 로이킴의 OST에서는 이전의 절제적인 음악을 다시 들려주기를 기대했으나, 이번에도 록 사운드를 가지고 감정을 애매하게 터트려버리고 말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었다.





"자, 이게 여름이야!"


4. Johnny Orlando – ‘Anywhere With You (From The Animated Film "Butterfly Tale")’

율무 : 계절의 장르화. 계절이 돌아오면 온도, 습도, 조명에 따라 찾게 되는 노래가 있다. 오늘같이 무더운 여름날이면 흔히 ‘썸머송’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성 싱글을 발매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트로피칼 하우스와 일렉트로닉 장르는 에너제틱한 여름의 청량함을 투영하여 노래하게 된다.


이 곡을 통해 Johnny Orlando는 부드럽지만, 호소력 짙은 창법의 이점을 살려 그가 가장 잘하는 스타일을 소화했다. 교과서처럼 전형적으로 흘러가는 구조이지만, 악기 세션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고 2절 후렴구에 코러스를 넣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새로운 탑라인이 등장하는 브릿지에서는 합창을 통해 울림을 주는 듯한 잔향을 만들고 소리를 풍부하게 만들어 곡의 지루함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었다. ‘너와 함께라면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노랫말은 청명하고 선율적인 멜로디와 조화되어 트로피칼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클럽과 페스티벌 뮤직이 성행했던 5~6년 전 당시 전 세계 트렌드에 발맞춰 KPOP도 트로피컬 하우스를 엄청나게 쏟아낼 때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페스티벌 전면 취소와 더불어 페스티벌 뮤직을 찾는 이들이 대폭 감소하였고, 오늘날 국내외 음원 차트는 SNS를 통해 바이럴 될 수 있는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트로피칼이 차지하는 시장은 매우 작아졌다. 최근 여름이면 뉴진스 기반의 저지클럽이나 개러지 음악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트로피칼을 마주하는 격이 되었다.





"슬픔을 표현하는 가장 고차원적인 방법"


5. LANY – ‘Alonica’

: 사람에 대한 상처로 인한 외로움과 그 감정에서 기인한 공허함이 느껴진다. 최소한의 킥 사용과 느린 속도감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보컬은 기존의 곡들보다 좀 더 힘을 빼고 가창하고 멜로디도 음폭이 크지 않게 진행되지만 감정의 변화가 잘 표현되어 있다. LANY의 강점은 인디씬을 표방하는 듯하면서도 대중(특히 현세대)을 계속 의식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 곡 역시 어려운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사운드와 멜로디는 보다 단순하다.


‘Alonica’는 혼자 있는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자기 자신만으로 온전한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그 세계관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재와 미래, 희망과 절망, 사람에 대한 기대와 실망, 감정의 요동과 평온 등 양가적인 요소가 모두 존재한다. 너무 아프게 들리기도, 따뜻한 위로로 들리기도 한다. 사람마다 감정의 종류와 크기가 다르듯, 이 노래의 감상도 모두 다를 것이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6. Tai Verdes – ‘San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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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 ‘Stuck In The Middle’을 시작으로 틱톡에서 유명세를 탄 Tai Verdes는,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는 과정을 텍스팅에 비유해 재치 있게 표현한 ‘how deep?’을 통해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긍정’이다. 주제에 슬픔과 우울함이 담겨있어도 직관적이면서 중독적인 멜로디를 통해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앨범마다 구성에 조금씩 변주를 주었다. 정규 1집 [TV]에서는 레게를 중심으로 템포를 낮추고 진행을 단순화하면서 서정적인 감성을 극대화했다. 이후 정규 2집 [HDTV]에서는 디스코, 펑크,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세련되게 해석하면서 제목처럼 이전보다 더 선명한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싱글 ‘Sandman’은 TV와 HDTV 사이에서 애매한 선명도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TV]에서의 독보적인 감성이나 [HDTV]에서의 세련된 스타일보다는 어딘가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빠른 템포의 4/4 디스코 리듬 위에 신스 사운드를 은은하게 깔아주면서, 80년대의 레트로한 감성을 녹여내 이지리스닝 기조를 공략하는 동시에 여름의 칠한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시도인 듯하다. 그런데 그것이 Tai Verdes의 매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있는 장치라고 하기는 어려울 같다. ‘AOK’에서는 무심하게 내뱉는 듯한 랩이 곡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고, ‘how deep?’에서는 R&B 스타일의 그루비한 보컬이 사랑이라는 곡의 주제에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Sandman’에서는 갑자기 이펙터의 비중이 커지고 가성으로 평이하게 진행되면서 아쉽게도 랩 또는 보컬 어느 쪽에서의 매력도 선명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John Mayer가 정규 8집 [Sob Rock]의 타이틀 ‘New Lights’에서 레트로 감성이 짙은 디스코를 선택한 것이 떠올랐다. John Mayer는 기본적으로 느린 템포의 블루스 위에서 Stevie Ray Vaughan이나 Jimi Hendrix의 전성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화려한 일렉 기타 플레이를 즐긴다. 때문에 디스코를 통해 템포를 높이고 구성을 단순화한 것이 강한 일렉 기타 사운드에 묻혀 있던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돋보이는 반전 효과를 가져왔다. 슬램덩크식 표현을 빌리면 화려함을 가진 John Mayer는 도미, 감성을 가진 Tai Verdes는 가자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자신이 가진 매력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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