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고독한 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팡이꽃 Jun 01. 2017

고독한 밥

17.05.31 (수) 점심밥 : 냉면


매년 비슷한 말을 하지만 벌써 이렇게 덥다니...

그래서 순간의 더위를 떨칠 수 있는 기분이 드는 냉면으로 점심을 택한다.

흔한 고기를 함께 주는 가게이다.

불친절해서 자주 가지는 않지만, 늘 가던 곳에 사람이 많아 차선책으로 택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먹으려 하던 찰나, 열 명 남짓한 고등학생 무리가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이 휴대폰으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은 채였다.

그 학생을 포함한 무리의 한 덩어리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난 귀찮은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타인의 일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약간의 참견을 하고 말았다.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새어 나오는 음악도 아니라 당당한 휴대폰 플레이라니!

나도 모르게 옆자리에 앉은 그 학생에게 바로 이야기하고 말았다.


"음악은 끄는 게 어때요? 아니면 이어폰으로 듣던지요."


그 이야기를 듣더니 바로 휴대폰에서 재생 중인 음악을 끄고는 내가 불편했는지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에 앉은 무리 중 한 명과 자리를 바꿨다. 분명히 긴 머리 꼰대 아재쯤으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예의범절을 모를 코찔찔이 꼬맹이도 아니었다.

굉장한 예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기본 도덕을 지키는 것인데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그냥 내가 흔히 말하는 꼰대 아재가 된 건가?




-

Q. 고독한 밥?

A. 혼밥(혼자 먹는 밥)의 기간이 점점 길어지자 재미를 찾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밥 먹기 전 대강 발로 찍어둔 사진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더군요. 그래서 약간의 디자인을 더하고 하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흔히 말하는 편집증입니다.






■ 저는 동물을 보는 것도 그리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https://brunch.co.kr/@gompang/63



■ 그림, 음악, 디자인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http://xgambit.blog.me/


매거진의 이전글 고독한 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