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2년 6월 3주)

드리핀, 예빛, 폴킴, 히미츠, John Legend, Sub Urban

by 고멘트

드리핀(DRIPPIN) – ‘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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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과감하다. 공격적인 기타와 베이스도 그렇고, 퍼포먼스 역시 드리핀이 보여주었던 무대 중 가장 강렬하다. 윗세대의 몬스타엑스나 NCT, 같은 세대의 엔하이픈 등의 아티스트가 스치긴 하지만, 이 곡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고, 훌륭한 표정 연기를 해내는 황윤성이라는 좋은 재목을 발견하게 해 준다.


아쉬운 점은 꽤나 괜찮은 곡이 <아이돌>이라는 카테고리에 재단되어버린 점이다. 물론 거대한 세계관 연출이 필수가 됐지만, 곡보다 급히 앞서버린 것은 곡 자체에 대한 몰입감이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실제 보컬 멤버들의 역량 한계인 건지, 보컬 디렉의 문제인 건지 모르겠지만 표현력이 아쉽게 느껴지고, 어떻게든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는 강박이 앨범 소개에 드러난다. 음악 자체에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부차적인 요소가 아쉬워진다.



예빛 -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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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음원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앨범이 몇 장 팔렸는지, 어떤 상을 받았는지. 점점 수치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세상이지만, 결국 아티스트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목소리와 음악이다. 예빛을 커버 유튜버로 처음 알게 되었으나 목소리와 음악으로 만들어나가는 ‘아티스트 예빛’만의 길은 매우 확고하다. 예빛의 목소리는 짙은 감성을 가진 곡을 노래할 때 가장 빛이 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다양한 곡들을 소화하고 있다. ‘여정’은 예빛의 단단하고 깊은 목소리를 잔잔한 보사노바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이런 곡들을 맛있게 만드는 것도 목소리가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폴킴 – ‘One Mor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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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킴의 큰 강점은 본인의 프로듀싱 안에서 본인의 보컬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곡들을 가창한다는 점이다. 특이한 발성이 빛날 수 있는 음역과 그에 맞는 멜로디를 직접 만들기 때문일 터.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역시 매우 유려한 진행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가창하여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그렇다 보니 한계를 명확히 긋게 된다. 앞선 여러 정규앨범들과 그다지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약간의 외전 같은 싱글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비슷하다. 폴킴이라는 아티스트에게 한 두 번 정도의 변곡점은 괜찮지 않을까.



히미츠(Hemeets)- ‘신장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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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귀에 착 달라붙는 멜로디와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사운드 구성까지. 하나의 곡을 이룰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그야말로 완벽하게 잡아내었다. 한 마디로 줄여 말하자면 굉장히 찰진 곡이다. 조금 과장해서 곡을 감상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요소가 마치 귀에 새겨지는 것 같았다. 혹자는 B급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쭙잖은 주제의 애매한 곡을 땜빵처럼 발매하느니 위처럼 확실한 컨셉을 갖춘 곡을 발매하는 것을 훨씬 높게 평가하고 싶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히미츠가 계속해서 이러한 곡을 추구한다면 다음 앨범은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겠다.



John Legend – ‘Honey’


: 2분 21초라는 굉장히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보컬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더티 사운드와 드럼이 겹쳐지며 드라이하지만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그 위에 얹어진 존 레전드의 목소리는 화려한 악기 못지않다. ‘Honey’라는 상투적인 표현도 끈적하게 표현하며 곡의 분위기를 단번에 농염하게 연출한다. 후반부에는 관악기와 함께 능수능란하게 보컬이 줄타기하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다만 곡의 러닝타임이 짧다 보니 여성 보컬의 피처링이 꼭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존 레전드의 보컬로만 채웠어도 충분히 좋았을 것 같다.



Sub Urban - [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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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한 곡 한 곡의 사운드적 개성과 흥미로움은 분명 큰 무기이지만, 막상 모아놓으니 전반적으로 곡마다 비슷한 느낌인지라 점점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의 기대감 같은 것이 사라진다. 또한 곡들의 러닝 타임이 짧다 보니 곡에서 곡으로 넘어가는 호흡 역시 짧은 편이라 기대치는 더욱 금방 떨어지게 된다. 큰 부담 없이 재생할만한 나름 특색 있는 앨범이지만, 결국 사용되는 사운드들이 서로 비슷하기도 하고 분위기는 흐리게나마 예상할 수 있다. 특이한 곡들을 정규로 모아놓으니 외려 퇴색되어버리는 이상한 형색이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곡을 꼽자면 ‘DIAMOND’ 정도. 이 곡 역시 크게 다른 분위기는 아니지만, 간단한 드랍 파트가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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