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2년 상반기 ①)

IVE, 수지, NCT Dream, 빌리, Harry Styles 외

by 고멘트

IVE - 'LOVE D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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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말, 'ELEVEN'의 성공은 아이브라는 그룹의 색을 보여주면서 높았던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이었다. 후속 싱글 ‘LOVE DIVE’는 아이브의 성공이 한 번의 반짝탄이 아니었음을, ‘좋은 음악’으로 도전한 승부였음을 증명한다.


신인 걸그룹에게 요구되는 콘셉트를 대부분 수용하면서도, 자기주도적 시선을 동반했다. 신인다운 당참과 무모함, 자신을 사랑하는 당당함과 당돌한 자세 등 여러 가지의 복합적인 메시지가 ‘숨 참고 LOVE DIVE’라는 구절 하나에 응축되어 있다. 3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기승전결을 담아야 하는 대중가요에서 이토록 효율적인 가사가 또 있을까. 가히 올해를 대표할 만한 캐치프레이즈다.


고작 두 번째 싱글일 뿐인데 큰 영향력을 보이는 아이브다. 물론, 장원영, 안유진 등 이미 스타였던 멤버들의 공도 있겠지만, 제일 큰 기반은 역시 좋은 음악이다.



수지 - ‘Satel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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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나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쓰에이”라는 그룹이 어느새 대중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요즘. 수지 역시 이제 가수보다는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더 익숙한 스타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난 2월에 발매되었던 싱글 ‘Satellite’는 다시 잊히고 있던 가수로서의 수지를 다시 끌어올렸다.


‘위성’ 혹은 ‘Satellite’라는 제목으로 이미 기발매된 많은 곡처럼, 무언가에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중심으로 곡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위성이라는 소재가 흔한 클리셰이나, 확실한 소재로 잘 쓰인 가사와 그 주제에 대한 보컬의 몰입감은 기대 이상이다. 강현민이라는 좋은 프로듀서의 역할도 크겠지만, 수지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을 수준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감성적인 기타 질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모던락과 같은 분위기는 당시의 계절감과도 충분히 잘 맞았다.


드라마나 영화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좋은 드라마나 영화를 하는 수지보다는 좋은 음반을 발매하는 수지를 기대해본다.



NCT DREAM - [Glitch Mode - The 2nd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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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wing Gum'과 '마지막 첫사랑'으로 DREAM의 정체성을 만들었고, 성숙해지기 위한 과정으로 'We Young', 'BOOM' 등을 발판 삼았다. 신호탄이었던 'Reload'를 지나 '맛 (Hot Sauce)'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남겼다. 두번째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버퍼링(Glitch Mode)' 역시 전작 '맛'과 많이 닮아있다. 후렴에 챈트를 적극 활용하는 구조와 메인보컬인 해찬, 천러의 멜로디 라인은 새롭지 않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다.


엔시티 드림의 음악이 안정화되면서 모그룹의 또 다른 유닛인 NCT127과 경계가 모호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수록곡들의 제목에서부터 의도적으로 그 경계를 명확히 한다. 제목뿐만 아니라 가사, 보컬의 표현도 장난스럽고 재치 있는 장치들이 많아 듣는 재미를 더한다.


힙합을 기반으로 가져가면서도 영(young)한 콘셉트는 잔존해 있기 때문에 NCT의 네오함과는 선을 그으며 약간의 교집합만 남긴다. 다른 보이그룹과의 차별화는 덤. A&R팀의 영리한 작전 수립과 멤버들의 훌륭한 소화력이 듣기 좋은 음반을 만들어냈다.



Billie -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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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기대감에 상당히 못 미쳤기 때문에 아쉽다고 느꼈었던 빌리의 첫 등장과는 다르게, 이후 발매한 미니 앨범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에서는 그 아쉬움을 충분히 메워줄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게 본 공원소녀의 앨범들을 맡았던 한정수 프로듀서에게 앨범을 맡긴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만약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분명 이도 저도 안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빌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단순히 츠키의 덕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비교적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구성의 타이틀곡 덕분에 빌리는 상대적으로 걸크러시 사이에서 나름의 이득을 챙겼다. 난잡하고 시끄러운 걸크러시 트랙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오히려 기본에 충실한 담백함이 승리를 따낸 형국이다.


