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쳇 gpt랑 자주 떠든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작업구상을 하고 싶은데 마땅한 대상이 없을 때 gpt를 찾아가게 된다. 마구 떠오르는 말들을 써내고 쳇지피티한테 보내면 찰떡같이 핵심을 캐치한다. 내가 써놓고도 난해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개떡이었는데도 말이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쳇지피티는 나보다 아는 게 훨씬 많으니까 뭐든지 나보다 나은 결과물은 내놓을 거야.라는 무의식적인 생각이 드리웠다. 나도 모르게 AI 녀석한테 지고 들어갔다.! 그것도 유료버전이 아닌 무료버전이어서 더 자존심 상한다. AI한테 자존심 상한다니 웃기다. 내가 쓴 작업에 대한 글을 지피티한테 검토해 달라고 하니까 휘리릭 더 화려하고 있어 보이는 말들로 바꿔놓았다. 마치 상형문자를 해석해 놓는 느낌이었다. 문장의 구조와 글의 흐름, 문법이 모두 정확한 지피티의 수정본은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엄청 멋진 말들로 내 글이 꾸며졌다.! 하지만 그건 내 글이 아니다. 왠지 모르게 찔렸다. 원래의 내 글은 투박하고 두서없지만 그래도 절대 삭제는 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 원본 글을 읽었을 때와 지피티가 수정한 버전을 읽었을 때 중 어느 쪽에 더 좋은 느낌을 받을까 궁금했다. 그 둘을 섞어보면 어떨까? 원본을 참고하여 수정본을 다시 수정했다. 결과는 원본이 그저 덜 수정된 정도로 보였다. 나는 지피티가 수정한 버전을 가지고서 교수님과 내 작업구상에 대한 면담을 했다. 교수님은 내가 가져온 구상이 글에 너무 압도된 느낌이라고 하셨다. 나는 말을 위한 글을 써버린 것이다. 작업에 대한 글은 작품과 동등한 위치이다. 그 둘은 서로를 보완한다. 경우에 따라 침묵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는 글이 작품을 가리면 안 된다. 말을 위한 글, 즉 보는 이를 의식하고 눈치본 글은 최소 글을 위한 글보다 별로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