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4년 5월 1주)

세븐틴, 페퍼톤스, 허각/지아, 電気グルーヴ 외

by 고멘트

"정갈하게 담았어요, 우지의 도련님 도시락 앨범"


1. 세븐틴 (SEVENTEEN) - [17 IS RIGHT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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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 세븐틴이 국내 K-Pop 베스트 앨범 초동 역대 1위를 기록하며 돌아왔다. 베스트 앨범임에도 296만여 장 판매의 기염을 토한 음반답게 총 33곡의 두툼한 볼륨이 눈에 띈다. K-Pop 베스트 앨범은 주로 일본 시장을 타겟으로 발매되며, 8~12곡 구성이 일반적이다. 12곡 이상의 경우 remix 트랙이 더해지고 8곡 이하의 경우 기존 인기 트랙들을 잘 담아놓는 편이다. 국내 사정도 비슷한데,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의 정규 앨범에서나 볼법한 볼륨 그 자체로 세븐틴이라는 아티스트의 저력을 보여준다. 총 4곡의 신곡과 8곡의 번안곡은 팬의 입장에서도 꽤 괜찮은 구성이다. 특히나 영어로 점철된 요즘 K-Pop 사이 한글 가사 비중이 높은 게 세븐틴의 강점이기도 하니, 일문에서 국문으로 번안된 가사를 살펴보는 재미도 톡톡히 챙겼다. 팬이 아닌 사람 및 탈덕한 사람에게는 disc 2가 제격이다. ‘아낀다’가 나오는 순간 그 시절 추억이 자동으로 재생되니 (재)입덕에 요긴하게 사용되겠다. 정규 앨범 발매도 적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33곡의 이례적인 구성은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이런 구성이 가능했던 이유는 보여주기식 프로듀싱이 아닌 꾸준한 자체 프로듀싱 덕분이다. 우스갯소리로 이번 앨범의 테마가 '우지 포트폴리오'라는 말이 들려올 만큼 크레딧에 'WOOZI(우지)'와 대표 프로듀서 'BUMZU(범주)'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첫 시작에서 얼마나 관여했든 점차 그 영향력이 커졌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는 네 개의 신곡 장르가 현재 K-Pop 트렌드에 완전히 부합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R&B/아마 피아노/EDM/J-Rock]까지 K-Pop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 앨범이 트렌드에 얼마나 신경을 쓴 구성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네 장르 모두 상승세를 예견하는 장르이고, 이는 곧 대중성을 의식했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보여주기식 자체 프로듀싱과 차이가 생기는데, 대중성에 관여하기 시작한 이상 '하고 싶은 음악'을 넘어 '잘 팔리는 음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세븐틴만의 색깔은 늘 뚜렷했다. 그건 '하고 싶은 음악' 담당인 우지와 '잘 팔리는 음악' 담당인 범주의 조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자체 프로듀싱의 액기스가 담긴 베스트 앨범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만족할 만한 타이틀 곡이었을까, 하고 묻는다면 2% 부족하다. 세븐틴의 강점 중 하나인 다이내믹한 탑라인이 훅에서 뚝 끊어지는 느낌을 준다. 타이틀 속 다양한 장르, 이스터에그, AI 담론까지… 담아내고자 한 게 많아도 너무 많다. 때문에 이번 음반은 군백기를 대비한 국내 트렌드 굳히기 전략으로 느껴진다. 장르/이미지적으로 새로운 시도는 접어두고 떠날 준비를 시작하는 건 괜찮은 선택이나, 세븐틴의 완전체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묘하게 아쉬움이 남는다. 계속 생각나는 음반이라 하기엔 모자라나, 두툼한 볼륨으로 심심함을 달래기에는 딱이지 않을까.





"변하지 않는 음악이 아닌 변하지 않을 메시지"


