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한 놈들의 음악 트집잡기
(23년 3월 1주)

CRAVITY, j-hope/J.Cole, 권진아, 온유 외

by 고멘트

"Next Level이 필요"


1. CRAVITY – [MASTER : 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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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해 빠진 “청춘”이라는 소재를 다른 팀들보다 조금 더 밝고 긍정적으로 풀어냈다. 사춘기, 방황, 고민, 중2병 등의 흑백영화가 아닌, 팀워크를 자랑하고, 젊음의 뜨거운 순간을 자축하는 파티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전작의 ‘PARTY ROCK’을 그대로 이어받은 타이틀곡 ‘Groovy’는 한 곡에 여러 장르가 담긴 케이팝의 고질적인(?) 특성을 그대로 따르며, 이른바 ‘청량’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데뷔 초의 ‘다크함’ 노선을 시도하던 앨범들보다 훨씬 크래비티의 장점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3번 트랙 ‘Get Lifted’는 첫 감상이 가장 좋았던 곡으로, 오히려 타이틀곡보다 단번에 무대 퍼포먼스가 그려진다.


하지만 곡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멤버들의 래핑이나 보컬이 아쉬움을 남긴다. 의무적으로 삽입한 듯한 랩 파트는 다른 파트들과 조화롭지 못하며, 곡의 프리코러스나 브릿지에서 보컬의 리듬감이나 표현력이 부족해 흐름을 늘어지게 만든다.


항상 N% 아쉬운 팀이지만, 점점 사라지면서 ‘외전’으로 이용되고 있는 청량 콘셉트를 잘 이어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델리만쥬처럼 향도 좋고 맛도 좋은데…"


2. j-hope, J.Cole – [on the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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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 : 발매되기 이전부터 J. Cole의 피쳐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BTS멤버 j-hope의 솔로 싱글이 이번 달 3일에 발표되었다. 국내 최고의 아이돌과 세계적인 POP 스타가 만났을 때의 기본적인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휘파람을 메인 사운드 및 모티브로 진행하는 아이디어, lo-fi 질감, on the street의 제목과 가사, 스타로서는 모순적이기도 한 거리를 활보하는 뮤직비디오 등 음악을 만들어 내는 모든 장치가 정확하게 한 가지의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만들어진 앨범이다. 따라서 순수한 음악의 퀄리티로는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지 리스닝의 곡이라지만 델리만쥬 먹듯 계속 듣기에는 물리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추측하건대 이지 리스닝 음악이라지만 프레이즈가 다른, 반복되는 많은 장치들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짧게는 휘파람 모티브와 Hook에서의 Every time이라는 가사, 길게는 j-hope과 J. Cole의 랩까지 너무 많은 반복되는 장치들이 뭉쳐져 물리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POP 아티스트와 작업한 음악들의 컨셉이 이전에는 한쪽에 몰렸다면, 점차 균형 잡힌 콜라보 음악들이 나오는 것 같다. on the street이 그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항복의 깃발이 아닌 정복의 깃발"


3. 권진아 – [The F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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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 : ‘이야기를 담고 있고, 풀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EP앨범이든 정규앨범이든 무슨 상관인가’


권진아의 2번째 EP 앨범 [The Flag]는 이러한 생각을 만들게 한 앨범이다. 앨범의 첫 곡 ‘밤’에서는 어두운 밤처럼 무너져 내린 자신을 표현하면서 흰색 항복의 깃발을 들었다면, 2번째 곡이자 타이틀인 ‘Raise Up The Flag’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음악을 듣는 대중들에게 자유와 끝에는 정복의 의미를 가지는 각자 자신의 색이 들어간 정복의 깃발을 올리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3, 4번 트랙 ‘이런 식’과 ‘꿈꾸는 대로’에서는 권진아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마지막 5번째 트랙 ‘Butterfly’에서는 도약과 비행을 얘기하면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아니, 갈 수 있는 길이 많은 자신과 팬, 대중들에게 응원으로 앨범을 마쳤다.


