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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아티스트로 같이 살아남기

관계성의 측면에서 바라본 솔로 아티스트의 활동 전략

by 고멘트

그룹의 형태가 케이팝 아티스트의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기 이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솔로로 데뷔해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음원에서 강세를 보이는 발라드, 알앤비, 트로트를 제외하더라도 90년대 팝시장에서 불어온 솔로 댄스/알앤비 아티스트 붐과 함께 국내에서도 보아, 비, 세븐 등 화려한 퍼포먼스와 라이브로 무대를 사로잡는 솔로 아티스트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획사에서는 솔로 아티스트 제작을 잘 시도하지 않는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형태에서는 개개인 모두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각자의 캐릭터와 능력치를 고려한 최상의 조합을 통해 개인보다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음이 확인된 만큼, 댄스 퍼포먼스 무대를 전제로 한 아티스트 중 데뷔부터 솔로로 나서는 아티스트는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더군다나, 다인원이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는 스케일부터 솔로 아티스트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설령 솔로 아티스트가 다인원 그룹의 멤버수만큼의 댄서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고 하더라도, 댄서가 무대를 서브하는 것과 같은 그룹의 멤버가 무대를 서브하다가 중앙으로 나오는 형태는 몰입도의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잘생긴 애 옆에 또 잘생긴 애’, ‘예쁜 애 옆에 또 예쁜 애’가 끊임없이 등장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는 것이다.


음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룹의 형태를 활용해 파트가 분배되면서 곡이 진행되는 내내 높은 텐션을 유지하거나 짧은 호흡으로 새로운 멤버와 파트가 등장하는 등 지루할 틈 없이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음악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오늘날의 아티스트는 솔로로 데뷔할 수 있는 역량과 매력이 충분함에도 먼저 그룹으로 데뷔하거나 오디션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와 팬층을 확보하는 절차를 필수적으로 밟는다.


그럼에도 그룹을 제작할 여건이 맞지 않다거나, 아티스트 개인의 방향성이 명확하다는 등 솔로의 형태로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상황은 언제든 생기길 마련이다. 아티스트가 그룹에서 솔로로 활동을 전환해야 하는 상황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장 기본적인 음악과 아티스트의 캐릭터성에 대한 방향성의 토대를 잡아둔 뒤, 부가적으로 활용할만한 솔로 아티스트 활동의 전략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던 와중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관계성’을 활용한 작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 가장 핫한 크리에이터를 묻는다면 역시 유튜브의 찰스엔터와 퀸가비가 아닐까 싶다. 이들은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를 비롯해 게스트로 출연한 콘텐츠 모두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진입하는 화력으로 여러 업계와 크리에이터, 방송계까지 러브콜을 받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이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주변인들과의 케미, 즉 ‘관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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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엔터'의 주 콘텐츠와 주변 인물들

찰스엔터의 콘텐츠에서 그가 풀어내는 주된 캐릭터는 ‘모태솔로’ 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브이로그를 통해 보이는 친구와 직장동료, 가족 및 친척들과의 돈독한 관계성은 연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사랑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만하고 안정적이다.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털털함, 그리고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일궈낸 찰스엔터만의 인간관계는 승헌쓰, 준빵조교, 사내뷰공업 등의 크리에이터들과도 이어지며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찰스엔터의 대표 아이덴티티인 ‘모태솔로’와 ‘연애’를 키워드로 기획된 대표 콘텐츠 ‘월간 데이트’를 통해서는 물론 데이트를 하면서 만들어내는 미묘한 감정선도 포인트이지만, 공교롭게도 해당 콘텐츠를 통해, 단순히 상대방을 연애 목적으로 한 탐색하는 것을 넘어 찰스가 게스트와 인간 대 인간으로서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5월호에 출연한 장동윤 배우의 경우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찰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모든 회차에서 찰스는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솔하게 게스트와의 대화를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게스트의 가치관과 고민 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일까? 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출연자에 대해 함께 알아갈 수 있게 만들어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콘텐츠와 함께 개개인으로도 큰 사랑을 받게 된다. 그렇게 단순히 1회성으로 끝날 수 있던 데이트 상대 출연자와의 관계는 출연 이후로도 이어지며, 찰스엔터만의 인간관계는 더욱 견고하고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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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가비'의 주 콘텐츠 '디바마을 퀸가비'와 주변 인물들