2. 페퍼톤스 (PEPPERTONES) - [Twenty Ple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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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 [Twenty Plenty]의 Side A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페퍼톤스의 곡을 리메이크한 구간으로 거친 일렉과 청아한 건반의 조합이 시원한 분위기를 전하는 유다빈 밴드의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와 킥에 힘을 주며 가스펠적인 코러스를 넣어 희망찬 분위기에 집중한 나상현씨밴드의 ‘New Hippie Generation’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페퍼톤스 앨범에서 듣기 어려웠던 그루비한 분위기를 살린 수민의 ‘계절의 끝에서’와 LUCY의 경쾌함이 느껴지는 ‘Ready, Get Set, Go!’의 바이올린 연주 등은 리메이크만이 줄 수 있는 편곡의 맛을 제대로 들려준다. 물론 믹싱과 보컬 때문에 텁텁한 느낌을 주는 ‘행운을 빌어요’와 같은 곡도 있지만, 이 곡마저도 잔나비의 개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Side A는 페퍼톤스의 스케치 위에 각 아티스트만의 스타일이 제대로 채색된 구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실질적인 핵심은 20년 동안 외장하드에 묵혀진 데모를 모은 Side B이다. 지지직거리며 연결이 끊기는 신스 사운드가 인공지능의 감정을 잘 구현해 낸 ‘왜냐면’, 첨벙거리는 효과음이나 리와인드되는 아웃트로를 사용한 ‘dive!’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페퍼톤스가 2인 밴드를 선택한 이유인 악기의 제약을 벗어나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한 결과임을 잘 보여준다.


정리하자면, [Twenty Plenty]는 페퍼톤스 스타일을 다양한 사운드로 편곡한 리메이크곡들과 여러 장르와 사운드의 실험이 얹어진 데모곡들이 결합된 앨범이다. 이 결합은 페퍼톤스의 음악성이 다채롭고 자유로워 여러 장르와 사운드를 포괄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었다.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페퍼톤스는 "햇살엔 세금이 안 붙는다/끝없는 행운만이 그대와 함께이길"과 같은 희망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냈고, 이번 앨범에서도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우리들의 노래/열어보지 않은 미래가 있어/아직도 난 이렇게 분하고 또 기뻐"와 같은 가사로 특유의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해낸다. 더불어, Side B의 모든 트랙을 테이프 형식으로 엮은 ‘rewind’는 테이프에 데모를 녹음하던 신재평을 연상시켜 [Twenty Plenty]를 페퍼톤스의 20년이 기록된 한 편의 아름다운 모노드라마로 완성시켰다. 이토록 아름다운 서사를 가진 그들의 음악은 언제나 우리를 찬란하게 비춰줄 것이다.





"어차피 똑같을 거라면.."


3. 허각, 지아 - ‘사랑을 하기는 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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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 : 발라드의 뻔함 때문에 해당 장르를 조금 꺼리게 되었지만, 최근 음원 차트에서 눈에 띄는 곡들이 몇 있었다. ‘천상연’, ‘비의 랩소디’, ‘그대만 있다면’ 등이다. 이 넘버들의 공통점은 과거 히트작이 현세대들에게 친숙한 아티스트에 의해 '리메이크'됐다는 점이다. 웹예능 전과자로 핫한 비투비의 이창섭이 ‘천상연’을 불렀고, 일소라, 데일리버스킹 등에서 많이 불린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의 원작자로 익숙한 임재현이 ‘비의 랩소디’를 불렀다. 또한 ‘그대만 있다면’은 요즘 인디 리스너들에게 사랑받는 너드커넥션에 의해 다시 불렸다. 모두 노래방 인기 차트 최상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MZ 끝자락에 있는 내게 이 곡들은 화려한 K-POP이 만연한 차트 속에서 편안함을 제공한 넘버다.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게 아닌 그저 편히 듣기만 해도 되는 음악을 만났다는 점에서 피로감이 해소되었다. 또한 뭉개지는 날 것의 사운드가 정갈하게 믹싱 되고 현재의 감성에 맞게 나와 원곡과 차별점이 느껴지는 게 신선해서 진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학창 시절 친구들과 자주 노래했던, 당시 노래방 인기 곡이었기 때문에 '추억팔이'를 할 수 있게 해 준 점이 가장 큰 호감이었다. 코인노래방이 성행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은' 리스너의 욕구가 절정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해당 곡들은 추억을 상기시켜 주면서 이를 잘 충족시켜 준 부분이 있다.


이러한 리메이크 발라드 곡들이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허각과 지아 이 발라드 장인들이 새로운 듀엣 곡을 갖고 나왔다. 여기에 ‘사랑 안 해’, ‘Timeless’, ‘사랑.. 그게 뭔데’ 등 셀 수도 없는 발라드 마스터피스를 탄생시킨 박근태가 프로듀싱으로 참여했으며, 버즈 노래를 많이 불렀던 사람들이라면 노래방 자막에서 많이 보았을 법한 그 이름, 최갑원이 노랫말을 썼다. 이렇게 놓고 보면 대성할 조합 같지만, 뻔한 발라드적 클리셰를 지울 수가 없어 아쉬운 지점에 머무를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나 똑같은 이별이 키워드인 사랑이야기이며, 어쿠스틱한 멜로디를 시작으로 코러스에 서정적인 스트링, 실력파 발라더 조합은 박근태의 발라드에서 늘 보았던 공식이다.