이전 권진아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어렵거나 당황할 수도 있는 앨범이다.


그러한 팬들이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주고 싶은 앨범이다. R&B, Rock, 발라드 등 많은 장르를 시도하고 도전한 이번 앨범은 권진아라는 아티스트의 장르적 다양성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며, 좋은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앨범이다.





"맞춤 정장"


4. 온유 – [Circle – The 1st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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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곡 ‘O (Cirlce)’부터 만족스러운 감상이다. 김이나의 따뜻하면서 무게감 있는 가사, 온유의 정직하고 뚜렷한 발성, 신비감을 더해주는 아르페지오까지 곡 전체의 분위기를 한 톤으로 맞추어 연출한다. 수록곡들도 온유라는 사람의 캐릭터와 보컬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온유의 음색이 가장 부드럽게 들릴 수 있는 가성이나 반가성 파트가 많고, 곡의 진행과 감정표현이 튀지 않고 안정적이다.


옥의 티를 꼽아보자면, 각각의 곡 자체는 좋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들의 배치가 아쉽다(특히 타이틀). 무게감 있고 진지한 타이틀곡이 1번으로 배치되면서 2번 트랙과의 연결이 다소 부자연스럽다.


보컬에 집중했지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던 데뷔앨범과, 댄서블한 면모를 보여주었지만 힘이 약했던 두 번째 앨범에 이어, 드디어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았다.





"엑기스만 들려드림"


5. Jonas Brothers - ‘Wings’

: 올해 발매될 예정인 정규앨범의 선행싱글로, 매력적인 베이스 리듬이 끈적한 사랑고백을 잘 표현하는 곡이다. 1분 59초라는 굉장히 짧은 구성인데, 악기는 점점 다채롭게 변화한다. 피아노와 드럼, 신시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곡의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악기들이 열일하고 있다.


악기들과 다르게 멜로디 구성은 참 단조롭다. 가사나 멜로디가 동일하게 반복되는 부분이 많으며, 전주나 간주, 후주 등도 매우 짧다. 1절, 2절, 브릿지 등 곡의 구조를 나누기 어려워 하나의 파트를 듣는 느낌이 든다.


점점 짧아지는 가요가 1분대에도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니, 듣기 전부터 도끼눈을 뜨게 만들었지만, 감상은 만족스러웠다. 성의 있지만 시크한, 무성의하지만 쿨한 싱글.





"여린 마음을 지키기 위해 날을 세울 뿐"


6. Skrillex – [Don’t Get Too Cl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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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 : K-POP에는 뉴진스의 토끼가 있다면, POP에는 Skrillex의 고슴도치가 있다. 너무나도 귀여운 고슴도치 앨범커버와 Skrillex의 조합은 음악을 듣기 전에는 그저 웃길 뿐이었다. 하지만 앨범을 다 듣고 난 후 고슴도치 앨범커버를 다시 보았을 때, 너무나도 많은 의미를 지닌 앨범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Skrillex를 세상에 알린 음악 ‘Bangarang’, ‘Purple Lamborghini’ 등 Dub Step이라는 장르 특유의 증오와 대항의 메시지를 지닌 음악을 했다면 이번 앨범 [Don’t Get Too Close]에서는 증오가 사라진 Skrillex를 만날 수 있었다. 이러한 음악과 앨범커버는 마치 고슴도치처럼 증오가 없는 자신의 모습을 지키거나 가리기 위해 그동안 일부러 날이 선 가시 같은 음악들로 가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개를 돌리고 바라보는 모습은 어쩌면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좋아해 줄까 하는 기대감을, 가시에 묻은 피는 자신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도 다른 음악을 들고 왔기에 호불호는 분명하게 갈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Skrillex가 드디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자유와 용기를 얻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앨범이다. 장미, 고슴도치와 같이 여리기 때문에 날이 선 사람들에게, 아티스트의 Skrillex가 아닌 인간 Sonny John Moore에게 응원을 하고 싶게 만든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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