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2년 6월 1주)

아도라, 브레이브걸스, 세븐틴, 조유리 외

by 고멘트

ADORA - ‘Trouble?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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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아도라는 이번 싱글을 포함해서 총 3개의 음원을 발매했는데, 곡들의 장르와 결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다소 섬뜩하고 키치한 분위기의 데뷔곡 ‘MAKE U DANCE’, 전형적이지만 확실한 서정성을 갖춘 발라드곡 ‘어린이름’, 그리고 이번 싱글 ‘Trouble? TRAVEL!’의 경우에는 스트링 사운드와 브라스 사운드를 활용해 마치 어릴 적 기억 속 놀이공원과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sub urban과 비슷한 분위기로 나름 특색 있는 색채감을 가져왔던 데뷔곡과는 다르게 이후 싱글들은 대체로 특징적인 색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러한 곡들이 서로 너무 다른 느낌이다 보니, 아도라의 음악적 정체성이 무엇인지가 희미하다. 이후 발매될 앨범에서는 정립된 색채를 가진 아티스트 “아도라”가 보였으면 좋겠다.



브레이브걸스(Brave Girls) – ‘Whi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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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덤2>가 파이널 싱글을 공개하며 막을 내렸다. 케플러와 이달의 소녀, 우주소녀의 세 곡은 섞어놓으면 곡을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곡이 가진 콘셉트나 분위기가 비슷해서 매력이 반감됐다. 효린은 본인의 솔로곡들보다 조금 더 힘을 주긴 했지만 곡의 진행이 자연스럽지 못해 어색하고, 비비지는 여자친구의 색이 짙은 곡을 택해 어울리는 옷을 걸쳤다. 6개의 트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브레이브걸스의 ‘Whistle’이다. 시크함과 몽환, 걸크러쉬한 연기 없이 자연스러운 감정을 이끌어 낸 무대는 브레이브걸스가 유일했다. 큰 메시지나 포부를 담지 않아도 시청자와 리스너를 신나게 만들며 댄스곡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속도감 있는 하우스에 시원한 민영의 보이스를 얹으니 3분 만에 여름휴가의 피서지를 연출한다.



세븐틴 - [Face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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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데뷔 이래로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멤버의 이탈 없이 여전히 잘 순항 중인 세븐틴이다. 정규 앨범인 만큼 양질의 다양한 장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각 곡들이 확실한 소재들을 차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돈키호테”, “행진”, “도미노” 등 곡의 제목이기도 한 소재들을 유연하게 잘 사용하였고, 또한 그 소재와 어울릴 법한 장르들로 잘 구성해냈다. 요새 여타 아티스트의 앨범을 감상한 뒤에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세븐틴의 이번 앨범은 귀에도 그렇고 뇌에도 그렇고 무언가 남기는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유리 – ‘러브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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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브, 르세라핌, 권은비, 최예나 등 아이오아이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알맞은 자리에 둥지를 틀고 있는 아이즈원이다. 그 중 조유리는 메인보컬이었기 때문에 보컬에 많이 집중하지 않을까 했는데, 댄서블한 면모를 잃지 않으며 ‘GLASSY’ 같은 괜찮은 트랙을 남겼다. 기대를 한 탓인지, ‘러브 쉿!’은 뻔한 진행을 보이며 듣는 재미를 뚝 떨어뜨린다. 2000년대의 에이브릴 라빈이나 2007년의 '비밀번호 486' 소환은 여러모로 같은 그룹 출신의 최예나를 떠오르게 하는데, 콘셉팅과 보컬의 표현이 확실했던 ‘SMILEY’보다 더 나은 지점이 없다. 가사 역시 ‘SMILEY’에선 빌런을 교화시키고자 하는 독특함으로 곡의 무난함을 커버해 주었는데 이 곡은 소재와 표현하는 방식 모두 흔하고 진부하다.


같은 그룹 출신인 이유로 둘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지만, 동시대에 활동하는 ‘댄서블한 여자 솔로 보컬’로 생각해 봤을 때 조유리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곡을 압도하는 보컬의 힘이라도 있었어야 한다.



Harry Fitzgerald – ‘Better Thoughts’


: 이른바, ‘홍대감성’이다. 밴드 혁오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보컬이 조금 더 대중 팝에 가까우며 딕션을 많이 흘리진 않는다. 악기들의 조화가 조악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음악이 좀 더 자연스럽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전 싱글인 ‘Head in Knots’에서도 그랬는데, 이번 싱글은 사람들의 대화 소리나 일상 소음 등을 삽입해 더욱 그런 라이브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장르의 구분은 팝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악기의 사용이 대범한 부분이 많아서 소프트 락/메탈의 느낌도 느낄 수 있다. 국내 음원 사이트에 단 두 싱글 밖에 발매되지 않은 아티스트라서, 큰 사이즈의 앨범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기대가 된다.



Oliver Heldens - ‘I Was Made For Lov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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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슬슬 뻔해지고 있는 듯한 퓨처 하우스 장르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트랙이 아닐까. 쫀득하고 찰진 베이스 라인은 퓨처 하우스의 기본 덕목인지라 약방의 감초처럼 당연히 있어야 하는 구성 요소이지만,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요하게 사용되는 Choir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요소이다. Childish Gambino의 ‘This Is America’에서 사용되었던 것처럼 마냥 곡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것이 아닌 곡의 중요 요소로 잘 비벼낸 것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덕분에 퓨처 하우스 장르의 특성상 일반적으로 다소 비거나 약하게 느껴질 수 있는 트랙의 위쪽 부분을 맛깔나게 잘 채워줬다. 이 정도면 지난 싱글 ‘Deja Vu’에 이어서 들어줄만한 상당히 괜찮은 싱글이 발매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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