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멘트 Aug 22. 2023

스우파 트렌드가 “스”며든 케이팝 퍼포먼스

스트리트 댄스가 더해진 아이돌 코레오그래피의 현주소

2021년 08월 엠넷에서 방영된 여자 댄스 크루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하 스우파)는 굿데이코퍼레이션(TV화제성 분석 기관)의 조사 결과 비드라마 TV 부문에서 화제성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스우파의 열풍을 두고 한 기사에서는 엠넷의 ‘시선 전환’을 가장 큰 인기의 비결로 뽑았다. 여기서 말하는 ‘시선 전환’은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줬던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선 전환’ 전략이 먹힌 이유는 페미니즘이 불러온 2030 여성들의 인식 변화와 관련이 있다. ‘인생의 주인공은 곧 나’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한 ‘아내’ ‘엄마’ ‘조력자’ 등의 사회적 지위에서 스스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의 간절함이 들어있는 것이다. 가부장제가 부여한 사회적 위치로 인해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왔던 여성들의 주체적 인생을 추구하는 것과 연예인을 빛나게 했던 댄서들이 스스로 빛난다는 스우파의 설정이 일치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엄마’라는 사회적 직위에 가로막히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꿈을 추구하는 스우파의 출연했던 아이키를 들 수 있다.




스우파 이후 주목을 받지 못했던 댄서들의 직캠이 등장하고 비주류 춤 장르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아이돌 퍼포먼스의 궤도를 바꾸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스트리트 댄스 장르가 케이팝 시장에 활발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단 간단한 용어를 정리하면 코레오그래피는 음악에 맞는 춤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것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안무가라고 하며, 케이팝 안무는 그러한 안무가들이 먼저 음악에 맞는 퍼포먼스를 만들어 탄생하게 된다.




구체적인 예시로 IVE의 ‘LOVE DIVE’ 음악에 맞게 안무가 ‘LACHICA’와 ‘FreeMind’는 퍼포먼스를 제작했으며, 이것을 코레오그래피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안무를 아이브가 추면 방송댄스(방송에서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 추는 춤)가 되는 것이다.  


스트리트댄스는 설명하자면 역시가 길고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해 많은 대중들이 아는 팝핑, 락킹, 비보잉, 왁킹, 힙합댄스, 하우스, 크럼프 등을 모두 포함한 춤 장르다. 댄서들이 서로 배틀 할 때 주로 선보이는 장르이며 케이팝 안무에 노골적으로 녹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높은 난이도 때문이다. 평범한 춤보다 더욱 정확한 박자 감각을 요구하기에 전문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한 지 별로 되지 않는 아이돌은 쉽게 도전할 수 없다. 과거 안무 커버 조회수가 2,000만 회를 넘을 정도로 퍼포먼스에 큰 자신감을 가진 ‘이달의소녀’역시 락킹을 처음 시도하는 것에 큰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스우파의 인기 때문인가 최근 뉴진스는 신곡 ‘Super Shy’에서 노골적으로 왁킹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이것은 처음이 아니다. 스우파가 끝난 2021년 후반부터 많은 케이팝 코레오그레피 댄스와 스트리트댄스를 접목시킨 퍼포먼스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권은비는 ‘Glitch’에서 보깅을 가지고 왔으며, 강다니엘은 ‘Upside Down’에서 비보잉을 선보였다. 팝핑 장르로 큰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댄서 팝핀현준는 유튜브 ‘The CHOOM (더 춤)’에서 강다니엘을 보고 비보잉 춤을 저렇게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극찬했다. 이처럼 이제는 전문적인 댄서에게도 큰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케이팝 안무는 성장하고 있다.




옛날부터 케이팝 퍼포먼스는 시대적 흐름을 많이 반영했다. 예를 들어, 셔플댄스가 한참 인기를 얻은 2010년대 초반 티아라의 ‘Lovey-Dovey’ 그리고 틴탑의 ‘장난아냐 (Rocking)’는 노골적으로 셔플댄스를 선보였다. 이를 봤을 때 뉴진스의 ‘Super Shy’가 왁킹 춤을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게 들어온 이유를 생각하면 역시 스우파의 영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스우파를 통해 케이팝 소비자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심오한 안무 장르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스트리트 댄스뿐 아니라 세븐틴의 ‘손오공’처럼 하나의 메가 크루 형식의 퍼포먼스를 접해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기 시작했다. 또한 이번 8월부터 스우파 시즌 2가 방영된다. 전 시즌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잼 리퍼블릭’ 같은 글로벌 댄스 크루가 경쟁에 들어와 보다 풀이 넓어진 것이다. 스우파 2의 참가하는 크루는 선공개 영상으로 케이팝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기대했던 것처럼 스트리트 댄스를 시작으로 코레오그래피까지 폭넓은 장르를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방송이 끝난 후 힙합 사운드와 잘 매치되는 크럼프와 에스파의 ‘Next Level’에서 사용된 터팅 장르의 춤이 인기를 얻어 케이팝 안무에 추가될 것이라 생각한다. 케이팝이 다른 음악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은 청각을 자극하는 음악에 시각적 요소를 잘 첨가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메가 크루 또는 스트리트 댄스의 추가로 퍼포먼스의 질이 올라간 것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며, 앞으로 많은 아이돌 그룹은 새로운 퍼포먼스 장르에 도전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보일 거라 기대된다.


참고자료

http://www.gp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93632

https://ppss.kr/archives/247391  





by 만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