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악시장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음악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BBMA(Billboard Music Awards)’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MMA(Melon Music Awards), MAMA, CCMA(Circle Chart Music Awards) 등 있지만, 계속해서 성장해 가는 K-POP과는 달리 시상식은 성장해 가지 못하고 있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차트가 없다는 것이다. MMA를 진행하는 Melon은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의 스트리밍 플랫폼이지만, 한 기업이 차트를 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장의 Hot 100차트 부활 역시 특정 기업의 가수를 향했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고, 오랜 기간 차트에 있으면 잠깐동안 차트 밖으로 내보내는 빌보드와는 다르게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작년 발매된 음악들이 현재까지도 차트 상단에 존재하고 있다. 써클차트(이전 가온차트)라는 국내 음악차트를 대표하기 위한 차트가 생겨났지만, 멜론, 지니, 벅스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 또한 차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써클차트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 않다.
써클차트만이 정답은 아니다. 써클차트 집계 방식은 스트리밍 플랫폼만을 통해서 집계하기 때문에 총공이라는 팬덤 문화에 약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스트리밍 플랫폼의 차트를 없애는 것은 어떨까?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타이달 등 해외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순위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Top Hits, 인기곡 등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지만, 숫자는 플레이 횟수를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타이틀 표시가 없어 좀 더 다양한 음악을 편견 없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들 역시 순위를 삭제한다면 어떨까?
순위를 삭제하였을 때 장점은 대중들이 본인의 취향을 찾아 듣게 되면서 인디 음악, 중소 엔터테인먼트의 발매 음원들이 충분히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럴의 영향도 줄어들면서 건강한 음악시장으로 발돋움은 할 수 있을 것이라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이유 또한 충분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팬덤 문화로 커온 국내 음악시장 및 K-POP이 순위가 사라진다면 눈에 보이는 수치가 없어 팬덤의 소비가 적어지고 이는 곧 국내 음악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K-POP의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대형 엔터테인먼트가 메리트를 많이 가져가는 현 국내 음악시장의 시스템을 쉽게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가수이자 작곡가인 ‘윤종신’은 과거 몇 가지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실시간 차트(現 Hot100), Top100 전체 재생 이 두 가지는 확실한 문제라고 본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으며, “차트는 현상의 반영인데 차트가 현상을 만드니 차트에 올리는 게 목표가 된 현실”이라며 꼬집었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Top100 전체 재생일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대중들은 음악을 찾아 듣지 않고 Top100에 있는 전체 재생 버튼을 한번 누르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으로 Top100은 더더욱 콘크리트화 되어가고 변화를 불러오지 않는다. AI가 발전하면서 음악적 큐레이션을 해외 플랫폼들은 적극 활용하고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리스너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최대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멜론, 벅스, 지니’는 리스너를 위해 무엇을 노력하는 것인지 다가오지 않는다. 음원 서비스를 대신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는 기업 간의 이해관계 아닌 리스너와 창작자의 커뮤니케이션 연결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필자 역시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순위가 사라진다면, 당장의 문제가 걱정되긴 하지만, 이전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음악시장 전체의 성장과 신인 아티스트 및 숨겨진 국내의 아티스트들이 성장할 수 있고 좀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by 페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