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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멘트 Jan 01. 2023

7가지 키워드로 보는 2022 K-POP

더 나은 2023년을 바라며

2022년 K-POP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7가지의 키워드로 알아보자.




1. 4세대 걸그룹 대전

올해 많은 대중들이 4세대 걸그룹들의 경쟁을 실감했을 것이다. 2019년 있지가 문을 연 이후로 스테이씨, 에스파 등이 성공세를 이어받았다. 올해 상반기엔 아이브, 케플러, 엔믹스, 르세라핌이 연이어 데뷔했고, 하반기에는 대형 신인 뉴진스까지 출격하며 경쟁에 박차를 가했다. 레드벨벳, 아이들,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소위 선배라고 불리는 팀들도 여전한 힘을 보여주며 걸그룹씬을 긴장케 하고 있다.



2. 방탄소년단의 군 입대

맏형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이 군 입대에 돌입했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더할 나위 없는 아웃풋을 달성했음에도, 순수예술 영역과 달리 군 면제를 받기는 힘들었다.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유명인의 군 면제에 대한 대중 정서가 뒤섞이며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소속사 하이브의 매출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에 예정되어 있는 여러 신인 그룹의 론칭이나,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굿즈, 콘텐츠, 라이센싱 사업 등)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다른 멤버들은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제이홉, RM)

아미(팬덤), 혹은 대중들이 아쉽다고 느끼는 것은 ‘방탄소년단이 군대를 가야 한다, 안 가야 한다’의 일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다. 국익이나 국가 브랜딩에 직결되는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를 더 다양한 각도와 미래지향적인 태도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을 실망하게 했다. 방탄소년단의 군 입대가 정말 '공정'을 위한 것인지, 대중예술에 대한 '차별'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3. 샘플링의 유행: 또 하나의 매너리즘?

신화의 'T.O.P.'나 여자친구의 '여름비' 등 클래식이나 가곡 등을 샘플링한 케이팝이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올해처럼 연이어 발매되며 히트한 적은 없었다.

시작은 레드벨벳의 'Feel My Rhythm'이었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했으며, 곡 전체적으로 샘플링 멜로디를 활용해 봄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근 발매한 'Birthday'까지 'Rhapsody in Blue'를 샘플링하며 올 한 해 클래식 샘플링의 유행을 주도했다. 블랙핑크가 2년 만에 컴백한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Shut Down' 또한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한 곡이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의 'Nxde'(하바네라), 아이브의 'After LIKE'('I Will Survive')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샘플링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기는 힘들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는 시도가 오히려 또 다른 틀에 갇히는 뒷걸음질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4. 아이유, 국내 공연의 역사를 쓰다

지난 9월 17일, 18일 양일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아이유의 아홉 번째 단독 콘서트가 개최되었다. 이는 국내 여자 가수 최초의 주경기장 입성이었으며, 동시에 아이유의 'Love, Poem' 콘서트 기록인 '국내 여자 가수 최다 관객 동원'을 한 번 더 경신한 기록이었다. 9만여 명이라는 압도적인 관객 수와 함께, 드론을 활용한 연출, 대형 열기구 등으로 공연의 기준을 끌어올렸다.

케이팝의 여성 아티스트와 국내 공연을 통틀어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고, 이를 인정받아 2022멜론뮤직어워드에서 '스테이지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5. 남자 솔로 원탑, 임영웅의 독주

올해는 그야말로 '임영웅'의 해였다. 국내에서 방탄소년단의 ARMY에 대적할 만한 팬덤은 임영웅의 영웅시대뿐이라고 할 정도니까.

지난해 연말에 발매한 OST '사랑은 늘 도망가'가 꾸준하게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이후의 활동을 기대케 했다. 5월, 첫 정규 앨범 [IM HERO]를 발표하며 음원차트 줄 세우기에 성공한 것은 물론, 솔로 가수 최초로 초동으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음악방송 정상에 이어 2022지니뮤직어워드, 2022멜론뮤직어워드 등에서 다수의 대상을 수상했다.

임영웅이라는 스타의 등장은 한 가수의 유행 그 이상을 넘어 특정 장르의 부활과 융합,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는 하나의 문화현상이었다.



6. 보고 싶었던, 반가운 얼굴들

보고 싶어 질 만할 때 딱 나타나주는 것만큼 반가운 일이 없다. 3, 4세대 아이돌이 패기로 무장해 있을 때, 선배 아이돌들은 기념과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

시작은 투애니원이었다. 코첼라 페스티벌에 CL과 함께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가 깜짝 등장하며 ‘내가 제일 잘나가’ 무대를 선보였다. 재결합을 하거나 새 앨범이 발매된 건 아니었지만, 그 잠깐의 무대만으로도 대중들에게 화제가 되긴 충분했다.

하이라이트는 그룹 최초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고, 소녀시대는 데뷔 15주년을 맞이해 5년 만에 정규 7집으로 컴백했다. 타이틀곡 'FOREVER 1'은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선전했으며, KSPO DOME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는 등 여전한 힘을 보여주었다. EXID와 카라도 10주년과 15주년 기념 음반을 발매했으며, 특히 카라는 MAMA에서 7년 만의 완전체 무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마쳤다.

아이돌의 수명 연장이라는 의미와, 팬들을 향한 찬사를 음악으로 전달하는 보기 좋은 사례였다.



7. 엔터테인먼트의 지저분한 민낯이 드러나다

2022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부실한 밑천이 그대로 드러난 안타까운 한 해였다. 보이그룹 오메가엑스가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로부터 폭언 및 폭행, 가스라이팅, 갑질 등의 만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결국 강성의 대표가 자진사퇴에 이르렀다. 걸그룹 이달의소녀의 '츄'도 곤혹을 치렀다.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가 츄의 갑질을 폭로하며 일방적인 팀 제명 및 퇴출을 공지했지만, 주위의 여러 스태프들이 츄를 향해 응원과 지지를 보냈고, 이에 대중들은 퇴출 공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츄가 소속사에 전속계약 효력 정지를 요구했던 일과, 이런 상황에서 이달의소녀의 컴백을 강행하는 회사에 대해 팬들과 대중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 가수 이승기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데뷔 이후 18년간 단 한 푼의 음원 정산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했고,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진 이승기에게 일어난 사건이기에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이승기의 내용증명 요구 이후 권진영 대표가 쏟아낸 폭언까지 공개되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승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심경 글을 올리며 앞으로 받게 될 정산금을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중들의 큰 응원을 받고 있다.

K-POP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 수익도 단위가 다르게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회사의 도덕성이 따라가주지 못한다면, 결국 누군가의 큰 상처로 이어지며, 당장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재앙으로 불어날지 모른다. 엔터테인먼트의 빠른 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2022년은 블랙핑크,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방탄소년단 외에도 여러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뜻깊은 해였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어두운 그림자와 높아지는 자본 싸움에 대한 우려가 드러났다. 2023년에는 급속도로 성장 중인 K-POP이 조금 더 안정화되고, 성과와 기록에만 매몰되지 않고, 역시나 좋은 음악이 많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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