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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멘트 Oct 10. 2023

우리가 주목해야 할 케이팝 데뷔 프로모션 3가지

콘텐츠 전쟁은 데뷔 전부터 시작된다

들어가며


유튜브의 확장으로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특히 유튜브는 콘텐츠 시장에서 제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케이팝 씬에서도 아티스트 자체 제작 콘텐츠(일명 자컨)를 제작하는 등 가장 유용한 콘텐츠 창구가 되었다. 그것에 더해 신인 아티스트 데뷔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홍보를 하는 유행이 생겼다. 우리가 일명 ‘데뷔 프로모션’으로 통칭하는 이 콘텐츠들은 크게 ‘서바이벌 프로그램’, ‘세계관/ 스토리 트레일러’, ‘멤버 소개 콘텐츠’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번 글을 통해 간단한 정의를 내린 후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러한 콘텐츠를 가장 잘 활용한 베스트 영상을 소개하겠다.



1. 서바이벌 프로그램

Ex : “[1차 티저] HYBE Next Girl Group Debut Project | 〈R U Next?”   

쉽게 말해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Mnet에서 방영된 <프로듀스 101>을 생각하면 된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다양한 기획사 연습생을 모아 경연을 했다면 유튜브를 통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한 기획사에서 내부 연습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또한 경쟁을 하면서 대중이 멤버 선정에 관여를 할 수도 있으며 이것은 초반 팬덤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최근 YG, SM, JYP, HYBE 모든 대형 기획사에서 빼놓지 않고 진행을 할 만큼 현재 케이팝 시장에서 가장 핫한 데뷔 프로모션 방법이다.   


장점: 오늘 소개할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가장 화제성을 높이기에 용이하다. 케이팝을 소비하는 대중이 그룹의 멤버 선정에 관여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을 충성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며, 멤버들의 실력과 서사를 직접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유튜브는 해외 시장도 보다 쉽게 겨냥할 수 있기에 방송 기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 


단점: 과거 연예계를 뜨겁게 만들었던 <프로듀스 101>의 조작 의혹, PD 픽 등 다양한 논란은 유튜브 기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 대중들의 투표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달콤한 말은 그것이 100%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 앞서 언급한 대표 영상에서는 최종 6명의 멤버 중 4명이 소속사의 픽으로 데뷔를 했으며, 밑에 소개할 영상에서는 탈락이라는 시스템을 없앴기에 과연 서바이벌이라는 단어의 통용 범위가 어디일까? 이런 궁금증을 야기했다. 


Best : YG NEXT MOVEMENT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다양한 무대를 통해 아티스트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YG의 다음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는 프로그램 <Last Evaluation>을 통해 멤버들의 재능과 비주얼을 데뷔 이전 미리 선보였으며, 채널의 유튜브 구독자는 300만을 돌파했다. 케이팝 시장이 글로벌적으로 확장되고 그룹이 해외로 나아가는 시기 또한 단축된 현재의 시점에서 데뷔 전 이러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남아있다. 



2. 세계관/스토리 트레일러 

Ex : “FEARLESS TRAILER 'The World Is My Oyster' - LE SSERAFIM”    


‘세계관/스토리 트레일러’ 영상은 전체적인 그룹의 세계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2012년 초능력을 모티브로 데뷔한 EXO 때부터 활발하게 케이팝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BTS의 [화양연화] 또는 [LOVE YOURSELF 起承轉結 Series]가 가장 대표적이다. 특히 OSMU 기반으로 케이팝 아티스트의 IP를 웹툰, 영화까지 확장하려 노력하는, 자본력이 많은 회사에서 주로 시도하는 프로모션이다.  


장점: 만약 그룹의 세계관이 기승전결 형식으로 잘 이루어진다면, 콘텐츠로 무한히 재생산이 가능하다. 영화, 드라마, 웹툰은 물론, 뮤직비디오 역시 10분이 넘는 스토리 형식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아티스트 하나의 IP를 통해 수익을 낼 방법이 다방면으로 늘어난다. 또한 팬덤 차원에서도 과몰입을 유발하면서 그들의 결속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단점: 세계관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과정에는 막대한 자본력이 든다. 또한 이달의 소녀, 드림캐쳐처럼, 세계관을 적극 활용하는 그룹을 론칭했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아 대중성을 잃어 특정 시장만 공략하는 현상이 다반사다. 덧붙여서 메타버스 세계관의 에스파와 날개를 잃은 6 천사를 모티브로 한 르세라핌 역시 그룹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평균 아이돌 그룹의 계약 기간인 7년 동안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완벽히 보여주는 그룹은 앞으로도 흔하게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Best: ENHYPEN (엔하이픈) Debut Trailer 1 : Choose-Chosen


