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신인개발이 말하는 스포트라이트를 맞기 위한 첫걸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 많은 관객들에게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아이돌’은 어린 학생들의 로망이자 실제 그들의 장래희망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평범한 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잡은 기회로 아이돌로 데뷔한 사람도 존재하긴 하지만, 현실은 아이돌 고시라는 말이 오랫동안 나올 만큼 끊임없는 경쟁 속 꿈을 이루지 못한 별들이 수도 없이 존재한다. 아이돌 중 거의 모든 경우가 캐스팅 또는 오디션을 합격해 기나긴 연습생 시절을 거쳐 데뷔에 성공했으며, 시대에 따라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루트는 차이를 보인다.
그중 가장 오랫동안 쓰인 방법이자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방법은 ‘길거리 캐스팅’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대부분의 인기 아이돌 그룹 내에서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 멤버는 1명씩은 존재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 소녀시대 서현, 샤이니 민호, 방탄소년단 진, NCT 태용이 대표적이다. 학교 앞, 지하철, 콘서트장이 주된 길거리 캐스팅 장소였으며, 무엇보다 외모가 가장 중요했던 시절에 신인개발팀 직원이 직접 느낀 첫인상을 중점으로 캐스팅했기에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 대부분의 멤버들은 그룹에서 비주얼 센터로 활동했다. 하지만 인재를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돌아다니는 피로감, 그리고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한 낮은 성공률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리고 단순히 길거리가 아닌 청소년 가요제, 댄스 페스티벌 같은 지역 축제나 경연대회에서도 길거리 캐스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경기도 청소년 종합 예술제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캐스팅을 당한 NCT 도영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는 일명 DM 오디션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 길거리 캐스팅은 사실상 거의 없어졌다. 실제 NCT의 마지막 유닛을 선발하는 프로그램 'NCT Universe : LASTART'에서 데뷔에 성공한 NCT WISH 멤버 시온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SM에 입사에 했다는 사실을 전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DM오디션은 인터넷상에서 보는 사진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보정과 사칭계정의 대한 피해자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케이팝 인기의 성장과 동시에 방송, 코레오, 스트릿 댄스 학원을 방문하는 어린 학생들도 증가했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아이돌을 꿈꾸는 자식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회사의 스케줄을 100% 따라야 하는 연습생보다는 부모님이 직접 관리할 수 있게 전문적인 학원을 보내는 것을 더욱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모님이 직접 원하는 트레이너 선생님과 시간대를 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2010년대 중반부터는 일명 ‘내방오디션’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오디션을 보기 위해 지원자가 회사를 방문하는 것이 아닌 신인개발 직원이 직접 학원으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외모뿐 아니라 간단한 춤과 노래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으며, 또한 전문적으로 오디션을 준비하는 친구들만 선별해 볼 수 있기에 시간적으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뉴진스 민지, 르세라핌 홍은채, 라이즈 소희, 보이넥스트도어 리우를 비롯한 4명 등 최근 데뷔한 아이돌의 대부분은 내방오디션을 통해 데뷔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내방오디션의 가장 큰 단점은 아무래도 사교육 쪽 산업이기 때문에 기회를 받는 사람이 한정적이다. 오직 학원 수강생들에게만 오디션 기회를 주는 방식이기에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어쩔 수 없이 금전적 부담을 가지고 유명한 학원에 다니는 부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 친구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오디션을 개최하는 회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SM의 ‘증명사진 오디션’, 빅히트 뮤직 & 쏘스뮤직의 합작인 ‘인생네컷 오디션’처럼 지원이 간단하면서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소재의 오디션이 큰 영향력을 보인다. ‘증명사진 오디션’은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 대면으로 오디션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대처했으며, SNS의 TAG와 메시지 기능을 통해 누구나 쉽게 비대면으로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직 학원 수강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내방오디션의 단점을 해결했다. 하이브의 ‘인생네컷’ 오디션은 10대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오디션과 합쳐 큰 인기를 얻은 점과 기본 필터로 진행을 했기에 보정 없는 사진으로 심사했으며, 이것은 보정된 사진으로 평가를 해야만 했던 기존 DM캐스팅의 단점을 타파했다. 또한 하이헷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팝업스토어를 개최해 앨범 콘셉트 포토 부스와 노래 부스, 댄스 챌린지 부스 등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오디션은 정기적으로 지속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외부 업체와의 콜라보와 이벤트성 오디션이기 때문에 홍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외모를 주로 봤던 길거리 캐스팅에서 DM 오디션, 신인개발 직원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를 찾아가는 내방오디션, 독특한 콘셉트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오디션이 아티스트 발굴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분명한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앞으로의 오디션은 어떠한 형태로 취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는 뉴미디어에 있다고 본다. 실제로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울림엔터테인먼트는 각 ‘Clever TV’와 ‘포켓 TV’와 협업해 오디션을 개최했고 그 과정을 콘텐츠화하여 보다 투명하게 진행했다. 위 두 채널은 어린이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토크쇼, 댄스나 노래 커버를 진행하는 채널이며, 포켓 TV에서는 과거 뉴진스 이혜인, UNIS 오윤아가 참여했다. 이러한 방식의 오디션은 두 가지 큰 장점을 가진다.
첫째, 개인의 노래와 춤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합동 무대, 다양한 콘텐츠 등을 통해 지원자의 여러 면모를 평가할 수 있다. 둘째, 기존의 비공개 오디션을 콘텐츠화함으로써 더 많은 신뢰를 얻고 흥미를 유발하여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외모 중심의 길거리 캐스팅과 특정 인원에게만 기회를 주는 내방오디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오디션의 콘텐츠화는 기존 유튜브뿐 아니라 각종 SNS에서 홍보가 가능하기에 앞 문단에서 언급한 이벤트성 오디션의 단점인 홍보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뉴미디어와 협업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단순 10대를 주된 타깃으로 하는 채널뿐 아니라 ARTBEAT(46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댄스 전문 유튜브 채널) 같은 댄서들을 양성하는 유튜브 채널과의 협업 가능성도 있기에 보다 다양한 콘셉트의 전문적인 오디션으로 성장할 기대가 된다.
by 만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