현시점에서 없던 발라드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사랑을 하기는 했나 봐’만 보아도, 작가의 이전 공식 그대로, 클리셰가 따라오고 있어서 특별한 지점이 없다. 어차피 반복할 전개라면, ‘천상연’, ‘비의 랩소디’처럼 과거 히트했던 곡을 리메이크하거나 SG워너비 감성을 노린 MSG워너비의 ‘바라만 본다’처럼 2000년대의 '향수를 저격'하는 게 지금 발라드 장르에서의 효율적인 방안이지 않을까? 아니면 정상을 찍었던 수지, 백현의 ‘Dream’처럼 요즘 이들에게 친숙한 아티스트 조합으로 하고, 스타일은 좀 더 어쿠스틱한 R&B 쪽으로 가는 게 현명할 것이다.





"35년 장기근속 테크노 듀오의 힘"


4. 電気グルーヴ - ‘電気グルーヴ34周年の歌’

도라 : 올해로 결성 35주년을 맞이한 일본의 전설적인 테크노 듀오 電気グルーヴ(덴키그루브)가 돌아왔다. 일렉트로니카 장르, 그것도 테크노 장르로 35주년을 활동할 수 있다니! 국내 시장에서 오늘부터 시작하더라도 30년이 넘도록 활동할 수 있는 장르, 그룹이 있을까? DAW를 활용하여 음악 활동에 대한 허들은 낮아졌으나, 어떤 음악이든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현시점에서 긴 시간 국내 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덴키그루브가 이상하고 웃긴 음악을 35년이나 이어올 수 있던 것도 그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홈그라운드 스테이지의 존재 덕분임이 분명하다.


이미 10, 20, 25, 30주년을 기념하고 올해 갑작스럽게 32, 34주년 싱글을 지난 5월 1일에 동시 발매했다. 그뿐인가 다음 날인 5월 2일, '또 나오게 됐어!'라는 가벼운 말과 함께 35주년 싱글이 발매되었다. 순번 따위 지키지 않고, 심지어 33주년이 없는 '킹 받는' 싱글 구성마저도 엉뚱한 덴키그루브의 음악관이 녹아있다. 그 사이에서 34주년 싱글이 가장 귀에 꽂혔던 이유는 그들의 탄생에 관여한 그룹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덴키그루브가 탄생하기 전 일본에는 전설적인 신스팝/일렉트로니카 밴드인 YMO(Yellow Magic Orchestra)가 존재했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소속되어 있던 YMO는 일본 음악 시장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 충격파가 매니악하게 튄 곳이 바로 덴키그루브이다. YMO가 피로하던 레트로 신디사이저의 알 수 없는 통통 튀는 소리, 규칙적인 전자음이 낳는 혼란스러움이 덴키그루브를 대표하는 색깔 중 하나가 되었는데, 바로 34주년 싱글에서 해당 매력이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긴말할 필요 없다, 34주년 트랙을 듣고 YMO의 ‘solid state survivor’를 10초만 들어보시라. 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테니. 듣다 보면 이런 생각이 자연히 든다. '이렇게 이상한 음악을 30년이 넘도록 계속할 수 있다니 부럽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장기적으로 활동하는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까? 24년 들어 메인스트림 장르인 K-Pop 내에서도 EDM 재현의 움직임이 보이고, Peggy Gou(페기 구)와 같은 DJ가 주목받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이 국내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성장을 꾀할 때일지도 모른다. 이미 알게 모르게 유능한 DJ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그들의 활동 무대는 일렉트로니카 강국인 유럽 혹은 가까운 일본이 주가 된다. 이유는 역시 홈그라운드 스테이지의 부재가 가장 크다. 때문에, 국내 일렉트로니카 장르가 부흥하더라도 정작 중요한 인재들이 활동할 무대를 찾아 해외로 빠지니 롱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지역적인 한계로 무대의 증설과 파티 문화의 정착이 어렵다면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할 때이지 않을까. 이미 활용할 수 있는 장소는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코로나 이후 새로운 놀이문화가 된 '전시회'를 베이스로 이용할 수도 있겠고, 각자 헤드폰을 낀 채 조용히 즐기는 '헤드폰 파티' 또한 이벤트성으로 시도해봄직 하다. 참여형 전시와 함께 '힙한' 디제잉 이벤트가 주목받는다면, 그 수요는 자연히 증가해 장르적 확장으로 이어지기 쉬울 테니…. 일회성 이벤트가 하나의 문화가 된다면 우리나라도 20, 30년이 넘게 활동하는 그룹을 더 많이, 더 자주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도 오래 만나요, 제발!





