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2년 11월 4주)

고은이, 보아, 우원재, 유아, Christian Kuria 외

by 고멘트

"시작이 반이라던데…"


1. 고은이 - ‘Break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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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실베실 : 쇼미더머니 2차와 3차에서 특유의 톤과 올드스쿨한 랩핑으로 눈도장을 찍은 고은이의 탈락 후 첫 싱글이다. 솔직히 말해 톤도 허스키하긴 하지만 다민이처럼 레어하지도 않고 이영지처럼 묵직한 것도 아니라 애매하다는 것이 현주소인데다가 랩 역시도 (방송에서 증명했듯이) 16마디나 그 이상을 온전히 끌고 가기엔 아직 기량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올드스쿨한 반전미 하나로 팬층을 끌어모았는데, 막상 처음 발매한 음원은 방송과 정반대인 트랩을 들고 오니 총체적 난국이 돼버렸다. 방송 출연이라는 후광을 뒤로하고 이 곡만 본다면 사운드 클라우드에 넘쳐나는 양산형 곡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가 무엇인지, 그리고 다른 랩퍼들에 비해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 단추가 잘못 꿰여도 단단히 잘못 꿰여버렸다.





"보아 이사님이 던지는 사이다 메시지"


2. 보아 (BoA) - [Forgive Me - The 3rd Mini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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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옹 : 데뷔 22년차 보아가 강렬한 음악으로 가져온 세번째 미니앨범. 최근 심사 논란 등 많은 구설수에 올랐던 만큼, 타이틀곡 가사는 본인이 악플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단독 작사로 적은듯하다. 타이틀곡 ‘Forgive Me’의 후렴구는 중저음의 랩이 잘 어울리는 파트이지만, 가창자인 보아의 랩은 설득력을 갖기엔 다소 부족했다. 수록곡에도 랩이 나오는데, 뛰어난 보컬 실력을 보여주는 파트로 대신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앨범 재생 중 5번 트랙으로 넘어갈 때 어쿠스틱 곡이 돌연 나와서 다른 앨범이 재생된 느낌을 준다. 케이팝 앨범에서 댄스곡과 발라드곡이 조합된 구성은 흔하지만, 앞의 곡들과 대비되게 후반부에 어쿠스틱 두 곡을 배치한 구성이 특별한 의도가 따로 있지 않은 이상 전곡 재생으로 듣기에 편안하진 않다. 이번 앨범은 보아 팬들의 입장으로 보면, 걸크러쉬 컨셉의 파워풀한 보컬의 보아와 따스하고 감미로운 음색의 보아를 둘 다 감상할 수 있었기에 만족했을 앨범이긴 하다. 그리고 이전의 성숙한 스타일링을 버려서 그런지, 보아를 모르는 요즘 친구들이 무대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태연처럼 그저 활동 중인 SM 아이돌로 인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심하게 뱉은 위로 같은 앨범"


3. 우원재 - [co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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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옹 : 추운 날씨에 리스너들에게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온 이지리스닝 앨범. 미국 래퍼 Mac Miller의 짙은 감성 힙합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듀서 Mokyo의 무심한듯 거친 색깔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Mokyo가 (Thanks to)에 적혀있는걸 보니, 프로듀싱에 일부분 참여했을 것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큰 임팩트는 없다. 타이틀곡 ‘우리’나 원슈타인이 함께한 ‘Glass’보다 오히려 ‘Me (나야)’의 진솔한 가사와 진심이 느껴지는 래핑이 더 몰입력 있었다. 또한 ‘Mommy’는 곡 제목을 모른 채로 들었을 때, 도입 부분에 뻔한 여자 얘긴줄 알았는데 어머니란 단어가 나와서 놀랐다. 개인적으로 곡제목을 ‘내 여자’ 이런걸로 지어서 여자 얘기하다가 그 주인공이 어머니라는 반전 줬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요’ 이 마지막 트랙은 큰 특징을 모르겠고,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찾을 법한 음악인데 왜 굳이 넣었는지 의문이다. 그래도 마지막에 잔잔한 기타곡을 넣어서 여운을 길게 가져가는 효과를 줬다는 점은 좋았다.