<디바마을 퀸가비>(이하 퀸가비)를 이끄는 가비 역시 아티스트가 아닌 콘텐츠 PD인 ‘슬픔이 피디’와의 케미를 시작으로 실제 그의 오래된 친구들인 킹키, 또또, 제이미 등의 댄서(비연예인)들과 실제 매니저(유민 매니저)까지도 유쾌하면서도 이상적인 우정과 관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도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나 1박 2일,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등 나영석 PD 등 콘텐츠 내 스태프들의 등장으로 신선함을 주는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퀸가비 속 슬픔이 피디는 페이크 다큐라는 포맷 안에서 같이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초반 PD의 위치에서 질문을 하던 슬픔이 피디는 점차 러브라인이 생긴다거나 메인 스토리라인에서도 빠져서는 안 될 존재감을 쌓아가며 독특한 관계성을 만들어 냈다. 킹키, 또또, 제이미와 같은 퀸카비속 메인 캐릭터들은 한 명의 출연자이기 이전에 이미 가비와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댄서이자 친한 친구인 만큼 평소에 카메라 밖에서 이뤄지던 그들만의 티키타카를 퀸가비라는 페이크 다큐에 녹여내며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 콘텐츠 외에도 개인 채널이나 타 콘텐츠 그리고 개인 SNS를 통해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며 비연예인 출신임에도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본업인 댄서 이외에도 활발한 개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비와 친구들 그리고 제작진이 만들어내는 <디바마을 퀸가비>의 세계관은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만의 독특한 개성을 존중하고 이를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관계를 지향하고 보여주어 외부 게스트들 역시 마음 편히 자신을 내려놓고 웃을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 냈다.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크리에이터나 공인들의 관계성이 돋보이는 콘텐츠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찰스엔터나 퀸가비를 비롯해 유튜버의 경우 해쭈의 대가족, 침착맨과 친구들, 카더정원의 보드게임 멤버들, 케이팝 씬에서는 자체 콘텐츠 계의 큰 손인 달려라 방탄이나 고잉세븐틴 등 이들이 보여주는 이상적인 혹은 고유한 관계성은 이들을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이자 시청자, 콘텐츠 소비자들로 하여금 관계성에 대한 결핍을 채워주기도 한다.


연령별로 분석해 보자면, 10대의 경우 또래친구 관계가 가장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 기이며 특히 현세대 청소년의 경우 이를 한창 쌓아 나갈 시기 팬데믹을 겪으며 다른 세대에 비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또래 친구 혹은 타인의 만남 그리고 관계를 맺는 데에 어려워하는 경향이 존재함과 동시에 좋은 관계에 대한 갈증과 기대감이 높다. 또한 2-30대의 경우,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가 더 명확하게 분리되며 양극화되는 시기로 무해하고 안정적인 관계에 대한 환상과 욕구가 있는 만큼 콘텐츠에서 보이는 관계에 함께하고 픈 욕구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한다.


솔로 아티스트는 말 그대로 혼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에 한계가 있다. 그룹의 경우, 그룹 내에서는 흔히 ‘OO즈’라고 불리며 멤버가 많을수록 정말 많은 조합과 관계성을 만들어지는데, 특정 관계성의 팬이 생기기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유닛 활동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 또한 그룹 내 멤버들의 돈독한 우정은 구태여 언급하지 않아도 기본 전제로 깔고 가는 요소인만큼 관계성의 중요도는 커진다.


