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ZY, Red Velvet, 스텔라장, 카라, 100 Gecs 외
페페 : 지난 5번째 미니앨범 [CHECKMATE]로 국내외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ITZY가 11월 30일 4개월 만에 6번째 미니앨범 [CHESHIRE]를 발매했다. 지난 타이틀 ‘sneakers’에서는 밝고 캐치한 분위기에 ITZY의 메시지를 담았다면 이번 타이틀 ‘CHESHIRE’은 세련되고 절제된 비트, 멤버 각자의 개성을 살린 헤메코(헤어, 메이크업, 코디)와 뮤직비디오가 이미지와 분위기를 잘 구성한 앨범이다.
하지만 ‘Sneakers’에 비해 중독성이나 짜임새가 부족한 ‘cheshire’의 코러스, ‘LALALA’로 반복되며 올드하게 진행되는 포스트 코러스, 기억에 남지 않는 퍼포먼스는 과연 대형 기획사에 발매한 앨범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에 관한 결과로 ‘Melon’ 일간 최고 순위는 92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는 ITZY라는 그룹의 강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이다.
융 : 레드벨벳은 올해 클래식을 샘플링한 곡들로만 활동하고 있는데, 두 곡 다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다. ‘‘Birthday’가 ‘Feel My Rhythm’의 완성도에 미치지 못했냐’고 하면 ‘아니다’라고 답하고 싶지만, 전작만큼 잘 될 수는 없겠다고 직감했다.
‘Birthday’의 정신없는 킥과 화려한 트랩은 곡을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만들지만, 한 편으로는 산만함을 가중시켜 기억나는 부분이 많지 않다. 중간중간 삽입된 ‘BYE BYE’와 ‘ZOOM’은 각각의 완성도는 준수하지만 앨범의 콘셉트와 메세지가 잘 어우러지지 못한다.
봄의 싱그러움으로 미니앨범을 관통시켰던 전작에 비해, 팀 특유의 키치함이 장난스럽게 묻어 있다. (특히 ‘롤러코스터 (On A Ride)’) 파격적이면서도 깔끔하게 연출된 티저 사진과 무드 샘플러는 ‘피카부’나 ‘Psycho’를 연상케 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기대만큼의 결과를 충족시켰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페페 : ‘Colors’, ‘빌런’ 등으로 인디 음악 장르에서 탄탄한 실력과 많은 팬층을 보유한 싱어송라이터 스텔라장의 캐롤 앨범 [WinterStella]가 발매되었다. 앨범 구성은 타이틀 곡 ‘Winter Dream’은 스텔라장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스텔라장 음악 특유의 멜로디 라인과 캐롤이 적절하게 섞인 곡이다.
이외에 트랙들은 기존 캐롤 명곡들을 커버하였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WinterStella] 앨범 마케팅의 핵심인 바이닐 (Vinyl)을 사기에는 트랙 수가 부족하다. 스텔라장의 목소리로 캐롤을 쭉 들을 수 있는 바이닐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겨본다.
융 : 소녀시대에 이어 또 한 팀의 반가운 컴백이다. 2015년, ‘Cupid’를 끝으로 활동을 잠정 종료했던 카라가 데뷔 15주년을 맞아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팬송 하나 정도로 타협을 볼 법도 한데, 피지컬 앨범 발매와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으로 팬들에 대한 예의와 성의를 보인다.
‘제2의 STEP’을 염두에 두었다고 밝힌 만큼, 타이틀곡이 가장 많은 주목도와 몰입감을 가져간다. 음악 파트너 SWEETUNE과의 작업이 아님에도 카라 특유의 경쾌한 사운드와 벅차오르는 감정선을 그대로 재연했다. 인트로 ‘Happy Hour’는 카밀리아라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고, ‘Shout It Out’은 매 앨범마다 꼭 하나씩 있던 커플링곡과 비슷한 모양새를 띤다. 한 곡 한 곡의 완성도나 앨범 전체의 밀도와는 관계없이 많은 대중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외적인 것들을 걷어내고 냉정히 음악만 바라본다면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가수의 대중가요는 음악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이 가진 서사와 열정, 팬들에 대한 감사는 어떤 곡을 만났어도 빛났으리라 생각한다.
페페 : 하이퍼 팝 장르를 부흥으로 이끈 100 Gecs의 EP 앨범이 Skrillex의 피쳐링과 함께 발매되었다.
타이틀 곡 ‘Torture Me’에 분명히 Feat. Skrillex가 쓰여있지만, 어디에서 Skrillex를 찾아야 할지 모르는 곡이다. 물론 이유는 많을 것이다. 하이퍼 팝 장르 특유의 짧은 플레이 타임과 100 Gecs의 음악적 강한 색깔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말 굳이 찾으려면 1분 30초부터 10초간 나오는 사운드는 확실히 Skrillex의 사운드이다. 이번에는 아쉬웠지만, 앞으로의 100Gecs가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어떻게 하는지는 분명히 지켜볼 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Skrillex의 참여는 곡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이퍼 팝의 전신인 PC 뮤직이 덥스텝과 베이스 하우스 등의 어둡고 강한 장르에 반대하여 발생한 장르이기에 Skrillex의 참여는 하이퍼 팝, PC 뮤직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더 넓게는 Pop의 미래를 알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융 : 사랑하는 상대를 ‘내가 원하는 전부’라고 표현하지만,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날 힘들게 하기 때문에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결론적으로 이별 통보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그 결론에 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고백한다. 이별에 대한 고민의 흔적과 현실 직시, 체념, 조심스럽게 전하는 진심까지, 다소 단조로운 사운드와 멜로디 안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을 전달한다. 트로이 시반의 끈적하지만 담백한 음색은 곡의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가성 출력 또한 매끄럽게 진행된다. 굳이 하나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가사에서 이성애로 한정하는 단어나 표현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너’와 ‘우리’라는 표현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충분히 표현하고, 오히려 그 아슬한 감정이 리스너 모두에게 쉽게 전달된다. 꼭 트로이 시반이라는 사람의 서사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프로듀서의 감각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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