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고 글 쓰기_트윈; 대체 가능

단요_북다

by 고미

-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특질, 즉 항상성은 사람 몸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적용된다 이겁니다.

- 인간이 성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퇴보하기 위해서도 전력을 다한다는 사실

- 겉모습만 똑같고 알맹이는 정반대인 둘이었다. 성격뿐만이 아니라 삶의 궤적까지도 그랬다.

- 돈이란 기묘한 물질이었다. 정체 모를 방식으로 번식하는 생명체였다.

- 용서가 믿음의 연장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겁니다.

- 그러니까 두 딸은 아직 죽지 않은 셈이며 반대로 말하면 한 번도 살지 않았던 셈이다.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사람을 죽여서 남길 건 뭘까

- 그것은 민형이 평생토록 겪어 온 불안의 일반적인 형태였으며 따라서 평정이었다.




E book으로 책을 접하게 되면

이 책이 얼마나 내용이 많은지 그 양을 가늠할 수가 없다.

보통 총페이지가 안내되어 있긴 하지만 두께를 확인하고 그 무게를 손에 올려봐야 그제야 가늠이 된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며 왼쪽이 점점 두꺼워지는 묘미도 책을 읽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혹은 그저 내가 숫자와 친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여하튼 나는 이 책이 이렇게 짧은 내용인지 몰랐고, 책장을 한 장 넘길 때마다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는 진행 퍼센테이지에 놀랐다. 결국 띄엄띄엄 읽었는데도 일주일 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가벼운 책이었다.


자신과 똑같은 형태의 타인에 대한 흥미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쌍둥이란 예부터 책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전히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이번에도 그 흥미에 이끌려 첫 장을 넘겼다.


첫 페이지부터 흥미로운 관점이 나를 사로잡았다.

인간은 자신 생활의 항상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것이 비록 퇴보하는 길일 지라도 말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의 삶에 큰 모험을 들여와 그것이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지켜보는 것보다, 지금 0 인 상태를 유지시키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쌍둥이와 그들이 서로 대체가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쌍둥이 당사자 이자 쌍둥이의 아버지인 주인공의 시선과 생각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의 극도로 성과중심주의 적인 모습과는 대비되는 그의 쌍둥이 동생의 모습과 본질적으로는 같은 그 둘의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사실 주요 스토리 라인은 주인공 쌍둥이 딸 중 한 명의 죽음으로 인한 사건의 전개이지만, 그 못지않게 주인공의 형제에 관련한 스토리도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건 중간중간 충격적인 내용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일할 때 쓰던 단어로는 와우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와우 포인트들이 책 내용에 꽤나 분포해 있다. 계속해서 터지는 도파민 가득한 내용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유려하고 감각적인 문장들도 이 책의 매력이지만, 곳곳에 뿌려진 떡밥들과 마지막에 미스터리가 풀렸을 때맞춰지던 퍼즐이 짜릿했던 책이었다.


말이 길어지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이번엔 짧게 줄여야 할 것 같다.




편날: 2026년 1월 18일

닫은날: 2026년 1월 25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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