하지만 솔로 아티스트의 경우 그룹처럼 자연발생하는 멤버들과의 관계성은 갖기 어렵지만, 오히려 혼자인 만큼 자유도가 높아 협업의 자유도도 훨씬 높을 수 있다. 한 그룹이 하나의 성격이나 인격을 장착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관계성’이라는 키워드는 케이팝의 관점에서도 주 소비층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욕구 혹은 결핍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가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관계성을 구축할 수 있을까?

우선 팬/소비층이 동일한 인물끼리 협업하는 방법이 있다. 이에 대한 예시로 ‘1999’과 ‘2999’의 협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북미 합동 투어 <Sweat>을 함께 하며 2024년의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낸 Charlie xcx(이하 찰리)와 Troye Sivan(이하 트로이)이 있다.

Charli-XCX-and-Troye-Sivan-in-Qubec-9-16-credit-Henry-Redcliffe-IMG_2719.jpg 출처 Henry Redcliffe

이들은 파티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현재까지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두 아티스트 모두 본질적으로 LGBTQ 문화에 속해 있고 음악적으로도 퀴어 문화에 영향을 받은 음악을 선보이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대표적인 아티스트이다. <Sweat> 투어를 비롯한 콜라보, 합동 무대를 통해 보여준 퍼포먼스는 일반적인 콘서트의 형태보다는 날것의 파티를 큰 스케일로 진행하는 듯한 광경으로 만들어 이들과 같은 문화를 향유하는 팬들의 해방이 장이자 동시에 두 아티스트의 시너지로 함께 팝의 역사에도 큰 획을 그었다.


타겟층을 단순하게 나누자면 남성향, 여성향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자신의 성적지향과 관련한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면 이를 드러내며 연대감을 생성할 수도 있다. 또한 케이팝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소비층의 성향과 관심사도 상당 부분 일치하는 만큼 좋은 관계를 맺은 출연자와의 협업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분야가 다르더라도 소비층이나 팬층이 유사한 인물과의 협업을 시도해 본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관계성을 쌓아나가고 있는 크리에이터의 예시로 제시한 퀸가비, 찰스엔터, 그리고 재쓰비 역시 깊게 분석하면 팬덤의 성향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특유의 무해함과 연대감을 자아내며 10-30대 여성층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고, 3팀 모두 실제로 사적으로 콘텐츠적으로도 연결되어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두 번째는 아티스트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관계성이다.

최근 유튜버 ‘짜잔씨’의 채널에 아일릿의 모카가 출연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유튜버 짜잔씨는 y2k의 문화나 패션 등을 기반으로 탄탄한 캐릭터성과 콘셉트의 편집 그리고 영상으로 유명한 유튜버이다. 특히 일본의 2000년대 패션과 갸루 스타일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던 중, ‘렌탈친구’를 콘셉트로 한 새로운 콘텐츠에 역시 아일릿의 로리타나 코케트 스타일링을 가장 잘 소화하면서도 취향이 비슷한 아일릿 모카의 출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새 앨범 발매를 앞둔 콘텐츠 출연 중 하나일 수 있지만 개인활동이 많지 않던 멤버가 어렴풋하게 갖고 있던 이미지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아티스트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 중 하나를 각인시켜 더욱 아이코닉하게 만들어 준 사례이다.


미야오의 가원과 나린 역시 새 앨범을 발매한 뒤 최근 도서 출판사 채널인 ‘민음사tv’에 출연해 큰 화제를 낳았다. 둘 다 책을 좋아해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히며 의외의 조합이 성사된 배경을 자연스럽게 선보였는데, 아이돌에게서 갖는 보편적인 이미지에서 뚜렷한 관심사를 통해 해당 인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출연이다.


‘아티스트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관계성을 맺음’의 기본 전제는 사실 아티스트가 명확한 관심사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만큼 많은 아티스트들이 본업 외에 취미가 없다고 고백하는 만큼 신인개발의 측면에서도 신경 써야 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주도적인 모습을 콘셉트로 사용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취향이나 가치관을 공유하고 드러내는 시대가 온만큼 제작의 단계에서도 어린 연습생인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아티스트의 색을 만들어주는 프로덕션, 작가진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는 청하와 라치카, 러브란, 커밍아웃 크루와의 관계성을 꼽을 수 있겠다.