"누가 유아 컴백시키라고 물고기 들고 협박함?"


4. 유아 - [SEL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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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실베실 : 정말 말도 안 되는 극단적인 망상이지만, 나는 이 앨범을 통해 WM이 “봐라, 유아가 이렇게 소화력이 없다. 그러니까 다시는 유아의 솔로 앨범을 기대하지 마라. 우리는 할 만큼 했다”라고 변명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고 말았다. 타이틀곡에서 ‘Mary J Blige’ ‘Beyonce’부터 시작해 다른 수록곡에서도 ‘SUMIN’ ‘NAO’ ‘SYD’ 등의 네오 소울 아티스트가 오버랩 되는 것까지는 K팝 씬 자체가 레퍼런스의 무한 증식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질문이 ‘그걸 왜 유아한테?’ 인 것이다. 가수 유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Selfish’와 ‘Melody’를 번갈아들은 뒤 같은 가창자임을 눈치챌 수 있을까? 같은 앨범도 이러한데 전 타이틀곡 ‘숲의 아이’랑 비교하면 어떨까? 백번 양보해서 유아가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거나, 포지셔닝이 애매했었다면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으나 유아는 연차가 제법 쌓인 오마이걸 그룹 내에서도 본인만의 포지셔닝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며 ‘숲의 아이’를 통해 그 방점을 찍었었다. 그 스타일의 확장을 통해 지위를 공고히 해도 모자랄 판에 아예 전혀 다른 생뚱 맞은 음악을 내버렸는데 성적마저 처참히 망해버렸으니 모든 면에서 이원민의 완벽한 오판이다. 그냥 유아 솔로 앨범을 또 내기 싫었으면 내기 싫었다고 솔직히 말해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굳이 이런 졸작을 내서 한 가수의 커리어를 망치는 건 참 못할 짓이다.





"Suspension은 없고 Disbelief만 가득한 앨범"


5. Christian Kuria - [Suspension of Disbel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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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실베실 : 반올림하면 3년 만의 앨범 발매이지만 타이틀곡 ‘Santorini’를 제외하면 사실 2년간 꾸준히 싱글로 선공개 해왔던지라 이를 과연 컴백이라고 불러야 할지 난해하다. 더 아쉬운 점은 음악 역시 전 앨범 [Borderline]을 듣고 생긴 기대감을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Toroka’부터 시작해 모든 트랙이 몽글몽글하면서도 고음역대에 가까운 악기들 위에 역시 잔뜩 가성 내지는 힘을 완전히 뺀 보컬로만 채워지니 내가 앨범을 틀은 건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유사한 곡을 큐레이션 해준 건지조차 분간이 가지 않는다. 리듬마저 ‘Deep Green’을 제외하면 비슷비슷하고 드럼 소스가 눈에 띄지도 않으니 그런 감상에 더 박차를 가해준다. 전혀 섹시하지도, 나른하지도, 감성적이지도 않은 트랙들의 무의미한 나열 속에서 청자가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어느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제 2의 찰리 푸스가 될 수 있을까…"


6. Peder Elias - ‘Tell A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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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옹 : 한국에서 요즘 떠오르는 Peder Elias(페더 엘리아스)의 싱글이다.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팝스타들은 대게 음악 소개 영상이나 플레이리스트로 입소문 타는 경우가 흔하다. 페더 또한 이런 식으로 한국인들 사이에서 입지를 다졌는데, 비슷한 아티스트로 Lauv, LANY, 찰리 푸스 등이 있다. 페더는 최근 내한하면서, 케이팝 아티스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를 보아 앞으로의 한국 활동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페더는 ‘Loving You Girl (Feat. Hkeem)’, ‘Bonfire’ 등 감성적인 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싱글 ‘Tell A Son’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감미롭고 뻔한 이 어쿠스틱 팝은 전형적인 한국 팬들을 취향 저격하기에 충분했다. 현재 국내 차트에서 팝스타 중 제일은 찰리 푸스인데, 페더가 그 다음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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