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여만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 꾸준히 써보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나는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애꿎은 키보드만 만지작 거리며 점멸하는 커서를 바라보기만 했다.
요즘 들어 부쩍 내 정신과 신체가 마모되었음을 느낀다. 하루를 무언가에 집중하고 노력하면 일주일은 게으름에 젖어야 평소 상태로 돌아오는 것 같다. 여기서 멈춰서 퍼질 수 없다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조급하고 두려운 마음이 내 숨통을 옥죄여 온다.
나는 우리 가족을 위해 앞에 나서 방향을 잡아야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고슴도치 마냥 웅크려서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염려로 나만 생각하며 무기력하게 지낼 순 없으리라.
이제까지의 '나'를 조금씩 힘겹게 지워간다. 잃어간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나는 한 여자의 남편이자 곧 태어날 아이의 아버지이며 네 털뭉치의 보호자다. 가장이란 이름의 채찍을 휘둘러 멈춘 두 발을 응원한다.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뎌 보자고. 내 걸음이 우리의 걸음이 될 것이라고. 그렇게 오늘의 나를 위로하려 한다.