청하와 라치카는 댄서를 지망하던 시절부터 친했던 사이에서 청하의 솔로데뷔 당시 댄서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곡에 안무를 제작하며 그 돈독한 관계성을 대중들에게 드러냈다. 왁킹 댄서 출신인 청하인 만큼 댄서에 대한 존중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행보는 익히 유명한 사실이며, 'I'm Ready'나 ‘PLAY’, ‘Stay Tonight’ 같이 적극적으로 댄서를 활용하는 높은 완성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아티스트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왁킹과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보깅이나 ball 문화의 영향을 받은 러브란, 커밍아웃 크루까지 계속해서 함께하며, 앞서 본 채널에 기고된 음악칼럼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도 퀴어가 있다.'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친LGBT+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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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의 안무가 겸 댄서로 많은 무대를 함께한 라치카를 비롯해 퀸가비 속 주요 캐릭터 킹키, 또또, 제이미까지 퀸가비를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청하와 주변 관계성과 세계관은 유쾌하게 확장되고 있다. 덕분에 최근 ‘Stress’ 활동에는 퀸가비의 세계관과 합쳐지며 해당 콘텐츠에도 출연하였고, 이들과 함께한 숏폼 브이로그 그리고 또또 브이로그를 통한 비하인드까지 하나의 음반 활동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주며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네 번째는 아티스트의 진솔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족, 친구 등의 관계이다. 이영지의 경우 진행자로서 크게 활약했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등을 통해 관심사를 통한 관계성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그의 진솔한 매력을 보여주는 관계성은 종종 등장하는 회사 이사님 그리고 <지구오락실> 멤버와 스태프들과의 관계성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예능 캐릭터로서의 케미도 있지만 에그이즈커밍 팀 특유의 날것을 잘 살리는 편집으로 <지구오락실> 멤버들 뿐만 아니라 에그이즈커밍 채널의 콘텐츠 와글와글, 뛰뛰빵빵, 라이브 등 나영석 PD를 비롯한 여러 스태프들과의 유쾌하면서도 편안한 케미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연락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이라던가 ‘카메라 뒤 조용한 모습’ 등 이야기로만 전해지던 이영지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며, 이는 <이영지의 레인보우> 마지막 회에서 깜짝 등장한 나영석 PD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해당 관계의 진정성을 볼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편집이 가미된 부분이기 때문에 진솔하다는 의미에 대해서 의문이 생길 수는 있지만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인간적인 모습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시대가 변하며 이러한 모습에 대해 더욱 관대해진 만큼 자신의 진솔하고 편안한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이들과의 관계성도 중요하다.




여러 사례를 통해 관계성 전략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는 모두 아티스트 고유의 캐릭터와 음악적 방향성 혹은 여러 콘셉트를 어떻게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할 것인지 등의 기반 위에 부가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서 제시됨을 다시 한번 밝힌다. 또한 비단 솔로로 첫 데뷔하는 아티스트뿐 아니라 그룹 출신 솔로 아티스트 역시 해당 전략을 통해서 멤버들 외에 새로운 관계성을 구축하며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될만한 방법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협업과 ‘이 사람들은 어떻게 친해진 거지?’ 싶을 만큼 의외의 관계성들이 곳곳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는 사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고 개인이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유연한 협업과 여러 인물 혹은 브랜드 혹은 커뮤니티와 관계를 맺어가다 보면 서로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 또한 비록 공인으로서 편집되고 보이는 모습의 관계성이라 하더라도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가 계속해서 좋은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이어 나가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개인화되고 파편화되어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은 현시대의 대중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솔로 아티스트의 활동 전략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지만 공교롭게도 결국엔 개개인이 모여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By. 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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