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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멘트 Apr 23. 2023

중소돌의 기적은 항상 존재해 왔다.

최근 반향을 일으킨 신인 걸그룹들을 살펴보며

 HYBE, SM, JYP, YG 등 소위 말하는 대기업에서 내놓은 아이돌 그룹조차 발매된 음악마다 차트인이 되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의 눈은 높아지고 귀는 날카로워져,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중소 기획사에서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과연 중소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이 대기업 아이돌 그룹을 뛰어넘는 것이 가능할까? 음원 성적, 음반 판매량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려해 봐야겠지만, 최근 신인 걸그룹이 데뷔 4개월 만에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바로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의 싱글 ‘Cupid’가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 후 최근 60위까지 오르게 되었다. 피프티피프티가 신생 기획사의 첫 아이돌 그룹이자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보기 드문 놀라운 성적이다.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 ‘Cupid’의 빌보드 차트 성적 (Week of April 22, 2023)

 피프티피프티의 ‘Cupid’가 큰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바로 틱톡이다. 영어 가사 음원인 ‘Cupid (Twin Ver.)’의 sped up 버전이 틱톡에서 유행을 타게 되면서 곡의 인기는 빠르게 치솟았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살랑살랑한 보컬과 멜로디가 특징인 이 곡은 틱톡을 통해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퍼포먼스를 고려한 화려한 케이팝 음악에서 벗어나, 음악 자체의 매력으로 승부를 본 것이다. 기획사 프로듀서의 말에 의하면, 처음부터 해외를 타깃으로 기획을 했으며 성적도 그 방향성을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결국, 미리 계획한 해외 진출에 발맞춰 워너 뮤직 산하 워너 레코즈와 ‘Cupid’ 곡의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H1-KEY (하이키) -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Rose Blossom)

 얼마 전 걸그룹 하이키(H1-KEY)의 첫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Rose Blossom)’가 화제였다. 음원 발매 후 천천히 인기를 얻으며 벅스 실시간 차트 1위, 멜론 차트 19위, 중국 QQ뮤직 케이팝 차트 3위 등 음원 차트 진입에 성공하였다. 이미주가 SNS에 이 곡을 추천하면서 그 인기는 시작되었다. 이미주의 추천으로 음악 스트리밍수가 바로 상승했다기보다는, 이미주가 추천한 SNS 장면이 계속해서 바이럴 되면서 곡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대중이 이 곡에 바로 반응하게 된 포인트는 가사이다. 최근 케이팝의 가사는 보통 영어 데모에 맞춘 운율, 자신감 넘치는 표현 등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곡은 다르다. 고난 속 어렵게 살아가는 삶의 감정선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쉬운 멜로디 라인과 함께 모두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달하는 메시지가 이 곡의 역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ASAP’ 관련 짤 / tripleS (트리플에스) - Rising

 ‘중소 기획사의 기적’이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은 바로 스테이씨(STAYC)이다. 스테이씨는 신생 기획사였던 하이업엔터테인먼트 첫 걸그룹으로, 두 번째 싱글 타이틀곡 ‘ASAP’은 단숨에 음원 차트에 진입하며 국민송으로 거듭났다. 스테이씨가 처음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사내 프로듀서 ‘블랙아이드필승’ 팀 덕분이었다. 수많은 걸그룹 히트곡들을 프로듀싱한 블아필 팀이 제작을 맡은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화제성을 얻었다. 그렇게 나온 곡 ‘ASAP’은 중독성 강한 안무,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신스 라인, ‘틴프레시’ 컨셉이라는 포지셔닝의 결합체로 대성공을 이뤘다. 비슷한 예인 모드하우스의 걸그룹 tripleS (트리플에스)는, 국내 A&R 1세대로 불리는 정병기 대표가 제작한 걸그룹이다. 스테이씨와 비슷하게 처음에는 제작자의 네임 밸류로 이목을 끈 후에, 퀄리티 높은 음악을 발매하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트리플에스의 단순하고 쉬운 음악은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소 복잡한 세계관은 팬 참여형으로 덕질에 재미 요소를 가미한다.


 중소 기획사의 걸그룹이 주목을 받기까지 다양한 프로모션과 외부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공통적으로 좋은 노래는 기본이다. 피프티피프티의 소속사는 틱톡으로 빌보드에 입성하기 전부터, 미리 기획 방향성을 해외 진출에 맞춰 음악을 준비했다. 하이키는 이미주의 샤라웃과 바이럴로 이목을 끌었지만, 본인들의 서사에 걸맞은 가사 메시지와 캐치한 음악이 있었다. 스테이씨와 트리플에스는 제작자의 네임 밸류로 시작하여, 중독성 강하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음악으로 어필하였다. 이들은 중소 기획사에서 제작된 그룹은 무엇보다 좋은 음악이 준비되어야 높이 올라갈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명제를 입증하였다. 어쩌면 앞으로 제작자들이 마음속 새겨야 할 본질이 아닐까 필자는 조심스레 주장해 본다.



by 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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