우리에게 주어진 데뷔는 ‘스스로의 선택’일까 아님 ‘선택을 받은’ 것일까? 이러한 내적 갈등의 스토리를 데뷔한 엔하이픈은 현시점 가장 세계관이 탄탄한 그룹이다. 데뷔 3년 만에 초동 20만 장을 시작으로 최근 앨범에서는 130만 장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심오한 세계관은 대중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단점을 무마시켰다. 보다 더욱 세계관을 확장시키기 위해 첫 정규 앨범 [DIMENSION : DILEMMA]에서는 피를 쫓는 뱀파이어로 콘셉트를 잡았다. 이러한 전략은 대성공이었으며, 네이버 웹툰 <DARK MOON: 달의 제단>에서는 그룹의 멤버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됨과 동시에 세계관을 모티브로 스토리를 풀어내면서 적극적인 OSMU가 진행되고 있다. 



3. 멤버 소개 영상

Ex : “Who’s There?|Hello World, This is SUNGHO - BOYNEXTDOOR (보이넥스트도어)”


과거에는 단순히 언론 보도를 통해 그룹의 멤버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면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해 멤버 공개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것 역시 데뷔 프로모션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미지적인 부분을 잘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를 위한 색감 또는 기본적인 연출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멤버들이 팀에서 맡고 있는 포지션과 함께 간단한 TMI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장점: 멤버가 그룹에서 맡은 포지션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제작을 했기에 대중의 머리에 쉽게 각인된다. 데뷔 후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자체 콘텐츠에서 차근차근 파악해야 하는 멤버의 특징과 성격을 보다 먼저 알 수 있기에 팬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초반 팬층을 구축하기 용이하다. 


단점: 최근 대부분의 멤버 소개 영상이 1분대로 제작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짧은 시간 동안 멤버+그룹 두 가지 모두를 홍보하는 것에 제약이 있다. 더불어 형식적인 멤버 소개 영상으로 남게 된다면 다른 그룹과의 차별성이 없어진다. 따라서 그룹 고유의 특성과 멤버의 매력이 제대로 담긴, 즉 브랜딩/이미지적으로 세련된 프로모션으로 아직은 보편화되진 않았으며, 보이넥스트도어의 사례처럼 디테일에서 보다 차별을 두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Best: SHOW WHAT I HAVE - IVE REI


2022년에 데뷔한 아이브의 멤버 소개 영상은 독특한 연출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룹 특유의 키치함이 멤버 소개 콘텐츠에서 잘 스며들었다. 그룹에서의 포지션, 성격 등 많은 것들을 아이브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연출을 통해 보여주었으며, 지루함을 덜기 위한 화면분할과 독특한 자막은 타 그룹의 멤버 소개 영상에 비해 큰 메리트가 있다. 또한 아이즈원으로 활동해 많은 인지도가 있는 장원영의 조회수(178만), 그리고 안유진의 조회수(186만)보다 이 콘텐츠를 통해 처음 공개가 된 멤버 레이의 조회수(240만)가 더 높다는 점에서 효과적으로 멤버를 홍보했다고 할 수 있겠다. 




마치며


최근 케이팝 시장은 음악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 그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시작으로 비주얼이 매우 중요하며, 독특한 콘텐츠로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기획사들은 경쟁하고 있다. 어쩌면 데뷔 프로모션은 이러한 콘텐츠의 일환으로 작용해 그룹의 성공을 결정짓는 작지만 큰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저 꼭 밟아야 하는 하나의 계단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프로모션 영상 한 두 개에 그룹의 명운이 달려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절대 바뀔 수 없는 한 가지 법칙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신인 그룹에게 주어진 기회와 시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작은 콘텐츠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지금 당장 분명한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추후 알고리즘으로 인해 영상이 급물살을 탈 지도 모른다. 프로모션의 경우 앞서 언급한 3가지 콘텐츠를 통해 그룹의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켜 양산형 아이돌이 아니라는 것을 빠르게 증명하는 것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by 만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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