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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멘트 May 27. 2023

케이팝&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보다 더 심각한 건 …


어렵게 잡은 포도알(좌석)을 클릭하고 결제창으로 넘어갔는데 20만 원인 줄 알았던 좌석이 50만 원으로 표시되어 있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그래도 ‘내 최애 콘서트인데 가야지!’해서 결제했으나, 돈이 급해 결제취소를 하려고 하니 취소는 불가능하고 알아서 플미(프리미엄을 붙여서 파는 행위)를 하라고 한다면? 근데 이 모든 것이 공지 없이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이 모든 것이 현재 논란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실제 상황이다.




최근 하이브 아티스트의 미국 공연에 적용된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다이나믹 프라이싱은 이미 해외에서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AI가 소비자의 구매의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가격을 유동적으로 매긴다. 그러기에 접속인원이 많아지면 당연히 가격은 오르고 수요가 적으면 가격 또한 내려간다. 정해진 가격이 없으니 직접적인 결제취소는 불가능하고 개인이 리셀로 처리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플미가 합법이다.


아직 국내 공연에는 적용되지 않았으나 다이나믹 프라이싱의 한국 시장 도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실 다이나믹 프라이싱은 이미 항공업, 숙박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도이다. 성수기 때는 가격을 높게 잡아 과도한 수요를 조절하고, 반대로 비수기 때는 가격을 낮춰 잠재 고객을 브랜드의 소비자로 유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항공업, 숙박업과 달리 아티스트의 공연은 연중으로 진행되지 않기에 푯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미 SUGA와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미국 공연에서는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적용되어 크게 이슈가 되었다. 제도 적용 자체도 문제가 되었지만, 기업이 고객에게 사전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면이 컸다. 한국 팬들은 다이나믹 프라이싱에 대한 경험이 없기도 하고, ‘피켓팅’(피가 튀기는 티켓팅) 상황에서 이상함을 인지하고 차분히 찾아본 후 결제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국적 남자 아티스트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군백기(군입대+공백기)가 존재한다. 당장은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유지하겠다고 해도 사람 일은 모르는 일이다. 기업은 팬의 그 사랑이 1년이 넘는 시간 후에도 유효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대안으로 최고의 효율을 뽑을 방법을 고안한 것 중 하나가 다이나믹 프라이싱의 도입이다. 그리고 미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회사의 결정권자들에게 이 제도는 꼭 해보고 싶은 Wish List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제도 도입보다 문제 삼고 싶은 것은 국내 팬덤을 대하는 회사의 자세이다. 해외 행사에서는 현지 팬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종종 내걸지만, 국내 행사에서는 국내 팬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없었던 경우가 더 많았다. 이렇게 국내 팬의 사랑을 당연시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미리 공지하고 판매를 진행하여도 말이 많았을 것인데 이렇게 공지까지 없이 진행한 것은 국내 팬을 ‘아티스트의 지지자’라기보다 단순히 ‘지갑’으로만 바라본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출처: https://hybecorp.com/kor/company/info [하이브 홈페이지]



현재 하이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우리의 고객인 팬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높은 기준과 끊임없이 개선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하이브가 진행 중인 활동 전반에 대하여 K-POP 산업에 좋은 자극이 된다고 생각한다. 덩치가 커진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귀감이 된다. 하지만 어느 산업이나 그렇듯 소비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결국 사양산업이 되기 마련이다. 회사 홈페이지에 나온 소개처럼 “높은 기준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좋으나 현재 회사가 무엇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고 그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 생각할 때이다.





by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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