더해서 수록곡의 제목에서 찾을 수 있는 기호들은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그 호기심이 실망하지 않을 만한 곡들로 채워졌다. 여러모로 상반기에 발매된 아이돌 앨범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음반이라 평가하고 싶다.



Harry Styles – ‘As It W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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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그런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해리 스타일스를 <아이돌 출신>이라는 틀에 가두고 있다면 이 곡으로 해소하는 걸 추천드린다. 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에 성숙함과 농염함이 한 방울 더해졌고, 여유롭게 리듬감을 표현하며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보이스를 들려준다. 80년대에 맞닿아있는 레트로한 팝과 소프트한 록의 깔끔한 콜라주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아 장르적 독립성을 높인다. 대중성을 빙자했지만 인디 음악으로의 방향성이 보이기도 한다.


대중성을 어필하며 큰 성공을 거둔 보이밴드의 멤버가 ‘록’이라는 장르를 주 무기로 잡았고, 안정적인 독립을 해낸 것이 대단하다.



Kygo - ‘Free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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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봄 : 점점 색다른 일렉트로니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던 시점에 ‘Freeze’의 발매는 마치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 전반적인 일렉 씬에 더해 Kygo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8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음에도 곡을 굳이 바로 들어본 것은 그래도 Kygo의 이름이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본인의 특기이기도 한 청량한 사운드 질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트랙을 잘 빚어내었다. 특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공간감이 느껴지는 신시사이저는 전반부에서부터 보컬과 플럭 신스로 쌓아 올린 감성을 가감 없이 터뜨린다. 또한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보컬의 “Can we freeze”라는 간절한 호소가 감정선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오랜만에 뻔하지 않은 일렉트로니카를 들었던 것 같아 상당히 인상이 깊었던 곡이다. 앞으로 발매될 곡 중 ‘Freeze’와 같이 섬세한 감정을 담은 곡들을 기대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Avril Lavigne – [Love S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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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여자 가수가 소프트한 록을 시도하면 항상 ‘에이브릴 라빈’과 관련한 형용이 붙고는 했다. 레트로 유행에 힘입어 록이 다시 사랑받으며 예전의 에이브릴 라빈을 그리워하는 리스너가 적지 않았다. 일단 그녀의 풀 앨범이 무척 반가웠던 이유다.


근래의 정규는 연차와 나이를 고려하여 성숙함을 좇다 애매한 탄산수 같은 맛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Love Sux]는 그 실책을 피하며 적절한 균형을 찾았다. 분명 그녀의 보컬은 예전과 달라졌지만 그녀의 주 무기였던 틴팝과 펑크의 유쾌함을 다시 꺼내 들었고, 화려했던 ‘Sk8er Boi’ 시절을 떠오르게 하며 왠지 모를 향수까지 느껴진다.


시대를 대표하는 진지한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내고, 티네이지 슈퍼스타로 귀환한 이 작품은 충분히 환영할 만한, 매력적인 행보였다.



The Weekend - [Dawn FM]


동봄 : “어디 한 곡 건져볼까?”라는 차원에서 앨범을 듣는다면 사실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앨범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앨범 하나를 오롯이 느껴보자는 차원에서 앨범을 감상한다면 [Dawn FM]은 분명 상당히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진 앨범이다.


“Dawn FM”이라는 가상의 라디오 채널 컨셉은 실로 확고해서 앨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특히 중간중간 진행자의 역할로 등장하는 짐 캐리의 짧지 않은 멘트가 이를 잊을 법하면 각인시킨다. 트랙의 시작과 끝끼리 서로 이어지게 만들어 놓은 곡들은 실제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곡을 부드럽게 넘겨주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며 또한 크게 튀는 곡이 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곡의 흐름은 앨범을 말 그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Blinding Lights’와 같은 킬링 트랙이 부재하긴 하지만, 대체로 양질의 수록곡들을 유기적으로 배치하고 연결해 앨범 전체의 퀄리티를 높였다. 상반기 “앨범”을 꼽자면 단연 들어가야 하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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