"틱톡 없이는 음악을 못해"


5. Sabrina Carpenter - ‘Espresso’

카니 : 데뷔 10년 차임에도 빌보드/UK TOP10 같은 주요 차트에 한 곡도 안착시키지 못해 애매한 포지션에 머물던 Sabrina Carpenter가 드디어 최근 싱글 ‘Espresso’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Espresso’는 가벼운 누디스코 장르에 살랑거리는 보컬과 관능적인 코러스 라인을 결합해 들을수록 깊게 스며드는 곡이다. 특히 "guess so"에서 "espresso"로 이어지는 라임은 곡의 키치함을 극대화시켜주며 레트로한 폰트와 스타일링으로 무장한 앨범 커버와 클래식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는 컨셉추얼을 더한다.


그럴듯한 한방이 없던 그녀의 음악 커리어에서 틱톡 픽 ‘Feather’의 계보를 잇는 곡의 발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Sabrina Carpenter는 ‘Honeymoon Fades’처럼 끈적한 무드의 R&B에서 빛을 내는 음색을 가지는 아티스트라 생각하기에 그런 음색이 사라져 버린 최근 음악은 에스프레소처럼 씁쓸한 감정을 일으킨다. 비록, 본 곡과 코첼라 라이브를 통해 Sabrina Carpenter의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서는 가볍게 들을 수 있는 chill한 음악을 넘어, Sabrina Carpenter만의 풍미 깊은 호소력으로 꽉 채운 곡으로 커리어 하이를 이어간다면, 그 시기야 말로 커리어를 완전히 뒤집을 지점으로 입각될 것이다.





"경계의 초월자"


6. Shaboozey - ‘Where I’ve Been, Isn’t Where I’m Going’

수니 : 컨트리는 Morgan Wallen의 [Dangerous: The Double Album]부터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21년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한 이 앨범은, 2009년 Taylor Swift의 [Fearless]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컨트리 앨범이었다. 심플한 어쿠스틱 기반의 오리지널 컨트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일부 보수적인 컨트리 청취자들의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호주, 캐나다 등 미국이 아닌 타 국가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낸 것을 보면, 컨트리가 팝의 옷을 입고 이전보다 대중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Morgan Wallen 외에도 Luke Combs, Thomas Rhett, Zach Bryan 등 컨트리 싱어의 인기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은 블루스, 컨트리를 현대적인 비트에 맞춰 노래하는 것뿐 아니라 이전 컨트리 세대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행보를 걷는다. 과거 컨트리 스타들은 라디오 방송국 방문을 주 홍보 수단으로 삼았고, 폐쇄적이었다. 그러나 이 후발주자들은 힙합과 팝처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음악도 발표하고, 라이브를 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전통을 거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흑인 아티스트 Shaboozey의 ‘A Bar Song (Tipsy)’이 빌보드 핫 컨트리 1위에 오른 것이 꽤 놀랍다. 흑인에게서 비롯된 힙합과 백인들이 발전시킨 컨트리를 혼합시켰다는 점에서부터 인위적인 경계를 초월하려는 Shaboozey의 급진적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MV에서도 카우보이 모자를 쓴 백인들 앞에서 힙한 흑인 아티스트가 춤을 추며 싱잉랩을 하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래퍼 J-Kwon의 ‘Tipsy’가 삽입되었고,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좌절과 답답합을 하소연하는 파격적인 노랫말이 있다. 자극적이지만 랩의 이런 면을 어쿠스틱한 컨트리 멜로디가 중화시킨 덕분에 부담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반복적인 가사가 중독적이고 유쾌하게 다가왔다. Luke Combs와 Zach Bryan의 곡들은 컨트리의 심플한 구조가 어느 정도 지켜졌기 때문에 다소 심심한 면인 있었지만, ‘A Bar Song (Tipsy)’은 랩이 결합된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구조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장르를 넘어선 Shaboozey의 혁신적인 시도는 전통 장르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을 보여줬다. 또한 인종적 경계마저도 초월하는 음악적 성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음악을 통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예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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