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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멘트 Oct 05. 2023

성장형 아이돌은 이제 지겨워

올 라운더보다 더 완벽함을 추구하는 시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이이돌 그룹의 흥행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보통 연습생들을 메인으로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하지만 최근 방영된 [소년판타지 – 방과 후 설렘 시즌2]을 통해 데뷔한 ‘판타지보이즈(FANTASY BOYS)’를 보면 시청자 투표를 기반으로 구성된 그룹이라도 대중성이 낮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금주 기준 유튜브 구독자 약 3만, 인스타 5만) 그래도 3세대 아이돌까지는 미숙함이 ‘성장형 아이돌’이라는 이미지의 단초가 되어 셀링이 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요새는 더 이상 이런 포인트도 상품성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룹 I.O.I(아이오아이)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프로듀스 101]을 통해 만들어진 그룹 I.O.I(아이오아이)의 멤버 김소혜가 ‘성장형 아이돌’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어리숙한 보컬과 댄싱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첫 화 투표 결과 24위라는 높은 결과를 얻었다. 물론 어느 정도 김소혜를 위한 매력적인 연출과 피디픽이 있었지만, 결국은 대중의 취향이 ‘어리숙하지만 열심히 하는 성장형 아이돌’에 쏠린 시점은 이때부터였다. 이 이후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실력이 없는데 왜 나왔지?’ 싶은 인물들이 많이 출현했다. 그리고 또 신기하게도 대중픽을 받아 데뷔를 했다. 대표적으로 연습생 6개월 만에 데뷔한 워너원(Wanna One)의 라이관린, 프로그램 방영 초반 실력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은 아이즈원(IZ*ONE)의 사쿠라가 있다. 


이렇게 미숙한 실력에 비해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 등장한 이유는 2세대 아이돌이 보여준 완벽함이 극에 달았기 때문이다. 당시 음악방송을 보면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와 격한 안무를 소화하는 그룹이 대다수인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아이돌이 AR을 깔거나 첫 주 방송에서는 립싱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에 비하면 당시는 아이돌의 탄탄한 실력이 당연한 시대였다. 그래서 이와 같은 완벽한 모습에서 ‘칼군무’와 ‘신비주의’라는 단어도 함께 등장했다. 이런 모습이 우러러보게 하는 아이돌의 이미지를 형성하면서도 미숙함이라는 영역은 아이돌에게는 굳이 필요 없는 역량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저렇게 실력도 없는 아이가 나와서 아이돌을 한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어딘가 찡한 감정이 올라와 응원하게 되고 그런 감정이 투표라는 행위를 통해 발현되어 3세대에 들어 ‘성장형 아이돌’이 나오게 되었다.

플레이브(PLAVE)


이렇게 완벽함(2세대)에서 미숙함(3세대)을 추구하는 흐름에서 또다시 완벽함(4세대)을 추구하는 흐름이 오고 있다. 상향 평준화된 아이돌의 실력도 있지만 버추얼(혹은 메타) 아이돌의 등장이 눈에 띈다. 메타 아이돌의 메이브로 시작하여, 플레이브 그리고 이세계아이돌과 같이 더 이상 비주얼적으로 꼭 인간이지 않아도 된다. 어찌 보면 그동안 인간 아티스트라면 실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완벽한 보안하여 높은 퀄리티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버추얼 아이돌이다. 물론 구현되는 이면에는 인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주얼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2세대와 또 다른 완벽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세계아이돌

물론 아직까지는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지만 최근 이세계아이돌의 <KIDDING>이 멜론 일간 차트 2위까지 한 것을 보면 대중에게 어필만 된다면 버추얼 아이돌의 파이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렇게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아이돌은 기획자 입장에서도 시도해 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다. 거대한 자본력을 배후에 두고 높은 수준의 완벽함과 인간 아티스트이면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해 보다 깔끔하게 통제할 수 있기에 앞으로 더 많은 버추얼 아이돌이 등장할 것이다.






by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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